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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노르망디가 부리는 색다른 마법, 몽생미셸·옹플뢰르

프랑스에서 파리 다음으로 인기 있는 여행지는 노르망디 끄트머리에 붙어있는 섬이자 수도원인 몽생미셸(Mont Saint-Michel)이다. 중세엔 수많은 순례자들이 찾았고 이젠 한 해에 수백만 명의 여행자들이 오간다. 프랑스어로 몽(Mont)은 산을, 생(Saint)은 성자를, 미셸(Michel)은 대천사 미카엘을 뜻한다.   8세기 초, 오베르(Saint Aubert) 주교의 꿈에 미카엘 대천사가 나타났다고 한다. "큰 돌 위에 예배당을 지어라"라는 꿈을 세 번이나 꾸고 나서야 모래톱 위에 솟아 있는 휑한 바위섬에 예배당을 짓기 시작했다. 몽생미셸은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해 썰물에만 출입할 수 있는 곳이었기에 영국과 프랑스가 벌인 백년전쟁 때는 요새 역할을 담당했고 프랑스 혁명 중에는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때 폭격에 부서지지 않은 것으로 유명세를 탔고 1979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됐다.   몽생미셸의 계단을 오르다 보면 문득 오버랩되는 장면이 하나 있다. 바로 루이지 코지 감독이 1976년에 만든 '라스트 콘서트'다. 피아니스트인 리처드와 시한부 인생을 사는 스텔라의 운명적 만남이 이뤄진 곳이 바로 몽생미셸이다.   수도원 자체로도 근사하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사방이 파노라마로 뚫린 뷰는 정말 환상적이다. 지금껏 셀 수도 없이 많은 바다와 섬과 하늘을 봤지만 몽생미셸의 그것은 성스럽기까지 하다. 몽생미셸은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였다가 밤이 되면 모두를 흩어낸다. 대부분 일일투어로 오기 때문에 아침에 도착해서 오후면 다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몽생미셸이 주는 신비로움과 성스러움을 오롯이 느끼기 위해서는 새벽과 해질녘을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 1박 이상을 하는 여행자에겐 아침과 저녁 해무에 싸인 환상적인 몽생미셸을 볼 수 있는 행운이 기다린다.     또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노르망디 대교를 건너면 구스타브 쿠르베, 클로드 모네 같은 대가들이 앞다퉈 화폭에 담으려 했던 항구마을 옹플뢰르(Honfleur)다. 옹플뢰르는 중세 말 백년전쟁의 전초기지였고, 이어진 대항해시대의 거점 항구였다. 16세기 들어 대항해시대가 본격화되자 옹플뢰르 항구를 통해 많은 탐험가들이 항해에 나섰다. 이후 캐나다, 서인도 제도, 아프리카 해안, 아조르 등과 해상 무역을 통해 번창했으며, 18세기 말까지는 노예무역의 5대 주요 항구 가운데 하나였다. 대항해시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옹플뢰르는 20세기에 들어 다시금 관광지로 부상했다. 랜드마크는 생 카트린 교회. 서유럽에서 제일 오래된 목조 교회로, 뱃사람들이 들락거렸던 항구도시답게 큰 배를 뒤집어 놓은 형상이다. 옹플뢰르는 특히 해질녘 항구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이 낭만적인 풍광을 마주한다면 누구나 드라크르와, 쿠르베, 시냐크, 마티스를 비롯하여 빅토르 위고, 모파상 등과 마찬가지로 옹플뢰르란 도시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노르망디 몽생미셸 마법 몽생미셸 노르망디 끄트머리 노르망디 대교

2024-11-07

'마법 버섯' 등 환각제 규제 대폭 완화 코앞

    환각성 물질이나 제품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 주 하원은 6일 섭취하면 환각작용이 일어나는 '매직 버섯(magic mushrooms)'과 같은 물질을 합법화하는 안(SB 58)을 놓고 투표한 결과 41대 11의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스콧 와이너 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21세 이상 성인에 대해 소량의 환각제를 소지하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실로시빈, 실로신, 디메틸트립타민(DMT), 메스칼린 성분을 포함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물질을 비범죄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안됐다.    캘리포니아 의원들은 환각제를 소량 투여한 치료에서 중독자나 PTSD, 우울증 환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이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법안 지지자들은 환각제가 중독, PTSD, 우울증, 불안, 섭식 장애 및 OCD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관찰 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환각제에 대한 안전 및 교육을 위한 연맹과 같은 단체에서는 환각제가 환각, 편집증, 심리적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주 상원의원들에게 해당 법안의 통과를 안전 조치가 마련될 때까지 막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초 이 법안은 주 상원을 통과 한 뒤 승인 절차를 위해 하원으로 회부됐다. 따라서 이제는 다시 상원으로 보내진 뒤 이곳에서 최종 통과되면 개빈 뉴섬 주지사가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김병일 기자환각제 마법 환각제 규제 반면 환각제 완화 코앞

