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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경제학] 모럴 해저드

2008년도의 금융 위기 당시 주택 가격은  S&P 코어로직 케이스 실러 지수에 따르면 2006년도 최고치에서 2012년도 최저치까지 27.4% 하락했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최악의 경우엔 최고치 대비 50% 이상 하락한 곳도 있다. 그 당시 여력이 안 돼 집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많았으나 일부는 대출보다 집값이 더 낮아 집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충분히 대출 상환을 할 능력이 있음에도 적자 나는 사업을 포기하듯 비즈니스 결정을 내린 것이다.     갚을 능력이 되는데도 대출을 갚지 않고 집을 은행에  넘기는 행위에 대해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라는 단어를 써가며 비난하는 기사도 접했던 기억이 난다.     납득이 안가는 대출해준 은행이 악성 대출로 인해 손해를 보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나 충분히 갚을 수 있는데도 부도를 내버리는 것은 도덕적인 기준으로 봐야 할지 투자자의 기준으로 봐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질 않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025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 부채가 1.5조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데이타업체 트렙은 이 중 2700억 달러 정도가 올해에 만기가 된다고 한다. 여기에서 800억 달러 정도가 사무실용 부동산이다.     상업용 부동산 중에서 사무실 부분은 코비드로 크게 바뀐 업무 환경으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 중에서도 가장 예의 주시하고 있는 부분이다.     상업용 부동산 업체 코스타에 따르면 LA의 사무실 공실률은 15.1% 다운타운은 코스타 기록상 최고치인 18.7%라고 한다.     전국 평균 12.9% 샌프란시스코 17.2%와 비교하면 이런 현실은 전반적인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 대형 부동산투자사 브룩필드사의 다운타운의 777타워 부동산대출 부도는 악화한 사업 환경에서 옳은 사업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브룩필드의 규모로 보아 자금 부족이라 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이런 자금이 풍족한 대기업의 자회사가 부동산 대출 부도를 내는 것이 브룩필드에만 한정된 것도 아니다.     투자회사 핌코의 자회사 콜럼비아 프로퍼티 트러스트도 지난 2월에 1.7억 달러의 오피스빌딩 대출을 부도냈고 세계 최대 사모 펀드사 블랙스톤은 5억7900만 달러의 유럽 부동산 관련 채권을 부도냈다. 좀 더 나은 대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전략 중 하나일 수도 있고 손익에 따른 냉정한 결정일 수도 있다.   또한 부도를 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형 투자사들의 부도 기사에서 약속에 대한 책임을 거론하는 얘기가 없는 것은 씁쓸하다.   ▶문의:(213)434-7787  김세주 / Kadence Advisors, LLC투자의 경제학 해저드 모럴 777타워 부동산대출 부동산 대출 상업용 부동산

2023-04-26

[시론] ‘모럴 해저드’의 경제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 가운데 ‘모럴 해저드(moral hazard)’가 있다.  당초 보험가입자들의 부도덕한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됐다.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 자신이 해야 할 최선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행위를 의미한다. 이후 법 또는 제도적 허점을 이용하거나 자기 책임을 소홀히 하는 행동을 포괄하는 용어로 확대됐다.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월가의 대형금융기관 경영진들이 연방정부의 구제금융 일부로 보너스 잔치를 벌인 것이 대표적 사례다.     최근 기업들의 모럴 해저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파산한 일부 기업들이 법망을 교묘하게 이용, 파산 직전 최고경영자(CEO)에게 수백만 달러 상당의 보너스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연방회계감사원(GAO)의 최근 보고서에는 JC페니, 처키 치즈, 허츠 등 모두 42개 기업들이 파산 직전 보너스를 CEO에게 지급하는 등 팬데믹 기간 동안 모두 1억6500만 달러 상당의 돈잔치를 벌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회사들은 파산을 신청하기 전 길게는 5개월, 짧게는 이틀 전 보너스를 지급했다.   2020년 한 해 미국에선 무려 7600여개 회사들이 팬데믹으로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하지만 이 중 극히 소수 회사만 법원의 승인을 얻어 간부들에게 파산과 회생을 위한 격려금을 제공했다.     JC페니의 경우 파산신청을 하기 직전 450만 달러를 CEO에게 지급했다. 처키 치즈도 130만 달러를, 렌터카 회사 허츠는 70만달러를 각각 파산 공개 전에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들은 보너스 지급과 관련, 비록 파산을 신청했으나 CEO가 회사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어, 회사 정리, 또는 회생 절차를 선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싸늘하다. 파산기업들의 돈잔치는 2005년 연방의회에서 제정된 파산남용 방지법과 소비자보호법을 악용하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기업들의 모럴 해저드는 중소기업청(SBA) 지원금에도 잘 나타난다. SBA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각종 코로나19 팬데믹 지원금에서 추가로 지급한 금액이 최소 45억 달러에 달했다. 심사과정에서 허위나 과도한 청구를 제대로 적발하지 못한 탓이다.   잘못된 지급 사례 중에는 직원 수를 부풀린 경우가 가장 많았다. 직원 수와 회사 규모, 팬데믹으로 인한 타격 정도에 따라 지원금이 결정되는 것을 악용한 것이다.     실제 급여보호프로그램(PPP)과 관련, 기업들이 직원 수를 최대한도인 500명으로 부풀려 신청해 지원을 받은 사례가 적지 않다. 당국은 승인 이전에 신청서에 기재된 직원 수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 과정이 누락됐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이 잘못 지급한 45억 달러를 회수할 것과 사기 의도가 뚜렷한 경우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모럴 해저드는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도덕적 위험’으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 왜 미국인들은 도덕을 위험(hazard)한 것으로 간주했을까? 아마도 해이해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대상으로 간주했을 것이다.   경제학자들도 모럴 해저드의 해결방안으로 도덕적 재무장이 아니라 인간들이 본질적으로 비도덕적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과 문화의 확립을 제시한다. 그렇다고 엄청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인간의 마음속에 잠재해 있는 모럴 해저드를 미연에 방지하고, 불가피하게 발생할 경우 이를 최소화하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면 된다. 법과 제도가 아무리 치밀해도 인간의 욕망을 앞서갈 수는 없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미국사회는 상처가 곪았을 때 이를 터트리고, 치료하는 능력은 아직도 탁월하다.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최근 내부폭로와 비판여론이 고조되자 연예인과 정치인을 괴롭히는 콘텐츠를 재빠르게 삭제하기로 한 것은 좋은 예다. 권영일 / 애틀랜타 중앙일보·객원 논설위원시론 해저드 모럴 모럴 해저드

