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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종교와 정신건강

인간은 종교적 동물이다. 즉 우리는 우주의 신비, 우리 삶의 존재에 대해 궁극적인 의문을 품고 살고 거기에 대한 답의 체계를 추구한다. 역사적으로 종교나 철학이 그런 역할을 해왔다. 과학도 객관적 입장에서 존재와 우주의 신비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정신건강과 종교의 관계는 아주 밀접하다. 가장 건강한 측면으로부터 아주 병적인 경우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병적인 관계의 극단에는 종교적 망상을 가진 조현증 환자들이 있다. 내가 신, 그리스도라는 망상, 심한 우울증의 상태에서 망상적 죄책감에 사로잡히는 경우도 있다. 거기에는 너무나 자기중심적인 태도, 개인적 자아가 병적으로 팽배하는 경우다. 자신을 지나치게 비난해 병적인 죄책감에 망상적으로 사로잡히기도 한다.     반면 종교의 대표적인 긍정적 점은 ‘사회적 지지 기능’이다. 코비드 시절 일상적 종교 모임이 중단된 후 많은 사람이 불면증, 불안증, 우울증 등 평생 처음 겪는 증상을 겪기도 했다.     또한 인간을 심리적으로 조종, 갈취하는 저질의 종교적 행태도 우리는 알고 있다. 현대로 올수록 전통적 종교를 떠나 무종교, 혹은 개인적 영성으로 가는 추세가 보인다. 유럽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우리 한인사회에서 보이는 일반적 모습으로는 근본주의적 교회에서 자라나다 대학 등으로 집을 떠나는 즈음, 아예 종교를 떠나 버리는 경우가 있다. 약물 남용 등에 쉽게 노출돼 삶이 좌초되는 젊은이도 많이 있다. 합리적 사고가 발달하면서 기존 종교의 전통적 세계관에 한계를 느낀 경우다. 전통종교가 더 이상 개인의 삶에서 내적인 길잡이 노릇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다. 그것은 〈목욕물과 같이 아기를 버려 버린다〉는 영어의 속담 같은 경우이다.     이런 종교와 정신건강의 관계를 더 깊이 이해하려면 인간 발달이론, 정신 병리의 이해 등이 요긴하다. 인간은 발달의 여러 주요 단계를 건너뛰지 않고 차례차례 거쳐 나간다. 각 단계를 무난히 건강하게 거쳐 지나가던가, 또는 매 단계에서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중독과 회피로 요약되는 발달의 병리적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많은 경우 종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사람의 발달 단계, 또는 개인의 병리적 문제로 보인다. 그 사람의 발달 단계가 주로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또 어느 단계에 중독/고착돼 있는지, 또는 억압/회피 반응이 있는지에 따라 그 개인에게 종교는 건강하게 또는 병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인다.     하지만 많은 근본주의적 종교, 종파들은 인간의 더 상위의 발달을 저해하고 또는 위험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 종교 및 종파의 한계도 있다. 그렇기에 개개인에게는 알을 깨고 나오는 그런 창조적 파괴의 과정도 필요할 수 있다.     발달과정에는 끝이 없다. 발달에 대한 지도 공부를 하는 것은 발달을 촉진하는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런 발달 단계에 따라 종교의 가르침이 재해석되는, 그래서 컨베이어 벨트 같이를 이야기하는 제임스 파울러 같은 학자도 있다.     건강한 마음에 건강한 종교, 영성을 추구하는 작업은 지극히 개인적인 노력과 공부가 필요하다. 평생에 걸치는 작업으로 보인다. 님을 향한 끝없는 사랑이 영원한 님의 침묵을 감싸고 돌듯이.     ▶문의:(213)797-5953 김자성 / 정신과 전문의건강 칼럼 정신건강 종교 정신건강과 종교 종교적 망상 전통적 종교

