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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건축의 신' 가우디가 사랑한 도시, 바르셀로나

발음부터 경쾌한 바르셀로나(Barcelona). 거친 항구도시였던 바르셀로나는 황영조가 금메달을 딴 1992년 올림픽을 개최하며 도시를 말끔하게 단장했다. 복원한 가우디의 걸작이 빛을 발했고 아름다운 주택가와 세련된 호텔들도 늘어섰다. 전 세계 여행자들이 바르셀로나를 찾는 목적에는 안토니오 가우디(Antonio Gaudi I Cornet, 1852-1926)가 꼭 들어있다. 오직 가우디의 흔적을 찾으려 바르셀로나행 티켓을 끊는 이들도 많다. 그래서 바르셀로나 여행을 다른 말로 '가우디 투어' '건축 기행'이라고도 한다.   1878년, 바르셀로나 건축학교의 교장은 가우디에게 졸업장을 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가 이 졸업장을 천재에게 주는 것인지, 아니면 미치광이에게 주는 건지 모르겠네. 시간이 우리에게 말해주겠지'라고. 바르셀로나 여행은 그 역사의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가우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스페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이자 가우디의 유작으로 현재까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가우디는 1926년 미사를 마치고 돌아오던 길, 전차에 치여 세상을 뜨기 전까지 일생을 오롯이 이 성당 건축에 매달렸다. 하늘을 박차고 올라간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그 끝을 한눈에 담기 어렵다. 높이 솟은 4개의 첨탑과 옥수수같이 생긴 외관은 그 어디서도 본 적 없고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독특함 그 자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가우디 사후 100주기인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가우디의 또 다른 역작으로는 '카사 밀라'와 '카사 바트요'가 있다. 1907년 완공된 카사 바트요는 지금은 막대사탕으로 유명한 츄파춥스의 소유이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돼 있다. 바르셀로나의 수호성인 성 조지와 용의 전설을 모티프로 용의 비늘이 지붕에 얹어진 형태이며, 베란다는 해골과 뼈를 표현한 장식들로 꾸며졌다. 지붕의 뾰족한 탑은 성 조지가 용을 찌른 창을 상징한다고 한다. 지어진 지 100년이 넘어다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독창적이면서 산뜻한 색채감을 자랑한다. 카사 바트요를 짓고 나자 가우디의 명성은 바르셀로나 전역에 퍼졌는데 그때 밀라라는 사람이 가우디에게 의뢰해 지어진 맨션이 카사 밀라다. 몬세라트 바위산에서 영감을 얻은 가우디는 석회암과 철을 이용해 물결치는 산을 형상화해냈다. 옥상의 굴뚝을 산봉우리로 표현했고 건물 외벽은 부드러운 산 주름을 닮은 곡선으로 연출했다. 이 고급 멘션 역시 1984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구엘공원은 바르셀로나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언덕 중턱에 자리한다. 유네스코는 구엘공원을 두고 '인간의 창조적인 천재성이 어디까지 뻗칠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극찬했다. 과자의 집부터 시그니처인 도마뱀 분수, 뱀처럼 구불구불한 벤치, 반쯤 기울어진 인공석굴 등 가우디만의 색깔이 분명히 드러나는 건축물들이 모여 있다. 가우디가 남긴 천재적인 창의력이 도시 곳곳에 번뜩이고 뮤지엄 등 볼거리도 풍부한 바르셀로나는 눈이 즐겁고 입에서 감탄이 쏟아지는 여행지다.   US아주투어 대표 박평식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바르셀로나 가우디 바르셀로나 건축학교 도시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행 티켓

