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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몰입하라

세계적인 기업들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하는 과제를 살펴보면 “몰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직원들의 복리를 증진해주고, 직원 및 직원 가족의 편의를 도모하는 회사의 정책들을 살펴보자. 개를 데리고 출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출퇴근 버스를 운영하는 것, 직장에서 유아원을 운영하는 것, 다른 회사보다 급여를 많이 주는 것조차도, 서글프지만 모두, 사실은 어떻게 하면 종업원들이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업무에 몰입을 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데서 출발한 것들이다.   시카고 대학에서 교육학과 심리학을 가르쳤고 이 “몰입”이라는 주제로 유명해진 칙센트 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라는 심리학자가 있다. 이 사람은 몰입을 “Flow”라고 부른다.     이 교수에 따르면, Flow는 “삶이 고조되는 순간, 물 흐르듯이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 더 나아가서 자신에 대한 생각까지도 잊어버리게 될 때를 일컫는 심리상태”라고 정의한다. 한마디로 한가지에 너무나 정신을 집중한 나머지 무아지경이 되는 단계이다.     칙센트 미하이 교수는 몰입의 상태가 되면 자신감이 넘치고 창조적인 생각이 마구 터져 나오게 된다고 한다.     ‘직원을 몰입시켜라’고 하는 주제는 직원을 단 한 명이라도 고용하고 있는 고용주 입장에서는 솔깃해질 이야기다. 특히나 귀에 이어폰을 꼽고 하루 종일 음악을 듣는 직원이나, 회사에서 휴대폰으로 하루 종일 게임을 켜놓고 일하는 직원을 둔 고용주들에게는 말이다.     반대로 대다수를 차지하는 직장인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회사에 이용을 당하는 것 같아서 서글프고 괴로운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몰입”의 학자 칙센트 미하이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오랫동안 ‘일’은 필요악으로 여겨진 반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로 받아들여졌다. 여가를 즐기는 데는 특별한 재주가 필요 없고 아무나 즐길 수 있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여가는 일보다 즐기기가 더 어렵다.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효과적으로 쓰는 요령을 모르면 삶의 질은 올라가지 않는다. 그것은 절대로 사람이 저절로 터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은퇴를 하신 고객들을 만나면, 은퇴 후, 처음 1~2년은 그동안 못 다닌 여행을 실컷 다니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무기력함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쓸데없이 빈둥거리면서 매일 자신이 뒤쳐지는 것 같은 느낌 속에서 괴로워하면서 살고 있는가? 반면에 땀 흘려 열심히 일을 한 뒤에 느끼는 뿌듯한 성취감은 느껴본 사람만이 안다.   회사가 자신을 “몰입”까지 시켜가면서 착취한다고 느끼는 직원들이 있다면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몰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보자.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성과도 내고, 인정도 받고, 돈도 벌고, 기쁨도 누린다면 최고의 일이 아닐까? 그래도 뭔가 이용 당하는 것 같다면 둘 중에 하나다. 지금 당신의 회사가 “몰입” 정책에 실패하고 있던지, 당신의 몰입이 아직은 부족한 것이다. 오늘, 단 한 순간이라도 몰입해 볼 작정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몰입 직원 가족 고용주 입장 미하이 교수