2024-04-02

[발언대] 꿈인가, 환상인가, 아니면 망상인가

 지난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남과 북은 군사적 적대 행위의 전면 중지에 합의했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라는 희망을 갖고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꿈과 비전은 우리에게 분명 희망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아무리 화려한 꿈과 비전이 있다 하더라도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을 때는 오직  환상일 뿐이요, 더 나아가 망상일 뿐이다.   누구나 원대한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나  버릴 꿈이 있고 붙들어야 할 꿈이 있다. 꿈을 이루기 위래서는 현명한 지혜와 예리한 판단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을 투옥했던 당시 조선 집권 세력과 같은 판단력으로는 희망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리라 생각한다.   평화의 꿈, 통일의 꿈…. 말만 들어도 마음에 평화가 다가오는 느낌이다. 하지만 북한의 핵 개발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고 국제사회에도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핵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으나 별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8년의 9.19 남북 군사합의가 군사적 긴장 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9.19 군사합의로 모두가 평화의 꿈을 갖게 된다면  모두가 환영할 만 일이다. 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친 북한의 도발 행위 등 합의 위반 사례를 볼 때 상호 간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겠다는 합의 이행은 지켜지지 않을 것 같다. 평화의 꿈은 애석하게도 환상으로  바뀌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뿐이다.   9·19 합의 당시 비행금지 구역 설정 문제 등 북한의 얄팍한 속임수도 문제였다. 북한이 진정으로 평화를 원했다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북한은 여러 차례의 도발 행위로 약속을 어겼고 희망의 꿈은 망상으로 전락하지 않았나 싶다. 이행되지 않는 군사합의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아직도 한국의 9·19 군사합의를 두고 ‘희망의 꿈’이니 ‘환상’이니 갑론을박을 하는 모양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상대방을 알 만큼 알았건만 자기주장만 내세운다. 이제 정답을 찾아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현명한 정치인들이라면 여·야를 초월하여  정상적인 가치관을 바탕으로 행동해야 한다. 이기적인 욕망을 버리고  마음을 모아보자.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백인호 / ROTC 1기 예비역 소위발언대 환상 망상 북핵 문제 남북 군사합의 합의 이행

2023-10-02

[살며 생각하며] 나는 신이다

어느 신경정신과 병동에서 세 환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첫 사람이 “나는 나폴레옹이다!”라고 자랑스럽게 말을 한다. 듣고 있던 두 번째 사람이 “난 예수다!”라고 하니, 그때까지 가만히 있던 세 번째 사람이 두 번째 사람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며 말한다. “난 너 같은 아들 둔 적 없다!” 앗, 그렇다면 이 마지막 분은 하나님?     요즘 넷플릭스의 ‘나는 신이다’가 화제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처음에는 전 세계가 시청하는 넷플릭스에서 이런 다큐멘터리가 나가면, 혹시라도 한국 크리스천들이 오해를 받을까 괜한 걱정으로 보기 시작했다. 첫 3회는 거의 구토증을 참을 수 없었다. 이어지는 다른 사이비 교주들의 사건들도, 당시 한국에 없어 자세히 몰랐던 황당하다 못해 참혹한 사건들이었다. 이 시리즈를 보며 망상장애, 극단의 자기애적 성격장애, 그리고 가스라이팅, 이 세 단어가 머릿속을 감돌았다.     그 중 망상이란, 일반적으로 통용될 수 없는 근거 없는 신념을 말한다. 대부분 정신 건강 문제가 그렇듯, 망상장애도 생물학적 뇌의 손상이나 심리적 불안감, 공포감, 트라우마 경험 등이 원인이라고 추측된다. 이런 망상이 1개월 이상 진행되면 망상장애로 보는데, 전에 정신분열이라 불렀던 조현병 진단에도 망상(delusion)이라는 증상이 반드시 포함된다.   문제는, 망상이 망상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망상이 아니고 진실로 느껴진다는 점이다. 망상장애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중 드물지만 색정형(Erotomanic)은 여성에게 더 많은 증상인데, 유명 연예인이나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굳게 믿는 경우이다. 질투형(Jealousy)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의처증, 의부증이 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 외에 피해형(Persecutory)은 주로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누군가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근거 없는 의심에 시달리는 경우이다. 신체형(Somatic)은 건강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심각한 신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신이다’ 시리즈에 나오는 사이비 교주, 자칭 신이요 메시아인 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것은 과대형(Grandiose) 망상장애이다. 자신이 남에게 없는 위대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는 증세다. 자신이 신과 소통할 수 있는 신적인 존재이고, 나아가 자신이 신이라고 믿는 경우이다. 심지어 자연까지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자신이 기도해서 미국의 태풍이 물러갔다는 등의 어이없는 주장을 할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망상장애는 환자의 망상에 대해 가진 믿음이 너무 견고하여 완치가 어렵고 회복률이 50%밖에 안된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에도 0.02~0.05% 정도가 망상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파악된다. 망상이 있더라도 자신의 생활을 큰 문제 없이 해나가며 주위에 피해를 안 주는 많은 사람이 있지만, 망상 때문에 가족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도 많다. 더는 망상을 굳게 믿지 말고, 치료의 자리로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가스라이팅 피해자인 신도들은 다, 진정한 공동체 의식, 연결의식 결여로 인한 사랑과 존재감의 부족으로 힘들어진 사람들이었다. 가슴의 공허를 메우기 위해, 병이나 가난 같은 현실의 고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곳들을 찾았다 일생을 망쳐버렸다. 망상장애에 이어, 이 사이비 교주들의 극단적 자기애와 가스라이팅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 좀 더 이야기해보기로 한다.     지금도 100여명의 자칭 메시아가 존재한다는 2023년 한국의 현실이 안타깝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망상장애 극단 망상 때문 사이비 교주들

