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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읽는 세상] 벼룩의 노래

괴테의 『파우스트』에는 ‘벼룩의 노래’라는 것이 나온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 박사의 영혼을 담보로 그에게 젊음을 선사한다.  그리고 젊어진 파우스트를 데리고 라이프치히의 한 선술집으로 간다. 여기서 대학생 브란더가 ‘쥐의 노래’라는 재미있는 노래를 부르자 이에 대한 응답으로 메피스토펠레스 역시 재미있는 노래를 부르는데, 그것이 바로 ‘벼룩의 노래’다.   “옛날에 벼룩을 기르는 아주 괴짜 임금이 있었어. 그 벼룩을 왕자처럼 예뻐했지. 임금은 어느 날 재단사를 불러 벼룩에게 멋진 외투를 만들어주라고 명령했어. 벼룩은 비단옷을 걸치고 궁전을 휘젓고 돌아다녔지. 임금은 벼룩을 대신으로 삼고 훈장까지 주었어. 벼룩의 친구들도 모두 출세를 했어. 이들은 거들먹거리며 궁전 안을 돌아다녔지. 그러면서 왕비든 시녀든 가릴 것 없이 궁전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따끔따끔 물어댔어. 하지만 아무리 가렵고 따가워도 어쩔 수가 없었어. 벼룩을 죽이면 안 된다는 임금의 엄명이 있기 때문이야. 그러니 그냥 하하하하! 하고 웃을 수밖에. 만약 우리라면 벼룩 따윈 대번에 죽여 버릴 텐데 말이야.”   이 가사에 베토벤, 무소륵스키, 베를리오즈 같은 작곡가들이 곡을 붙였는데, 그중에서 제일 음악적으로 재미있는 것은 무소륵스키의 ‘벼룩의 노래’다. 재미있는 가사를 빈정거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피아노 반주에 얹어 부르는데, 중간에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어가기도 한다.   ‘벼룩의 노래’는 일종의 풍자다. 능력 없는 벼룩에게 벼슬을 준 어리석은 임금, 임금의 총애를 받으며 거들먹거리는 벼룩과 그 일당들, 그들에게 아무리 괴로운 일을 당해도 말 한마디 못하는 비겁한 신하들의 모습이 자유분방한 선율에 담겨 있다. 그런데 만약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떨까? 노래처럼 마냥 웃을 수만은 없겠지.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벼룩 노래 벼룩 따위 괴짜 임금 베토벤 무소륵스키

2024-06-10

[웰컴 투 펫팸] 벼룩의 습격

찬바람이 부는 10월이면 산책을 즐기던 반려동물에게 불청객이 찾아온다. 그 불청객은 어느새 온 집안을 오염시키고 가족원 모두에게 가려움증을 전파한다. 벼룩(flea) 이야기이다. 지인의 동물병원에 요즘 하루가 멀다고 벼룩에 감염된 개와 고양이들이 내원한다. 일반적으로 벼룩은 여름에 문제를 일으킬 것 같은데, 왜 10월이나 11월에 극성을 부리는 것일까.   기온이 내려가면 벼룩도 따뜻한 곳을 찾아 나서기 때문이다. 잔디나 풀밭에 있던 벼룩은 지나가는 항온동물에 바로 달라붙는다. 벼룩 암컷 한 마리는 체내에 수백 개의 알을 품고 있고 하루에 50여 개의 알을 낳는다. 동물의 몸에서 흡혈하면서 100일까지도 살 수 있다. 그래서 반려동물 몸에서 벼룩 한 마리가 발견되었다면 어딘가 수많은 벼룩이 숨어있으며, 곧 온몸에서 창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산책을 즐기는 반려동물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흡혈 곤충인 진드기는 상대적으로 발견하기가 쉽다. 다량의 피를 먹은 후에는 손톱 크기만 하게 커지는 진드기도 있다. 그리고 피부에 딱 달라붙어 있는 경우가 많아 발견 후 제거하기도 용이하다. 하지만 벼룩은 재빠르다. 무언가 본 것 같은데 휙 하고 지나 가버린다.   만일 야외활동을 했거나 여행을 다녀온 후 갑자기 심하게 가려움증을 호소한다면 벼룩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잘 때도 털고 긁고 밥 먹을 때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사람도 벼룩에 물리면 모기에 물리는 가려움증에 비할 수 없을 정도의 가려움을 느낀다. 모기에 물린 자리는 점점 발적 되며부어오르지만 벼룩이 사람을 물면 손목과 발목, 배 등에 작은 구진이나 농포들이 여러 개씩 모여 발견된다.     보통 반려동물이 벼룩에 감염되었는지 의심된다면 잠자는 장소를 확인해야 한다. 만일 반려동물의 잠자리가 흰색이라면 구분하기 쉽다. 하얀 침구에 후춧가루나 검은 비듬 같은 것이 여기저기 뿌려진 것처럼 보인다면 그것은 벼룩의 배설물일 가능성이 크다. 소수의 벼룩에 감염되었다면 성체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번식이 이미 많이 이루어진 상태라면 반려동물의 허벅지나 복부에 모여 있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벼룩에 감염되면 일단 벼룩을 죽이는 약을 먹고 알까지 제거할 수 있는 약을 피부에 발라주어야 한다. 약물 목욕을 하면서 벼룩퇴치용 특수 빗을 이용해서 성체 벼룩을 제거해야 한다. 보호자가 아직 가려움증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온 집안의 소독은 불가피하다. 벼룩이 안 보여도 벼룩의 알은 카펫, 침대 등에서 6개월 이상 생존할 수 있다. 그래서 반려동물의 생활공간, 보호자와 함께 머물렀던 공간 모두를 ‘벼룩살충제(flea killer)’로 소독해야 한다. 공간이 넓을 경우 훈연식 살충제를 터뜨려 한꺼번에 소독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페스트컨트롤 업체를 불러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의류, 침구류도 모두 소독 후 세탁하고 고온건조해야 한다. 집안의 카펫도 소독하고 진공 청소해야 한다. 갖고 놀던 장난감도 소독 대상이다. 차량을 함께 이용했다면 차량 소독도 필수다.   유비무환이다. 항상 진드기, 벼룩 등의 유해곤충 예방약을 매달 먹거나 바르는 것을 등한시하면 안 된다. 주거 지역은 유해 곤충 방제가 되어있는 곳이 많다. 그래서 산이나 수풀이 우거진 지역으로 여행이나 캠핑 등을 다녀온 경우 항상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여행 후 촘촘한 빗을 이용해 빗질을 잘해주고 반려동물에게 가려움증이 나타나는지 잘 살펴야 한다. 그리고 벼룩은 가려움증으로 끝내지 않고 촌충이나 페스트 등을 숙주에게 전파한다. 촌충 감염이 확인되면 구충제까지 투여해야 하니 벼룩감염은 여간 번잡스러운 게 아니다. 정소영 / 종교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웰컴 투 펫팸 벼룩 습격 벼룩 감염 진드기 벼룩 성체 벼룩

202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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