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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축복을 망각한 백성은 망한다

초등학생 손주들과 함께  2주간의 어려운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 서부와 중부 14개 주에 있는 20개의 공원을 돌아보는 여행이었는데 85세의 나이에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내게 귀중한 교육여행의 기회가 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여행을 통해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나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미국이라는 나라가 축복받은 곳임을 새삼 느꼈다. 아름다운 경치뿐만 아니라 차로 종일 달리고 또 달려도 끝도 없이 펼쳐진 기름지고 광활한 빈 땅, 물도 많고 기후도 좋아 씨앗만 뿌리면 농장이 되고 가축만 풀어 놓으면 목장이 될 것 같았다. 이렇게 축복받은 미국을 보면서 문득 의문이 떠올랐다. 1776년 미국이 탄생하기 전 이 땅에도 나라가 있었던가?  전세계 모든 땅은 주인이 바뀌기는 했지만 수 천 년 전부터 나라들이 존재했는데 이 아름다운 땅에는 왜 나라가 없었던가?     1492년 콜럼버스가 이 대륙을 발견했지만 미국 건국의 본격적인 시발점은 1620년 청교도의 이주였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성경을 통한 참 복음을 깨달았다는 이유로 같은 기독교 조직의 박해를 받다 이를 피해 온 사람들로 인해 세워진 국가라는 의미다. 그러기에 미국이라는 나라는 하나님이 특별한 계획을 위해 준비해 두셨던 ‘축복의 땅’이라고 생각한다.     김인수 전 장로교 신학교 총장은 매일 ‘오늘의 묵상’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김 전 총장은 지금의 미국과 같은 역할을 했던 유럽의 기독교가 성경에서 떠나 변질의 길을 간 결과 오늘날에는 거의 몰락한 것처럼 미국 교회도 제2의 종교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그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의 의견에 동의한다.     미국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대조되는 것이 도심 노숙자들의 모습이다. 도심에는 눈길 닿는 곳 어디에나 십자가가 달린 화려한 교회당이 있고, 예배를 드린다며 들락거리는 화려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있지만 그 밖에는 많은 노숙자가 있다.       성경적 기독교의 임무와 목적은 ‘생명 구출’ 이지 교회라는 건물에 들어앉아 ‘종교의식’을 행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이 문제는 정부의 책임 이전에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본분인데 만약 무관심하게 계속 이대로 간다면 미국도 교회도 언젠가는 유럽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노숙자 문제는 기독교라 이름하는 모든 곳이 함께 나서서 힘을 합하기만 한다면 어렵지 않게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미국의 교회 수는 38만 개, 홈리스 숫자는 55만명이라고 한다. 교회 한 곳이 홈리스 1.5명씩만 담당하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돈이 아닌 관심의 문제인 셈이다.     만약 교회들이 공짜로 받은 이 축복을 망각하고 모른 척 방관만 한다면 머지않아 유럽 교회들이 먼저 보여준 것처럼 내리막길을 가게 될 것이라는 게 이번 여행에서 얻은 결론이다.   그런데 만약 이 일을 한인 교회들이 먼저 나서 모범을 보인다면 미국에 엄청난 ‘코리아(Korea)’의 바람을 일으키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홍식발언대 축복 망각 유럽 교회들 한인 교회들 성경적 기독교

2022-09-09

[사설] 존재 이유 망각한 ‘미주총연’

얼마 전 통합을 발표했던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가 또 내분에 휩싸였다. 일부 회원들이 현 회장단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며 새 회장 선출 작업에 나섰다. 통합 절차와 공동회장 임명 과정에서 회칙을 위반했다는 게 이유다. 이미 자체 선거관리위원회까지 구성해 후보 등록을 받았으며 내달 총회를 열어 새 회장을 뽑겠다는 입장이다.  7년간의 분규 사태를 겨우 봉합했던 미주총연이 다시 혼란에 빠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미주총연의 분란 사태는 2015년부터 시작됐다. 회장 선출 방식을 둘러싼 마찰이 발단이었다. 이후 내분은 7년간이나 지속했고, 단체가 3개로 쪼개지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러다 지난 2월 가까스로 통합을 발표했고, 이어 5월 초 임시총회를 열어 공동회장 체제로의 출범을 알렸다. 지난달에는 한국 외교부로부터 분규단체의 오명도 벗었다. 이제 겨우 제 역할을 하나 싶은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미주총연은 스스로를 한인사회 대표 단체라고 주장한다. 미국 내 170개로 추산되는 각 지역 한인회의 전·현직 회장단이 회원이라는 이유다.  단체 설립 목적도 미국 내 한인사회 권익 신장이다. 그러나 내분 사태 원인과 이후의 수습 과정을 보면 ‘대표단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 내부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한인들의 권익을 위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내분 사태의 본질을 따지고 보면 회장직을 둘러싼 자리싸움에 지나지 않았다. 한인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이유다. 결국 ‘그들만의 단체’로 전락하고 있는 셈이다.   미주총연은 한인사회의 명예만 실추시키고 있다. 감투싸움에 매몰돼 단체의 존재 이유조차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사설 존재 망각 한인사회 권익 한인사회 대표 내분 사태

