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건축의 신' 가우디가 사랑한 도시, 바르셀로나
1878년, 바르셀로나 건축학교의 교장은 가우디에게 졸업장을 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가 이 졸업장을 천재에게 주는 것인지, 아니면 미치광이에게 주는 건지 모르겠네. 시간이 우리에게 말해주겠지'라고. 바르셀로나 여행은 그 역사의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가우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스페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이자 가우디의 유작으로 현재까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가우디는 1926년 미사를 마치고 돌아오던 길, 전차에 치여 세상을 뜨기 전까지 일생을 오롯이 이 성당 건축에 매달렸다. 하늘을 박차고 올라간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그 끝을 한눈에 담기 어렵다. 높이 솟은 4개의 첨탑과 옥수수같이 생긴 외관은 그 어디서도 본 적 없고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독특함 그 자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가우디 사후 100주기인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가우디의 또 다른 역작으로는 '카사 밀라'와 '카사 바트요'가 있다. 1907년 완공된 카사 바트요는 지금은 막대사탕으로 유명한 츄파춥스의 소유이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돼 있다. 바르셀로나의 수호성인 성 조지와 용의 전설을 모티프로 용의 비늘이 지붕에 얹어진 형태이며, 베란다는 해골과 뼈를 표현한 장식들로 꾸며졌다. 지붕의 뾰족한 탑은 성 조지가 용을 찌른 창을 상징한다고 한다. 지어진 지 100년이 넘어다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독창적이면서 산뜻한 색채감을 자랑한다. 카사 바트요를 짓고 나자 가우디의 명성은 바르셀로나 전역에 퍼졌는데 그때 밀라라는 사람이 가우디에게 의뢰해 지어진 맨션이 카사 밀라다. 몬세라트 바위산에서 영감을 얻은 가우디는 석회암과 철을 이용해 물결치는 산을 형상화해냈다. 옥상의 굴뚝을 산봉우리로 표현했고 건물 외벽은 부드러운 산 주름을 닮은 곡선으로 연출했다. 이 고급 멘션 역시 1984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구엘공원은 바르셀로나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언덕 중턱에 자리한다. 유네스코는 구엘공원을 두고 '인간의 창조적인 천재성이 어디까지 뻗칠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극찬했다. 과자의 집부터 시그니처인 도마뱀 분수, 뱀처럼 구불구불한 벤치, 반쯤 기울어진 인공석굴 등 가우디만의 색깔이 분명히 드러나는 건축물들이 모여 있다. 가우디가 남긴 천재적인 창의력이 도시 곳곳에 번뜩이고 뮤지엄 등 볼거리도 풍부한 바르셀로나는 눈이 즐겁고 입에서 감탄이 쏟아지는 여행지다.
US아주투어 대표 박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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