2023-03-29

사진과 연기 세상 속 ‘상상과 망상’의 자유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박상원(사진)의 첫 번째 해외 개인전이 LA에서 열린다. EK 갤러리(관장 유니스 김)는 서울예술대학교 후원으로 박상원 작가의 첫 번째 해외 초대전 ‘모놀로그, 섀도우, 씬(a monologue, a shadow and a scene)’을 다음 달 8일부터 29일까지 한 달 동안 개최한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공연학부 교수로 재직중인 박상원 작가는 2008년 서울 관훈갤러리에서 열린 첫 번째 전시회 ‘모놀로그’를 시작으로 6회 개인전을 개최했고 한국과 해외에서 열린 다수의 아트페어 및 그룹전에 참여하며 사진작가로서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작품에는 사진작가로서 뷰파인더를 통해 본 일상 풍경이 가득하고 모든 감각의 표현이 절제되고 일시적으로 정지된 순간의 한 장면을 담아냈다.     박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찡그린 눈으로 파인더 속에서 그려낸 것들은 여백을 가진 일시적인 순간의 모습이기보다 소리를 포함한 모든 감각의 표현들이 절제된 어느 장면의 일시 정지 상태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또 “배우라 그런지 그 일시 정지 상태 앞에 존재하는 작가의 의도(studium), 관객의 상상(punctum) 그리고 또 다른 화학적 반응을 상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작업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첫 번째 사진전 ‘모놀로그’, 두 번째 사진전 ‘섀도우', 세 번째 사진전 '씬'에서 선보인 작가의 주요 작품과 신작 60점이 선보여질 예정이다.     박상원 작가는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학사, 상명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를 졸업하고, 상명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디지털 이미지 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첫 번째 전시회 '모놀로그'를 시작으로 6회 개인전을 개최했고 '2009 국제문화플러스', '2012 서울오픈아트페어 초대전', '2022 대한민국사진축전 초대전', 덴마크에서 개최한 '2009 UN 기후변화협약(COP15) 초대전' 등 아트페어 및 그룹전에 참여했다. 2009년 서울과 도쿄에서 열린 '2009 국제문화플러스'에서 삭일회상을 수상했다.   EK갤러리 유니스 김 관장은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사진작가로서도 좋은 작품을 선보이는 박상원 작가의 팬들이 LA에 많다”며 “이번 초대전을 통해 아티스트로서 박상원 작가와 만나고 작품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토크쇼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상원 작가 초대전 오프닝 리셉션은 다음 달 8일 오후 6시부터 열리며 작품 관람과 함께 토크쇼, 사인회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주소: 1125 S. Crenshaw Blvd. LA   ▶문의: (323)272-3399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연기 망상 서울오픈아트페어 초대전 서울예술대학교 후원 해외 초대전

202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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