2022-08-24

[살며 생각하며] 잊어버린다는 것은 축복이다

십여 년 전 일이다. 이사 온 집, 뒤뜰 모퉁이의 모양새 없는 아름드리나무 한그루가 눈에 거슬려 없앨 기회를 엿보던 중 마침 아내가 교회 행사로 집을 비운다는 낭보(?)를 접했다. 떠밀다시피 버스 정류장까지 모셔다드리는 친절을 과시한 뒤 곧장 홈디포에 들러 전기톱을 빌렸다.   어디를 어떻게 톱질할까 생각하다 그루터기는 너무 굵어 힘에 부칠 것 같아 가슴높이 부분을 자르기로 하고 무섭게 회전하는 톱날을 갖다 대자 사방이 휘날리는 톱밥으로 정신이 없다. 잘린 나무는 톱날 방향으로 넘어지기 마련이다. 먼저 넘어질 방향으로 톱질하다 적당한 순간 반대편을 가격하면 원했던 방향으로 넘어질 것이라고 계산하니 희열이 넘쳤다. 그런데 인간의 계산은 항상 오류가 동반하기 마련인가 보다. 이날이 그랬다. 한참 톱질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 큰 나무가 위아래로 죽 갈라지며 몸통 전체가 반대방향으로 밀리며 쓰러지는 것이 아닌가? 순간의 아찔함 가운데도 얼굴 부분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고개부터 깊이 숙인 채 한쪽 어깨를 나무쪽으로 뒤 밀었다.   그리고 한참의 침묵이 흘렀다. 조용히 어깨를 움직여본다. 아프지 않다. 분명 어깨로 넘어지는 나무둥치를 막았는데 하며 손을 보니 여전히 톱을 움켜쥐고 있다. 대신 톱날 부분은 나무둥치에 깔려 처참하다. 이날 이후 눈만 감으면 가상상황 즉, 단 몇 센티만 내 어깨가 나무쪽으로 다가갔었다면 단 몇 인치만 톱을 쥔 내 손이… 하며 끔찍했던 순간의 파편들이 트라우마가 되어 밤잠을 괴롭혔다.   사실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그때의 상황을 묘사함은 시간이라는 치료제 덕택이다. 시간은 놀랍게도 뇌의 신경 수준에 영향을 끼치며 몸과 마음에 남겼던 흔적들을 조금씩 지워 없애는 모양이다. 그렇다 보니 지금은 당시의 위험을 거울삼아 나무 한 그루를 자르는데 1시간을 예상한다면 2~3시간 이상의 안전조치를 강구하며 도움의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신이 사람에게 준 선물 중 특별한 것은 ‘잊혀짐’이 아닐까? 세월호 사건과 같은 악몽도 시간이 지나면 잊을 수 있다는 것은 사람만이 갖는 축복일 것이다. 물론 기억을 떨치지 못하고 어렵게 사는 분들이 있다고 한다. 이름하여 ‘과잉 기억 증후군’ 환자로 전 세계에 80여 명이란다. 이분들은 지나간 일들이 마치 녹화영상처럼 생생하게 살아 기억케 함에 더해 기쁨, 슬픔, 위험, 우울한 감정까지라니 안타깝다.   ‘신은 죽었다. (Gottisttot.)’ 라는 독설로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 프레드리히 니체는 그의 저서 ‘도덕의 계보’에서 ‘인간은 본성상 망각의 동물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는 ‘망각은 단순한 타성력이나이성 능력의 부재가 아니라 삶을 기능하게 하는 하나의 동력이자 적극적인 장치다’라면서 ‘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을 수 있으며 잊어버림이 있기 때문에 현재에 이르러 행복할 수 있다’는 멋진 해설까지 곁들였다.   성경 인물 가운데 ‘므낫세’라는 사람이 있다. 애굽에 종으로 팔려왔으나 대기만성하여 제국의 총리가 된 요셉의 두 아들 가운데 장남이다. 이름의 뜻은 ‘그러므로 하나님이 잊어버리게 하셨다’이다. 자신을 흙구덩이에 파묻어 죽이려다 종으로 팔아넘긴 이복형들의 범행을 생각하면 치를 떨었지만, 므낫세를 얻은 뒤 깨달은 하나님의 뜻은 잊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이 아닐까 한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살며 생각하며 축복 아름드리나무 한그루가 톱날 방향 본성상 망각