2024-03-28

[종교와 트렌드] 몰입이 어려운 시대 속 영성

최근 실시한 리서치에 따르면 사람들은 스마트폰 화면을 하루 평균 2617번 터치한다. 사용 빈도가 높은 사람들은 5427번이나 된다고 한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스마트폰을 30초 이내로 사용하며, 이런 시간은 하루 전체에 걸쳐 분포한다.     요즘은 몰입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으로 인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하루종일 전화기를 들여다 보고 있다. 그래서 몰입의 시간도 점점 짧아진다. 예전에 '쿼터리즘'이라고 하여 사람의 집중력이 15분을 넘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제는 15초 조차 넘기기 힘들다. 너무나 많은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유튜브는 끊임없이 알고리즘의 세계로 인도한다.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필자 역시 집중력과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을 경험한다. 요즘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대화 중 내용을 잊어버리고 또 묻곤 한다. 분명히 대화 중에 다른 생각을 한 것이다.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현재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인간의 관심을 끌 것인가다. 이것을 '관심 경제(Attention Business)'라고 한다. 넷플릭스, 영화관, 핸드폰, 스포츠 등 분야에 상관없이 어떻게 하면 사람의 시간을 뺏어오느냐가 핵심이며 이것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인간의 깊은 사고도 이로 인해서 방해를 받는다. 마약처럼 인간의 뇌는 전화기의 알고리즘에 도파민 중독으로 빠져든다.     강단에서 목사님의 설교 역시 집중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점점 사색과 묵상이 없어지고 단편적이고 파편적이고 말초적인 사고만 하다 보니 깊은 영성을 잃어간다. 그리고 점점 사람들의 문해력도 떨어진다. 무슨 말을 하는지 맥락을 잡고 이해하기가 어렵다. 점점 젊은 세대일수록 짧은 쇼츠 영상에 길들여져 긴 설교나 성경공부는 지루해한다.   인간들은 '몰입'을 해킹당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누가 더 몰입하느냐에 따라 성공이 달려있다. 일론 머스크나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은 초단시간에 집중력을 발휘해서 목적을 이루어내는 사람들이다. 기업들이나 알고리즘은 앞으로 더욱 치밀하게 우리의 관심을 빼앗을 것이다.     몰입도 훈련이다. 시험 전날 벼락치기 하는 것처럼 이런 몰입의 시간을 훈련을 통해 습관화할 수 있다. 필자는 출장시 비행기 안에서 책을 쓴다. 초집중의 시간이다. 하루 중 일정 시간은 아무 방해받지 않는 몰입의 시간을 정하는 것이 좋다. 일정 시간은 사색과 묵상의 시간이다. 이제는 몰입의 능력이 영성과 공부, 비즈니스, 자기개발등의 삶을 좌우할 것이다.   [email protected] 이종찬 / J&B 푸드 컨설팅 대표종교와 트렌드 몰입 영성 영성과 공부 일정 시간 스마트폰 화면

2023-12-25

[마케팅] 평범한 사업가의 눈부신 마케팅 마인드

아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 그리고 능숙하게 해내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각 단계를 넘을 때마다 새로운 시야가 보이고 마법처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정상에 다가갈수록 달라지는 시야의 차이처럼 보통의 집중, 강렬한 집중과 최고의 수위로 인정되는 ‘몰입’에는 말로 다 표현조차 할 수 없는 경이로운 차이가 존재한다.   지난 내용에서 다룬 몰입에 빠지는 3가지 방법을 기억하는가? 1) 하나의 과제에만 집중, 2) 방해 요소 미리 제거, 3) 조금씩 더 다가가는 집중이었다.   오늘은 거기서 한 발 더 깊이 들어가는 경험을 만들어 보자.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훨씬 쉽게 과제의 무아지경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4) 루틴으로 집중     미국에선 체크리스트 등을 사용해서 과제를 풀어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실제로 하나씩 확인하면서 처리해 가면 두뇌도 덜 피곤하다. 뭔가 빼먹은 건 없나 고민하는 시간도 없애준다.   이렇게 도움을 주는 틀이 바로 루틴이다. 매일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몰입에 빠지는 연습을 하면 동일한 시간과 장소에 있는 것만으로도 두뇌는 몰입에 다가갈 준비가 된다. 들쑥날쑥한 노력 대신 같은 시간과 장소 입력으로 비교적 쉽게 강도 있는 집중에 들어갈 수 있다.   5) 도전과 수행 능력 사이   쉬운 작업으로 한숨이 날 만큼 골치 아픈 과제라면 그것대로 어려운 과제다. 쉬우면 금방 지루해지고, 반대로 너무 힘들면 부담으로 기부터 죽는다. 도전될 만큼 어렵지만, 포기하고 싶거나 기운 빠지지 않는 수준이면 딱 맞다.     깊은 집중에 오래 머무르려면 아슬아슬한 도전과 자신의 수행 능력 사이에서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정확한 지점을 찾아야 한다. 이곳이 몰입으로 뛰어드는 포털이다.   6) 트리거 요인 인식   몰입의 경험으로 이끄는 다양한 요소들이 많다. 개인별로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자신은 언제 작업 속에 깊이 빠지는지 패턴을 식별하고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배경에 특정한 음악을 틀어놓고 이를 통해 몰입의 입구까지 다가가는 경우도 많고, 시각화로 속도를 내는 사람도 많다. 자신의 목표를 열정적으로 이루어 가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미리 그려보고 그대로 따라 하면 더 빨리 그곳에 도달할 수 있다.     걱정이나 염려를 먼저 놓아주어야 할 때도 있고 스트레칭과 심호흡을 통해 긴장을 미리 풀어야 할 때도 있다. 마음과 신체까지 경직하게 하는 염려와 불안은 어떤 경우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잠시라도 내려놓기를 권한다.   싫은 일을 억지로 해본 적이 있는가? 과제가 부담스러우면, 작게 나눠 접근하면 훨씬 가벼워진다. 가능하다면 먼저 열정이 솟아나는 영역부터 연습하면 좋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 충분히 가까이만 간다면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도 항상 기억하자.     언제 어디서든 쉽게 몰입 상태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 그런 당신이 바로 새로운 미래와 역사를 만들어가는 다음 주자가 될 것이다.   ▶문의:(703)337-0123, www.InteliSystems.com 윤필홍 / InteliSystems 대표마케팅 마인드 사업가 마케팅 마인드 몰입 상태 수행 능력