2023-11-16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태양의 정열을 삼킨 나라

스페인은 여행 가이드마다 찬양하고 다녀온 사람들도 최고의 여행지였다고 극찬하는 매력적인 나라다.   일단 화창하고 온화한 날씨가 큰 몫을 한다. 여행자의 즐거운 하루를 보장하는 데 화사한 햇살과 눈부신 하늘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스페인을 이루는 문화도 참 다채롭다. 피카소와 가우디, 축구와 플라멩코를 비롯해 투우의 강렬함과 시에스타(낮잠)에 이르기까지, 지중해 태양빛에 물든 이 낭만의 나라는 독특한 건축양식과 개성 넘치는 문화와 특유의 정열적인 분위기, 강렬한 플라멩코 선율이 흐르는 가장 이색적인 유럽을 보여준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가우디로 시작해 가우디로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가 남긴 천재적인 창의력이 도시 곳곳에 번뜩인다. 그의 대표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바르셀로나 여행의 필수 코스라 할 수 있다. 1881년 공사를 시작해 140년 넘게 공사 중인 미완성 대작은 아름다움을 넘어 성스럽기까지 하다. 높이 솟은 나선형의 돔과 포물선 지붕은 마치 촛농이 흘러내리는 듯, 혹은 부드러운 흙으로 빚어낸 하나의 조형물 같은 느낌을 준다.     이외에도 레이알 광장, 카탈라나 음악당, 구엘공원, 카사 밀라, 카사 바트요, 카사 비엔스, 산 파우 병원, 기암괴석 속에 세워진 카탈루냐의 성지 몬세라트 등 도시 전체가 '가우디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르셀로나와 함께 스페인의 쌍두마차 격인 마드리드는 고색창연한 건축물과 미술관, 박물관, 유적들이 매력을 발산한다. 세계 3대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프라도 미술관, 스페인 국왕의 공식 거처이자 왕실의 상징인 마드리드 왕궁, 활기찬 분위기의 마요르 광장과 솔 광장, 시민들의 휴식처인 레티로 공원 알깔라문 등이 대표 명소다.   톨레도는 한때 로마제국의 도시였고 무어인들에 의해 이슬람 왕조가 들어서기도 했던 이색적인 도시다.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여러 종교유적이 공존하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인근한 라만차 지방에서는 '돈키호테'의 배경이 된 하얀 밀가루 풍차를 볼 수 있는 콘수에그라도 위치한다.   또 그라나다는 무어인들이 스페인에 항복할 때까지 아랍문화의 중심이었다. 이를 대표하는 것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을 꼽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알함브라 궁전이다. 붉은 철이 함유된 흙으로 지어져 '붉은 성'을 뜻하는 이름이 붙어졌다. 알카사바 요새,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나스르 궁, 그라나다 왕의 여름 별궁이었던 헤네랄리페 정원, 카를로스 5세 궁전, 산타 마리아 성당, 프란치스코회 수도원을 모두 일컫는다.     카르멘과 돈주앙의 고향,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의 무대가 된 세비야는 투우와 플라멩코의 본고장으로 밤에도 떠들썩하고 활기가 넘친다. 그 중심은 세비야 대성당인데 이 성당은 이슬람 사원 위에 지어진 이성당은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까지 더해져 복합적인 아름다움을 뽐낸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태양 정열 지중해 태양빛 바르셀로나 여행 미술관 박물관