2022-08-19

[살며 생각하며] 잊어버린다는 것은 축복이다

십여 년 전 일이다. 이사 온 집, 뒤뜰 모퉁이의 모양새 없는 아름드리나무 한그루가 눈에 거슬려 없앨 기회를 엿보고 있던 중 마침 아내가 교회 행사로 집을 비운다는 낭보(?)를 접했다. 떠밀다시피 버스 정류장까지 모셔다드리는 친절을 과시한 뒤 곧장 홈디포에 들러 전기톱을 빌렸다.   어디를 어떻게 톱질할까 생각하다 그루터기는 너무 굵어 힘에 부칠 것 같아 가슴높이 부분을 자르기로 하고 무섭게 회전하는 톱날을 갖다 대자 사방이 휘날리는 톱밥으로 정신이 없다. 잘린 나무는 톱날 방향으로 넘어지기 마련이다. 먼저 넘어질 방향으로 톱질하다 적당한 순간 반대편을 가격하면 원했던 방향으로 넘어질 것이라고 계산하니 희열이 넘쳤다. 그런데 인간의 계산은 항상 오류가 동반하기 마련인가 보다. 이날이 그랬다. 한참 톱질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 큰 나무가 위아래로 죽 갈라지며 몸통 전체가 반대방향으로 밀리며 쓰러지는 것이 아닌가? 순간의 아찔함 가운데도 얼굴 부분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고개부터 깊이 숙인 채 한쪽 어깨를 나무쪽으로 뒤 밀었다.   그리고 한참의 침묵이 흘렀다. 조용히 어깨를 움직여본다. 아프지 않다. 분명 어깨로 넘어지는 나무둥치를 막았는데 하며 손을 보니 여전히 톱을 움켜쥐고 있다. 대신 톱날 부분은 나무둥치에 깔려 처참하다. 이날 이후 눈만 감으면 가상상황 즉, 단 몇 센티만 내 어깨가 나무쪽으로 다가갔었다면 단 몇 인치만 톱을 쥔 내 손이… 하며 끔찍했던 순간의 파편들이 트라우마가 되어 밤잠을 괴롭혔다.   사실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그때의 상황을 묘사함은 시간이라는 치료제 덕택이다. 시간은 놀랍게도 뇌의 신경 수준에 영향을 끼치며 몸과 마음에 남겼던 흔적들을 조금씩 지워 없애는 모양이다. 그렇다 보니 지금은 당시의 위험을 거울삼아 나무 한 그루를 자르는데 1시간을 예상한다면 2~3시간 이상의 안전조치를 강구하며 도움의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신이 사람에게 준 선물 중 특별한 것은 ‘잊혀짐’이 아닐까? 세월호 사건과 같은 악몽도 시간이 지나면 잊을 수 있다는 것은 사람만이 갖는 축복일 것이다. 물론 기억을 떨치지 못하고 어렵게 사는 분들이 있다고 한다. 이름하여 ‘과잉 기억 증후군’ 환자로 전 세계에 80여 명이란다. 이분들은 지나간 일들이 마치 녹화영상처럼 생생하게 살아 기억케 함에 더해 기쁨, 슬픔, 위험, 우울한 감정까지라니 안타깝다.   ‘신은 죽었다. (Gottisttot.)’ 라는 독설로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 프레드리히 니체는 그의 저서 ‘도덕의 계보’에서 ‘인간은 본성상 망각의 동물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는 ‘망각은 단순한 타성력이 나이성 능력의 부재가 아니라 삶을 기능하게 하는 하나의 동력이자 적극적인 장치다’라면서 ‘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을 수 있으며 잊어버림이 있기 때문에 현재에 이르러 행복할 수 있다’는 멋진 해설까지 곁들였다.   성경 인물 가운데 ‘므낫세’라는 사람이 있다. 애굽에 종으로 팔려왔으나 대기만성하여 제국의 총리가 된 요셉의 두 아들 가운데 장남이다. 이름의 뜻은 ‘그러므로 하나님이 잊어버리게 하셨다’이다. 자신을 흙구덩이에 파묻어 죽이려다 종으로 팔아넘긴 이복형들의 범행을 생각하면 치를 떨었지만, 므낫세를 얻은 뒤 깨달은 하나님의 뜻은 잊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이 아닐까 한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살며 생각하며 축복 아름드리나무 한그루가 톱날 방향 본성상 망각

202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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