2023-08-09

몰입하고 공감하는 시각적인 삶의 일기

지난주에 열린 LA 아트쇼에서 특별전시 작가로 선정되면서 집중 조명을 받은 김원숙 화가가 LA 한인타운 샤토갤러리(관장 수 박)에서 개인전 ‘기적의 날들’을 개최한다.     LA 아트쇼는 김원숙 작가에 대해 “신비롭고 생생한 풍경화를 그리는 화가이자 인간의 고난의 보편성에 대한 이야기꾼”이며 “한인 이민자로서 경험과 성찰적인 태도로 몰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시각적인 삶의 일기를 만들었다”고 극찬했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원숙 작가의 작품은 현실 세계와 환상, 꿈 등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단순한 아름다움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동양화의 붓과 서양의 유화 기법을 결합해 우아한 아름다움을 그려내고 여기에 신화적 이야기들을 더해 신비스러운 작가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수 박 샤토갤러리 관장은 “작가는 빛과 그림자, 아름다움과 위태로움, 명료함과 모호함, 자신감과 연약함,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균형을 추구한다”며 “뒤돌아보면 모두가 기적만 같은 삶에 대한 감사와, 그 삶이 무엇인가 보다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를 질문해 다른 관점의 상상 세계를 엿보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주류 미술계에 널리 알려진 김원숙 작가는 1978년 ‘미국의 여성작가’에 선정됐고, 1995년 유엔은 작품 ‘보름달 여인’으로 창립 50주년 기념 우표를 발행했다. 또 김작가의 모교에 대한 공헌으로 일리노이 주립대학교의 예술대학이 ‘김원숙 예술대학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게스트 큐레이터 그레이스 지가 기획한 이번 전시회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작품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전시회는 3월 11일부터 4월 8일까지 열리며 오프닝 리셉션은 3월 11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다.     ▶주소: 3130 Wilshire Blvd #104, LA     ▶문의: (213)277-1960 이은영 기자몰입 공감 김원숙 예술대학교 김원숙 화가 샤토갤러리 관장