2023-09-07

[살며 생각하며] 마법의 지팡이

작년부터 고춧가루 만드는 재미에 빠졌다. 전에는 고춧가루는 물론 멸치, 미역, 다시마 등을 한국에서 가져다 먹었다. 내가 살았던 미국 시골은 탄광으로 알려진 척박한 곳이었다. 한국 식품점은 물론, 변변한 쇼핑몰도 없었다. 내 옷, 아들 옷, 남편 옷이 색깔별로 들어있는 상자가 절기마다 도착했다. 세관에서 비즈니스라고 오인했는지, 세금 딱지가 붙어서 오기도 했다.     아들이 한 살 무렵에 살고 있었던 웨스트버지니아는아팔라치안 산맥이 있는 동네다. 내가 살던 아파트는 언덕 위에 있었다. 눈썰매를 타듯 브레이크를 밟으며 언덕길을 내려오면 평지에 대학 건물 파킹장이 있다. 그 옆에 잡풀이 자라는 공터에 필리핀 가게가 있었다. 동양 학생들은 아쉬운 대로 두부, 숙주 같은 것을 사곤 했고 주인아줌마의 수다스러운 웃음을 덤으로 얹어 갔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빈약한 선반에는 건조물과 통조림이 듬성듬성 있었다. 아들 돌을 차릴만한 식재료가 있을 리가 없었다. 한국에서 한 보따리 물건이 또 왔다. 버섯, 나물, 해삼, 생선, 조개 말린 것들이 왔다.     내일이 아들 돌이다. 학생 부부들을 손님으로 청해 놓았다. 전날 밤에 나물과 버섯을 종류별로 한 움큼 물에 풍덩 담갔다. 아침에 부엌에 나가 보니 이게 웬일, 내 눈은 대야만큼 커졌다. 그것들은 하마처럼 불어서 부엌 곳곳에서 대야 밖으로 넘치고 있었다. 흐물거리고 있는 나물과 버섯을 일단 없애야 했다. 손님들이 돌아갈 때 사정해 가며, 한 봉지씩 안겼던 기억이 난다. 건조식품에 대한 감이 전혀 없었던 애송이 시절이다.     지금은 안다. 그 물건들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이곳의 즐비한 한국마켓에 나가도 구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경동시장까지 발품을 팔고 노심초사 골라서 비싼 운임으로 부친 것이라는 것을. 어디 먹거리뿐인가. 그 시절의 나는 한국을 다녀오면 다른 사람이 되어서 돌아오곤 했다. 탱글한 파마에 윤기 나는 피부에 유행하는 옷을 입고 미국에 돌아왔다. “이제야 제 모습이 나오는구나”라며 읊조리는 그분의목소리를 뒤로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어머니의 마법 지팡이는 길어야 석 달이면 효력이 다했다. 파마는 늘어지고 피부는 거칠해지고 옷은 후줄근해졌다. 담가주신 김치는 떨어졌고, 챙겨주신 밑반찬은 바닥이 보였다. 그분의 지팡이도 미국 땅까지는 세력을 뻗치지 못했다. 나의 일상을 스스로 해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봄이면 나는 고추를 심는다. 안 매운 고추, 아삭이 고추를 심어도 어느 정도 자라면 매워서 먹을 수가 없다. 아기 고추 몇 개를 따 먹다가, 가을볕에 고추가 빨개지도록 그냥 두었다. 깊고 그윽한 햇볕을 받아서 대롱처럼 매달린 고추를 줄기에서 낚아챈다. 반을 갈라서 건조기에 밤새도록 말린다. 집안에 알싸하고 매캐한 냄새가 퍼진다. 가을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가 오그라든 고추를 다시 한번 해를 보게 한다. 이제 가루가 될 준비를 마쳤다.     마법 지팡이로 나를 ‘팡’ 건드려 주던 분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보따리가 오지 않아도 그럭저럭 해결되고 있다. 시월 어느 따뜻한 날을 골라서, 햇고춧가루로 김장을 해야겠다. 김미연 / 수필가살며 생각하며 지팡이 마법 마법 지팡이 아기 고추 한국 식품점

202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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