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추억] 한국 무용 알린 한인 무용계 대모
미주 한인 무용계의 대모인 이병임씨(사진)가 4일 오전 9시 2분 별세했다. 85세. 고인의 아들인 영화평론가 김정씨는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통해 “(어머니가 운명하셨습니다) 무엇보다 고통없는 모습으로 편안하게 저희 곁을 떠나셔서 다행히 저희의 마음에 엄마의 이쁜 모습을 간직할 수 있게 됐습니다”라고 밝혔다. 1936년생인 고인은 초창기 한국무용의 개척자로 1968년 한국의 첫 여류 무용평론가로 데뷔했으며 미주예총 명예회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반세기를 무용평론가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1981년 미국 이민 후에는 미주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약칭 미주예총), 미주한국무용협회, 우리춤 보전회 등을 창립한 미주 한인 무용계의 대모였다. 육완순, 양길순, 이영희, 이경화, 김제영 등 한국의 대표적 무용인이 정기적으로 미국을 방문, 한국무용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었던 것도 고인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민 3년만인 1984년 LA타임스에 ‘무용을 통해 본 한국의 과거(Glimpsing Korea’s Past Through Dance)'라는 무용 평을 게재한 것은 한국무용에 대한 그의 열정을 보여줬으며 뿌리교육을 위한 한국무용 전수에도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전통을 이어주는데 예술만큼 좋은 것은 없다'는 철학으로 2세 어린이 대상으로 '진달래 어린이무용단'을 창단했다. 2013년에는 평생의 활동을 엮어 '무용평론활동자료집'을 출간해 이 책이 하버드, 스탠퍼드, 컬럼비아, USC 등 여러 명문대에 소장되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무용이 좋아 무용인의 길을 고집했고 모국에 대한 사랑으로 전통을 놓지 않았는데 후배들이 제 뜻과 마음을 알아주니 고마울 뿐”이라며 “마지막까지 한국무용을 위한 일이라면 힘을 다해보렵니다. 모두에게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고인은 이화여대에서 무용을 전공했고, 서라벌예대 무용과 강사(1968년), 한양대 조교수(1968년), 이대 대학원 강사(1970년), 대한무용학회 창립 이사(1974년), 미주한국무용협회 회장(1983년), 미주예총 창립(1985년)해 초대회장을 역임했으며 광복 50주년 조국을 빛낸 해외동포 예술인(1995년)에 선정됐고, 한국무용교수총연합회로부터 '한국을 빛낸 예술가상'(2013년)을 수상했다. 유족은 1남(정구)1녀(유나)가 있다. 장례 일정은 추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장병희 기자삶과 추억 무용계 무용 미주한국무용협회 우리춤 미주한국무용협회 회장 한인 무용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