2023-02-19

[이 아침에] 잡념과 잡사를 버리면

몰입하면 잘 보인다. 건성건성 안 넘기고 정신 차리고 똑바로 눈 크게 뜨고 살피면 안 보이는 것들이 보인다. 몰입은 깊게 파고들거나 빠지는 것을 말한다. 무언가에 흠뻑 빠지고 심취해 몰입 상태에 도달하면 무아지경에 이르게 된다. 정신심리학자들은 간절히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선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몰입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아인슈타인, 에디슨, 워런 버핏, 빌 게이츠처럼 각자의 분야에서 비범한 업적을 이룩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고도로 집중된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몰입적 사고’를 했다는 점이다.     나는 작고 허접한 일에도 목숨(?)걸고 몰두하는 허당에 속한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성공과 실패를 따지지 않고 일단 저지르고 만다. 몰입인지 몰두인지 헛것을 보는 건지 모르지만 어떤 일에 ‘필’이 꽂히면 밤낮 안 가리고 행군한다. 내 속에 있는 프로펠러가 한 번 돌기 시작하면 날개가 부서져도 끝까지 돌아간다. 손해도 많이 본다. 그래도 아무것도 안 저질렀을 때보다 건지는 것도 많다.   요즘 눈 뜨면 하루도 안 거르고 나무숲이 울창한 트레일 산책로로 달려간다. 수백 년 수천 년을 견디며 하늘 높이 자란 수목들은 한 그루도 서로 닮지 않았다. 처음 땅속에서 생명으로 솟아오를 땐 모양새가 비슷했을 것이다. 모진 세월 비바람과 천둥, 번개를 견디며 갈라지고 비틀어지며 다시 튼튼하게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각자의 운명에 걸맞은 모습으로 자라났다. 수만개의 이슬로 반짝이는 잎새와 이름 없는 풀꽃들도 모양과 색깔이 각기 다르다.     오늘 산책길에 사람 형체의 조각상이 거대한 고목 앞에 앉아있는 걸 보았다. 실루엣이지만 분명히 사람 모습이다. 고목 쪽으로 다가갈수록 형태는 점차 흐릿해졌다. 바로 앞까지 왔을 때 내가 본 사람의 형태는 자라 등처럼 골이 팬 고목의 등걸에 반사된 빛의 조화라는 걸 깨달았다. 빛은 형태가 없지만 무늬 없는 그림을 그린다. 안 보이는 것을 보는 사람은 빛이 그리는 그림을 본다.     클로드 모네는 ‘빛이 만들어 내는 순간’을 그린 화가다. ‘빛은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끝까지 고수했는데 수련 연작으로 동일한 사물이 빛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탐색했다. 1926년 86세를 일기로 지베르니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캔버스를 바꿔가며 종일 빛을 쫓았던 모네는 말년에 백내장으로 거의 시력을 잃게 되지만 집념과 몰입으로 우주를 품은 대작을 완성하게 된다.   몰입은 주위의 모든 잡념과 방해물을 차단하고 자신이 원하는 어느 한 곳에 모든 정신을 집중하게 한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했을 때는 ‘물 흐르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 ‘하늘을 날아가는 자유로운 느낌’이라고 했다. 일단 몰입을 하면 몇 시간이 한순간처럼 짧게 느껴지는 시간 개념의 왜곡 현상이 일어나고 몰입하는 대상이 더 자세하고 뚜렷하게 보인다. 대상과 하나가 된 듯한 일체감을 가지며 자아에 대한 의식이 사라지게 된다. 이때 몰입은 영혼을 자유롭게 하고 삶을 구속에서 해방한다. 미술가, 음악가, 예술가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힘은 몰입이 주는 창작의 기쁨 때문이다.     잡념과 잡사를 차단하고 원하는 것에 몰입하면 자유롭고 편안하게 살 수 있다. 이기희 / Q7 Fine Art 대표·작가이 아침에 잡념 몰입 상태 이때 몰입 몰입적 사고

2022-07-14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잡념과 잡사를 버리면

몰입하면 보인다. 잘 보인다. 건덩건덩 안 넘기고 정신 차리고 똑바로 눈 크게 뜨고 살피면 안 보이는 것들이 보인다. 몰입(沒入•flow)은 깊게 파고들거나 빠지는 것을 말한다. 무언가에 흠뻑 빠지고 심취해 몰입상태에 도달하면 무아지경에 이르게 된다. 정신심리학자들은 간절히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선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몰입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아인슈타인, 에디슨,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처럼 각자의 분야에서 비범한 업적을 이룩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고도로 집중된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몰입적 사고’를 했다는 점이다.   나는 작고 허접한 일에도 목숨(?) 걸고 몰두하는 허당에 속한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성공과 실패를 따지지 않고 일단 저지르고 만다. 몰입인지 몰두인지 헛것을 보는 건지 모르지만 어떤 일에 필이 꽂히면 밤낮 안 가리고 행군한다. 내 속에 있는 프로펠러가 한 번 돌기 시작하면 날개가 부셔져도 끝까지 돌아간다. 손해도 많이 본다. 그래도 아무것도 안 저질렀을 때보다 건지는 것도 많다.   요즘 눈 뜨면 하루도 안 거르고 나무숲이 울창한 트레일 산책로로 달려간다. 수백년 수천년을 견디며 하늘 높이 자란 수목들은 한 그루도 서로 닮지 않았다. 처음 땅 속에서 생명으로 솟아오를 땐 모양새가 비슷했을 것이다. 모진 세월. 비바람과 천둥, 번개를 견디며 갈라지고 비틀어지며 다시 튼튼하게 하늘로 솟아 오르면서 각자의 운명에 걸맞는 모습으로 자라났다. 수만개의 이슬로 반짝이는 잎새와 이름없는 풀꽃들도 모양과 색깔이 각기 다르다. 슬픔처럼 고요하고 적막하게 흔들리는 잎새들의 작은 몸부림은 못다한 사랑의 세레나데인가.   오늘 산책길에 사람 형체의 조각상이 거대한 고목나무 앞에 앉아있는 걸 보았다. 실루엣이지만 분명히 사람 모습이다. 고목나무 쪽으로 다가갈수록 형태는 점차 흐릿해졌다. 바로 앞까지 왔을 때 내가 본 사람의 형태는 자라등처럼 골이 페인 고목의 등걸에 반사된 빛의 조화라는걸 깨달았다. 빛은 형태가 없지만 무늬 없는 그림을 그린다. 안 보이는 것을 보는 사람은 빛이 그리는 그림을 본다.   클로드 모네는 ‘빛이 만들어 내는 순간’을 그린 화가다. ‘빛은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끝까지 고수했는데 수련 연작으로 동일한 사물이 빛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탐색했다. 1926년 86세를 일기로 지베르니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캔버스를 바꿔가며 하루종일 빛을 좇았던 모네는 말년에 백내장으로 거의 시력을 잃게되지만 집념과 몰입으로 우주를 품은 대작을 완성하게 된다.   몰입은 주위의 모든 잡념과 방해물을 차단하고 자신이 원하는 어느 한 곳에 모든 정신을 집중하게 한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칙센트미하이는 몰입했을 때는 ‘물 흐르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 ‘하늘을 날아가는 자유로운 느낌’이라고 했다. 일단 몰입을 하면 몇 시간이 한 순간처럼 짧게 느껴지는 시간 개념의 왜곡 현상이 일어나고 몰입하는 대상이 더 자세하고 뚜렷하게 보인다. 대상과 하나가 된 듯한 일체감을 가지며 자아에 대한 의식이 사라지게 된다. 이때 몰입은 영혼을 자유롭게 하고 삶을 구속에서 해방시킨다. 미술가, 음악가, 예술가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힘은 몰입이 주는 창작의 기쁨 때문이다. 잡념과 잡사를 차단하고 원하는 것에 몰입하면 자유롭고 편안하게 살 수 있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잡념 몰입 flow 이때 몰입 몰입적 사고