2023-09-21

스페인 정통 타파스, LA에서 맛볼까

바르셀로나 여행을 다녀온 이들이라면 그곳의 아름다운 풍광도 잊을 수 없지만 무엇보다 한동안 스페인 음식 앓이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특히 해질 무렵부터 바르셀로나 시내 곳곳 불을 밝히는 타파스 식당들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와인 한 잔에 타파스 몇점이 주는 즐거움과 위로는 평생 잊지 못할 낭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낭만 살려보고자 LA에 괜찮은 스페인 식당 그중에서도 타파스 전문 식당을 찾아보게 되지만 제대로 된 현지 맛을 구현하는 식당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만약 현지 식당 맛을 그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바르셀로나 타파스 식당 창업주가 문을 연 텔레페릭 바르셀로나 LA점을 찾아가 보길. 30년 전통의 이 식당에선 크로케타 판 콘 도마테 엠파나다 스페인식 미트볼 이베리안 굴 풀포 감바스 등 다양한 타파스 메뉴부터 스페인 대표 음식인 파에야 토마호크 스테이크 프라임 웰링턴과 같은 메인 요리도 제공한다. 또 스페인 디저트하면 빼놓을 수 없는 누텔라 츄러스(Churros Con Nutella)도 맛볼 만하다. 식당에 도착했다면 일단 타파스 메뉴에서부터 시작하자.     문어 구이인 풀포와 새우 감바스 이베리코 하몽 등이 호불호 없이 먹기 좋은 메뉴. 메인 코스로는 시그니처 메뉴인 파에야를 먹어볼 만한데 오징어 먹물 파에야는 좀 짠편이어서 이보다는 랍스터와 새우 문어가 들어간 해산물 파에야가 더 먹기 좋다. 이외에도 이베리코 돼지고기 고기와 해산물 믹스(Paella Mixta) 야채 파에야 등도 있다. 파에야 가격은 38~58달러선이며 주문 후 식탁에 나오기까지 45분 정도 걸리는 걸 감안해야 한다.   ▶주소:11930 San Vicente Blvd, LA CA 90049   ▶문의:(424) 832-7595, telefericbarcelona.com      ━   타파스란     타파스란 스페인에서 식사 전 술과 곁들여 간단히 먹는 에피타이저를 말한다. 타파(tapa)는 스패니쉬로 덮개라는 뜻인데 이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와인 잔에 먼지나 벌레가 들어가는 것을 막기위해 소시지나 빵을 잔 위에 덮어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후엔 와인에 곁들일 안주로 와인 잔 위에 음식을 내기 시작하면서 타파스가 발달되기 시작했다고. 스페인에서 타파스 요리가 발달한 것은 스페인 사람들이 주로 저녁식사를 오후 9~11시 사이 늦은 시간에 하다보니 저녁 식사 전 허기를 달랠 간단한 요기거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타파스 바에는 메뉴가 따로 있지 않고 카운터에 올려져 있는 메뉴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주문하면 된다.     타파스 종류를 조리형태로 구분하면 소금에 절인 차가운 핑거푸드인 코사스 데 피카르(cosas de picar)를 비롯해 바스크(Basque)와 나바레(Navarre) 지방의 바에서 맥주나 와인에 곁들여 먹는 꼬치 메뉴인 핀초스(pinchos) 소스가 있는 음식으로 접시에 담아내는 카수엘라스(cazuelas)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타파스 메뉴로 유명한 것은 토마토 오이 피망 마늘을 갈아 차갑게 먹는 수프인 가스파초(gaspacho) 오징어 링 튀김인 칼라마레스(calamares) 양파와 피망 링 튀김인 칼라마레스 델 캄포(calamares del campo) 스페인식 감자 오믈렛인 토르티야 데 파타타(tortilla de patata) 토마토 소스와 함께 나오는 미트볼인 알본디가스(albondigas) 등이 있다. 타파스 요리엔 마늘과 칠리소스 파프리카 소금 고추 샤프란 등 향이 강한 향신료와 올리브유가 빠지지 않는다.       ━   텔레페릭 바르셀로나는      텔레페릭 바르셀로나는 현 공동 대표인 자비 파드로사와 마리아 파드로사 가족이 1992년 바르셀로나 북쪽 마을 산쿠가트(Sant Cugat)에 식당을 오픈하면서 시작됐다. 식당은 스페인 전통 요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메뉴들을 선보여 인근 주민들에게 사랑받았는데 특히 카탈루니아 지방에 타파스와 핀초스를 소개하는데 크게 일조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리아와 자비 공동 대표는 어려서부터 부모님 식당에서 일하면서 식당 운영에 대해 배웠으며 이후 바르셀로나에 중심가에 2호점을 오픈했다. 파드로사 형제들 중 막내인 자비 페드로사 대표는 프로 테니스 선수로 활동하다가 북가주 베이 지역으로 유학와 생활하다 팔로알토에 미국 내 1호점을 오픈했다. 이후 월넛크릭 로스가토스에 이어 올 2월엔 브렌트우드에 LA점을 오픈하면서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주현 객원기자타파스 스페인 스페인 타파스 바르셀로나 타파스 타파스 식당들