2021-10-20

[시론] 다시 도마위에 오른 기업들의 모럴 해저드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 가운데 '모럴 해저드(moral hazard)'가 있다.  당초 보험가입자들의 부도덕한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됐다.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 자신이 해야 할 최선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행위를 의미한다. 이후 법, 또는 제도적 허점을 이용하거나, 자기 책임을 소홀히 하는 행동을 포괄하는 용어로 확대됐다.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월가의 대형금융기관 경영진들이 연방정부의 구제금융 일부로 보너스 잔치를 벌인 것이 대표적 사례다.     최근 기업들의 모럴 해저드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파산한 일부 현지 기업들이 법망을 교묘하게 이용, 파산 직전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수백만 달러 상당의 보너스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연방회계감사원(GAO)의 최근 보고서에는 JC 페니, 처키 치즈, 허츠 등 모두 42개 기업들이 파산 직전 보너스를 CEO에게 지급하는 등, 코로나19 펜데믹 기간동안 모두1억 6500 만 달러 상당의 돈잔치를 벌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회사들은 파산을 신청하기 전, 길게는 5개월, 짧게는 이틀 전 보너스를 지급했다   2020년 한 해 미국에선 무려 7600 여개 회사들이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극히 소수 회사만 법원의 승인을 얻어 간부들에게 파산과 회생을 위한 격려금을 제공했다. JC 페니의 경우 파산신청을 하기 직전 450만 달러를 CEO에게 지급했다. 처키 치즈도 130만달러를, 렌트카 회사 허츠는 70만달러를 각각 파산 공개 전에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들은 보너스 지급과 관련, 비록 파산을 신청했으나 CEO가 회사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어, 회사 정리, 또는 회생 절차를 선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싸늘하다. 파산기업들의 돈잔치는 2005년 연방의회에서 제정된 파산남용 방지법과 소비자보호법을 악용하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관련법을 서둘러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의 모럴 해저드는 중소기업청(SBA) 지원금에도 잘 나타난다. SBA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각종 코로나19 팬데믹 지원금에서 추가로 지급한 금액이 최소 45억 달러에 달했다. 심사과정에서 허위나 과도한 청구를 제대로 적발하지 못한 탓이다.   잘못된 지급 사례 중에는 직원 수를 부풀린 경우가 가장 많았다. 직원 수와 회사 규모, 팬데믹으로 인한 타격 정도에 따라서 지원금이 결정되는 것을 악용한 것이다. 실제 급여보호프로그램(PPP)과 관련, 기업들이 직원수를 최대한도인 500명으로 부풀려 신청해 지원을 받은 사례가 적지 않다. 당국은 승인 이전에 신청서에 기재된 직원 수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 과정이 누락됐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은 잘못 지급한 45억 달러를 회수할 것과 사기 의도가 뚜렷한 경우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이런 가운데 모럴 해저드는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도덕적 위험’으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 왜 미국인들은 도덕을 위험(hazard)한 것으로 간주했을까? 아마도 해이해질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대상으로 간주했을 것이다.   경제학자들도 모럴 해저드의 해결방안으로 도덕적 재무장이 아니라 인간들이 본질적으로 비도덕적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과 문화의 확립을 제시한다. 그렇다고 엄청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인간의 마음속에 잠재해 있는 모럴 해저드를 미연에 방지하고, 불가피하게 발생할 경우 이를 최소화하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면 된다. 법과 제도가 아무리 치밀해도 인간의 욕망을 앞서갈 수는 없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미국사회는 상처가 곪았을 때 이를 터트리고, 치료하는 능력은 아직도 탁월하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이 최근 내부폭로와 비판여론이 고조되자 연예인과 정치인을 괴롭히는 콘텐츠를 재빠르게 삭제하기로 한 것은 좋은 예다.      권영일/객원논설위원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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