2022-06-28

“예술사진 몰입·힐링 경험하세요”…사진교실 연 이정필 작가

‘예쁜 사진에서 예술 사진으로 함께 갑시다.’   오는 4일부터 LA의 갤러리 두아르떼(Do Arte)에서 사진 교실 ‘Into the Photo’(ITP)을 여는 이정필 사진작가는 ‘사진 속으로’ 들어가는 수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접근성이 좋습니다. 카메라를 조작하는 법을 배우고 찍고 디지털 효과를 넣으면 온라인 등에서 접하는 멋있는 사진을 찍는 재미가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재미도 시간이 흐르고 발전이 없는 것 같은 정체감을 느낄 때가 있는데 더 재미있는 다음 단계로 가보자는 취지에서 ITP를 열었습니다.”   이 작가는 어바인에서 5년 동안 ‘코암포토클럽’(KOAM Photo Club)을 이끌었다. 처음 사진을 접하는 많은 사람에게 사진과 놀며 즐기는 법을 가르쳤다. 그럼 그다음은? 이 작가는 어떻게 찍느냐에서 무엇을, 왜 찍느냐로 접근 방식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나의 시각이 담긴, 나를 표현하는 사진으로 접근하면 사진의 무궁한 세계가 있습니다. 더 재미있고 폭이 넓어지고 깊이가 생깁니다. 나만의 장르를 찾아 혼자서도 갈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제가 그 가이드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이 작가는 카메라 등 사진의 기본과 함께 그동안 예술사진 석사에 해당하는 MFA 과정에서 공부한 사진 감상법과 역사와 의미 등 예술 사진의 기초를 공유할 계획이다.   최근 변화가 빠르고 복잡한 세계에 적응이 어렵거나 우울함을 느끼는 이들이 늘면서 힐링 사진이 주목을 받고 있다.     “텍사스주립대 오스틴은 사진학과 심리학을 통섭한 힐링 사진 과목을 개설했습니다. 즐기면서 건강하게 몰입하는 과정에서 치유에 이르게 되는데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합니다. 이렇게 접근하면 꼭 고급 장비가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셀폰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진 강좌에서 몰입과 치유의 길을 함께 가고 싶습니다.”   ITP는 두아르테(4556 Council  St. LA)에서 4~6월, 9~11월 두 차례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12시 30분 12주 코스로 열린다.     ▶문의: (818)849-0836 안유회 기자예술사진 사진교실 예술사진 몰입 그동안 예술사진 이정필 사진작가

202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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