2023-06-14

[수필]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아버지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 있는 바르셀로나에 다녀왔다. 오래된 아파트의 이층에 머물렀다. 아파트의 길 쪽으로 있는 좁은 발코니에서 내려다본 디아고날(Av de la Diagonal) 아침 길은 분주했다. 광장 쪽 방향으로 한 중년 남자가 누런색 마닐라 봉투를 옆구리에 끼고 서둘러 걸어가고 있었다. 짙은 남색 양복에 넥타이 없이, 말끔한 흰 셔츠를 받쳐 입은 남자는 적당한 숱의 반백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 있었다. 갑자기 그 남자는 아버지의 환영(幻影)과 겹쳐졌다.     그 행인은 남아있는 듯한 젊음을 갖고 있었고, 그의 걸음걸이는 단단해 보였다. 나를 낳고 나를 기를 때, 아버지에게 잔해(殘骸)의 젊음이 있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늦둥이로 태어난 나는 늙은 모습의 아버지를 기억한다.     폐기물처럼 나에게 덤핑 되었던 사진들 속에서 아버지를 우연히 만났었다. 거의 백 년 가까운 세월을 아우르는 흑백 사진들은 이어지지 않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한 사진에서, 아버지는 옛 광화문 시청을 배경으로 팔짱을 낀 편안한 모습으로 웃고 계신다. 사진 뒷 면에는 ‘환도(還都) 후(後)’라고 적혀있다. 1·4 후퇴 때 부산으로 피란 갔던 가족들이 서울로 돌아왔던 때인 모양이다. 옛 시대 사람치고 작은 키가 아닌 중년의 사나이는, 소매를 반쯤 걷어 올린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홀쭉하지도, 뚱뚱하지도 않다. 작고 까만 태의 동그란 안경을 끼고 있다.     아버지의 반듯한 이마는 적당히 넓고, 올백으로 빗은 반백의 머리숱은 너그럽다. 부리부리 한 눈, 뾰족한 콧날, 그리고 콧잔등 양미간 부분은 주저앉았다. 어머니는 아버지 코의 양미간, 코 부릿점이 낮아서, 액운이 많다고 자주 넋두리하였었다. 마치 집안의 불행이 아버지의 코 때문인 것처럼 그랬다.     그렇긴 하다. 내가 자란 집안에는 불행한 사건들이 많았다. 아버지의 큰아들이 6·25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사건은 참으로 슬픈 비극이었다. 그의 죽음은 고집스러운 먹구름이 되어, 바람이 불어도 물러가지 않고 늘 해님을 가렸다. 집안은 어둡고, 추운 채로 우리를 둘러쌌다. 거대한 검은 구름은 우리에게 웃거나, 울거나, 불평하는 것은 사치라고 가르쳤다. 뒤돌아보니, 엄마의 바닥이 보이지 않은 슬픔과 우울은 뼛속 깊이까지 스며있는 아버지의 아픔이 소리 되어 나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아버지는 늘 말이 없었다. 남은 우리 형제들에게 자신의 견해를 나누거나, 비판조차 한 적이 없었다.     아버지는 늘 그러려니 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아버지라고 생각했다. 디아고날 길을 바삐 걸어가던 그 남자처럼, 아버지는 나날의 생계를 위해 말없이 바삐 걸으셔야 했고, 때론 누런 서류 봉투를 잃지 않으셨을까?   대로인 디아고날 길을 또 다른 큰길인 그라시아 길(Passeig de Gracia)이 대각선으로 가로지른다. 스페인의 복잡한 역사의 일부를 보여주는 80여 년 된 23m 키의 오벨리스크가 서 있는 원점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광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 사각진 회색 뾰족탑은 내 모국의 역사처럼 민주주의를 이룩할 때까지, 싸우고, 빼앗기고, 포기하고 때로는 항복해야 했던 카탈루냐 지방과 스페인 간의 과거를 잊으라고 선언하는 듯 보인다. 꽃과 관목, 행인이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평화롭다. 노란색이 회색이나 갈색보다 더 많이 섞인 자연석 화강암 옛 건물들은 중앙에 자리 잡은 오벨리스크를 중심으로 360도 방사형으로 지어져 퍼져 있다. 광장을 면한 건물의 부분은 중심에서 거리가 먼 곳에 있는 건물 뒷부분보다 좁다.     광장을 면한 한 건물 얼굴에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합니다’라는 구호가 쓰여있는 4~5피트 길이의 푸른색 배너가 걸려있는 것이 보인다. 구호를 중심으로, 배너의 한쪽 편에는 푸른색과 노란색이 위아래로 양분된 우크라이나 국기가, 오른쪽에는 유럽연합(EU)을 상징하는 12개의 노란 별이 원형으로 그려져 있다. 배너의 중앙쯤에는 EU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유럽의 27개 회원국이 EU의 정치 경제 통합체를 이루지만 12개의 별은 참여국 숫자와는 특별한 관계가 없다고 한다.     올해 2월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발발한 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세계에서 제일 큰 땅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와 그에 비하면 약소하기 그지없는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군인 숫자 135만: 50만)으로 1340만 명 우크라이나인들이 조국을 떠나 피란길에 올랐다고 유엔이 보고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 전쟁의 사상자 통계는 확실하지 않지만, 러시아는 현재 진행 중인 전쟁에서 9년 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전사자의 3배가 넘는 군인을 잃었다고 한다.     미군 3만3600여명과 13만7800여명의 한국 군인을 전쟁터에서 잃은 나의 조국이다. 나는 항상 어머니들, 미망인들, 자식들의 슬픔에 눈을 두었었다. 왜 똑같이 아팠을지도 모르는 아버지들을 보지 못했을까? 미국과 한국의 17만1000여명 아버지들은 내 아버지처럼 아들을 잃고 아파 신음하며 늙어갔을 것이다. 그런 아버지들이 바르셀로나에 갔을 때까지, 왜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또 얼마나 많은 아버지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나간 아들을 기다리며 살아가야 할 것인가? 얼마나 많은 아버지가 울음을 참고 나날을 견디어 나가야 할 것인가? 나의 아버지처럼. 전월화(류 모니카) / 수필가수필 바르셀로나 아버지 우크라이나 국기 아프가니스탄 전쟁 스페인 카탈루냐

2022-10-13

바르셀로나 테러 주범 사살…"신은 위대하다" 피격 전 외쳐

스페인 연쇄 차량 테러를 수사 중인 경찰이 바르셀로나에서 서쪽으로 40㎞가량 떨어진 수비라츠에서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 주범을 21일(현지시간) 사살했다. 스페인 경찰은 사살된 이 남성이 바르셀로나 라스람블라스 거리에서 흰색 밴 차량으로 행인들에게 돌진해 13명을 숨지게 하고 100명 이상을 다치게 한 핵심 용의자인 유네스 아부야쿱(22)이라고 발표했다. 아부야쿱은 자살폭탄 벨트로 보이는 것을 차고 있었으며 사살 직전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쳤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아부야쿱은 범행 직후 차량을 버리고 도주했으며, 라스람블라스 거리 인근 보케리아 시장으로 숨어드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모로코 이민 2세인 아부야쿱은 바르셀로나 북부 리폴에서 거주해왔으며, 스페인 당국이 프랑스로 도주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검거 작전을 펴왔다. 범행에 사용된 차량을 렌트하면서 아부야쿱은 자신의 신용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엘파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부야쿱은 라스람블라스 거리를 빠져나온 뒤 대학가에 숨어 있다가 도주하기 위해 승용차를 탈취했다. 이 과정에서 차량 주인인 파우페레즈(34)를 흉기로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라스람블라스 거리 테러와 캄브릴스에서의 2차 차량 테러에 숨진 14명에 이어 이번 테러로 인한 15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이에 앞서 호세 루이스 카탈루냐 경찰청장은 바르셀로나 테러 전날 폭발 사고가 난 알카나르 지역 주택에서 부탄가스통 120개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프랑스 파리 등을 공격할 때 사용한 액체폭탄 성분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해당 주택에서 폭발물 실험을 하다 사고가 일어나자 차량 테러로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의자들은 안토니오 가우디의 작품으로 연 400만 명이 방문하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성 가족 성당)를 대상으로 폭탄 테러를 벌이려 했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2017-08-21

스페인 경찰, 바르셀로나 테러 주범 사살

바르셀로나 서부 도시서 제압 사살된 사람은 22세 아부야쿱 테러 때 승합차 운전 핵심 용의자 경찰 "자살폭탄 벨트 착용한 듯" 피격 전 "신은 위대하다" 외쳐 스페인 연쇄 차량 테러를 수사 중인 경찰이 바르셀로나에서 서쪽으로 40㎞가량 떨어진 수비라츠에서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 주범을 21일(현지시간) 사살했다. 스페인 경찰은 사살된 이 남성이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흰색 밴 차량으로 행인들에게 돌진해 13명을 숨지게 하고 100명 이상을 다치게 한 핵심 용의자인 유네스 아부야쿱(22)이라고 발표했다. 아부야쿱은 자살폭탄 벨트로 보이는 것을 차고 있었으며 사살 직전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쳤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아부야쿱은 범행 직후 차량을 버리고 도주했으며, 람블라스 거리 인근 보케리아 시장으로 숨어드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모로코 이민 2세인 아부야쿱은 바르셀로나 북부 리폴에서 거주해왔으며, 스페인 당국이 프랑스로 도주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검거 작전을 펴왔다. 범행에 사용된 차량을 렌트하면서 아부야쿱은 자신의 신용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엘파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부야쿱은 람블라스 거리를 빠져나온 뒤 대학가에 숨어 있다가 도주하기 위해 승용차를 탈취했다. 이 과정에서 차량 주인인 파우페레즈(34)를 흉기로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람블라스 거리 테러와 캄브릴스에서의 2차 차량 테러에 숨진 14명에 이어 이번 테러로 인한 15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이에 앞서 호세 루이스 카탈루냐 경찰청장은 바르셀로나 테러 전날 폭발 사고가 난 알카나르 지역 주택에서 부탄가스통 120개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프랑스 파리 등을 공격할 때 사용한 액체폭탄 성분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해당 주택에서 폭발물 실험을 하다 사고가 일어나자 차량 테러로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의자들은 안토니오 가우디의 작품으로 연 400만 명이 방문하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성 가족 성당)를 대상으로 폭탄 테러를 벌이려 했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2017-08-21

유럽 보행로엔 차량 돌진 막는 장치 없어

지난 1년 사이 유럽에서 차량을 이용한 테러가 빈발하고 있지만 유럽 국가들은 대표적인 관광지에서조차 인도로 차량의 접근을 막는 시설물이나 장애물을 설치하지 않고 있다. 폭발물이나 총기 등의 반입이 어려워지면서 테러범들은 누구나 쉽게 조달할 수 있는 차량을 이용해 테러를 시도하고 있지만 유럽 국가들의 무신경하고 나태한 행정력이 민간인들을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스페인 테러도 마찬가지였다. 테러가 발생한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는 도로 양끝에 차도를 배치하고 중간에 넓은 인도를 설치한 대표적인 보행 위주 거리다. 레스토랑이나 바, 시장 등이 몰려 있어 언제나 인파로 붐빈다. 일단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날 가능성이 크지만 그 같은 상황에 대비한 차단장치는 전혀 없었다. 영국에서도 지난 3월 의사당 인근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테러범이 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도의 사람들을 들이받아 행인 5명이 숨지고 50명가량이 다쳤다. 이 다리에는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는 펜스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영국 정부는 테러 이후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3개월 후인 지난 6월 런던브리지에서 또다시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해 6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두 차례 테러가 발생하고 나서야 영국과 런던 시 당국은 템스강 다리에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는 임시 펜스를 설치했다. 다리 인도로 진입하는 부분에는 석조구조물을 배치했다. 하지만 런던시내에는 여전히 마음만 먹으면 군중 속으로 차량을 몰고 갈 수 있는 관광명소가 허다하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도 지난 4월 차량이 백화점으로 돌진해 5명이 숨지는 테러가 발생했는데 그 이후에야 번화가인 해당 지역에 차량 진입을 막을 수 있는 구조물을 설치하겠다는 발표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유럽을 찾는 관광객에게 인도를 구분하는 볼라드 등이 설치돼 있는지를 살피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진을 찍는 등 관광지에서 머무를 때엔 만일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차량이나 시설물이 있는 곳을 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2017-08-18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 13명 사망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의 중심가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 13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다. 경찰이 용의자 2명을 잇달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17일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30분쯤(현지시간) 유명 관광지인 라스람블라스 거리에서 흰색 밴 차량이 갑자기 보도에 있던 군중을 향해 돌진했다. 이후 좌우로 질주하며 행인들을 덮쳤다. 라스람블라스 거리는 가운데 넓은 보행길이 있고, 양 옆으로 차도가 있는 형태다. 보행길에는 평소에도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병원으로 실려간 부상자 중 상당수는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어서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목격자들은 "쓰러진 사람들이 거리에 즐비했다"며 당시 참상을 전했다. 밴 차량 운전자는 군중들을 차로 친 직후 빠져나와 도주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용의자 1명이 경찰에 체포됐고, 곧이어 다른 한 명의 용의자도 체포됐다. 스페인 EFE 통신에 따르면 먼저 체포된 용의자는 '드리스 엘와크비르'라는 이름의 북아프리카 출신 남성으로, 범행에 사용된 밴 차량을 렌터카 업체에서 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체포한 용의자들을 상대로 범행 동기와 배후 세력을 캐고 있다.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의 선전매체인 아마크통신을 통해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테러가 발생한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제2의 도시이자 제1의 관광도시로, 라스람블라스 거리는 바르셀로나 구시가지의 상점들이 모인 유명 관광지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현재까지 한국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럽에서는 최근 2~3년 사이 이슬람국가(IS)를 배후로 한 각종 테러가 잇따라 일어났지만, 스페인은 상대적으로 테러 안전지대로 꼽혀왔다.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2017-08-17

스페인 차량 테러 최소 13명 사망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중심가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3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30분쯤 바르셀로나의 유명 관광지인 라람블라 거리에서 밴 차량이 보행길로 침범, 좌우로 질주하며 행인들을 덮쳤다. 라람블라 거리는 가운데 넓은 보행길이 있고, 양 옆으로 차도가 있는 형태다. 보행길에는 평소에도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항상 인파가 몰려 있는 장소다. 이 때문에 이날 사건의 피해가 컸다. 병원으로 실려간 부상자 중 상당수는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어서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주재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건 직후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IS는 이날 자체 매체를 통해 "바르셀로나 테러는 IS 요원이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누가 테러를 감행했는지는 밝혀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이번 테러 용의자로 2명을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 중 한 명인 모로코 국적의 드리스 오우카비르(사진)의 신원을 공개했으며 그의 이름으로 밴을 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테러 발생 직후 바르셀로나 한 도로에서 승용차 한 대가 검문 중이던 경관을 치고 달아나다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또 바르셀로나 남부 지역에서 테러 관련 용의자 4명이 경찰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당국은 테러 직후 라람블라 거리의 상점과 대중교통 시설 등을 모두 폐쇄하고 정지시켰다. 또 행인과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후송했다. 목격자들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쓰러진 사람들이 거리에 즐비했다"며 당시 참상을 전했다. 스페인 왕실은 "이들은 암살자들이며 범죄자들"이라고 규탄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도 "테러리스트들은 자유를 사랑하는 연합된 사람들의 힘을 파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차량 돌진은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테러 형태다. 특히 이슬람 테러조직뿐 아니라 정신분열자나 이념적 과격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범행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지난 12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자와 반인종주의자들의 시위에서도 차량 돌진 사건으로 1명이 숨졌다. 지난 4월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트럭 한 대가 인파가 많이 몰려있는 백화점 앞길을 덮쳐 사상자가 발생했고, 3월에는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브리지에서 차량이 행인들을 덮쳐 2명이 사망했다. 또 1월에는 이스라엘과 호주 멜버른에서도 차량 돌진 사건이 있었고, 지난해 12월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트럭이 크리스마스 마켓을 덮쳐 12명이 숨졌다.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차량 테러는 지난해 7월 발생한 프랑스 니스 축제 현장 돌진 테러로 86명이 사망했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2017-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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