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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토 융해를 촉진하는 지의류

지난 12월 미국지구물리학회에 동토 융해를 가속하는 지의류의 영향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이 발표는 지역 신문과 대학 등에 게재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동토는 지하 약 1m 이하에 존재하며, 1미터 이하를 활동층이라 부른다. 그런데 동토가 존재하는 지표면의 물이끼 (sphagnum moss)는 수분 조절, 동토 융해 보호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토가 존재하는 한대 산림은 우점종이 흑가문비 나무다. 흑가문비 나무는 성장 속도가 무척 느리고, 성장조건이 다른 식생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서 성장한다. 또한, 흑가문비 나무가 있는 한대산림은 불연속 동토지역이다. 이 지역은 동토의 존재 비율이 50%에서 90%이다. 특히, 물이끼가 존재하는 지역은 극지역 대부분을 차지한다.     흑가문비 나무의 성장이 느리다는 것은 동토로 인해 저온의 환경에서 뿌리의 활성도가 다른 식생에 비해 느리다는 것을 의미한다. 흑가문비 나무는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 (광합성)을 담당하고 있으며, 온실효과기체의 흡수원으로 위치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흡수원에서 방출원으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알래스카의 온난화 영향으로 동토 융해를 보호하는 물이끼의 천적인 지의류(lichen)가 확산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것이 지의류의 영향으로 물이끼가 본래의 역할을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연구한 것이다.     지의류는 토양수분 증발을 보호하는 물이끼의 역할을 파괴한다. 그리고 지의류는 물이끼만 선택적으로 피해를 준다. 동물 및 바람에 의해 포자가 퍼져나가 오직 물이끼 위에만 착생한다.       이 지의류는 물이끼의 성장을 저해하고 종국에는 죽인다.  물이끼가 존재하는 곳과 지의류의 영향을 받은 곳은 지표면 온도와 수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정상적인 물이끼는 수분이 많고, 지온은 다소 낮은 편이다. 그러나, 피해를 본 물이끼는 수분이 적고 지온 역시 높다. 이는 균열로 인해 수분이 쉽게 증발하고 대기의 높은 온도가 쉽게 지면으로 전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땅속에 있는 유기물이 쉽게 분해된다.     토양 미생물의 군집이나 활동 능력 또한 차이를 나타낸다. 햇빛이 없는 지하부는 식물의 광합성 반응과는 반대로 늘 호흡을 한다. 호흡은 산소를 체내로, 체내 이산화탄소는 뱉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토양 지하부의 미생물이 활동하며 토양 유기물을 분해해서 나오는 부산물이 이산화탄소다. 그래서, 이를 토양호흡 (soil respiration)이라고 명명한다.     지의류 피해를 본 물이끼는 더 이상 광합성을 하지 못해 이전과 다른 환경조건으로 변한다. 이때 토양미생물은 온도에 직접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온도가 토양미생물의 활동에 직접 관여한다. 이는 토양에서 생성되는 이산화탄소의 대기 방출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이번 학술대회에서 지의류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과 받은 곳의 토양기원 이산화탄소를 관측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즉, 지의류 확산으로 자연환경에 이산화탄소가 느는 것은 기후에 정의 피드백 (positive feedback)을 가속한다는 것을 실증한 것이다. 이는 극지를 더 온난화로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연환경에서 온실효과기체의 방출원과 제거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번 발표는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의류의 피해가 커질수록 물이끼의 역할이 줄어 동토의 융해까지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강조한 발표였다. 동토 온도도 상승하고 있는 현재, 지의류의 영향까지 커진다면 더 빨리 동토 융해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6년 전의 야외관측에서 지의류의 확산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기온이 점점 상승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미래의 극지 환경에 적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지의류 동토 동토 융해 지의류 피해 토양수분 증발

2023-01-25

[기고] 동토 융해를 촉진하는 지의류

지난 12월 미국지구물리학회에 동토 융해를 가속하는 지의류의 영향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이 발표는 지역 신문과 대학 등에 게재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동토는 지하 약 1미터 이하에 존재하며, 1미터 이하를 활동층이라 부른다. 그런데 동토가 존재하는 지표면의 물이끼 (sphagnum moss)는 수분 조절, 동토 융해 보호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토가 존재하는 한대 산림은 우점종이 흑가문비 나무다. 흑가문비 나무는 성장 속도가 무척 느리고, 성장조건이 다른 식생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서 성장한다. 또한, 흑가문비 나무가 있는 한대산림은 불연속 동토지역이다. 이 지역은 동토의 존재 비율이 50%에서 90%이다. 특히, 물이끼가 존재하는 지역은 극지역 대부분을 차지한다.     흑가문비 나무의 성장이 느리다는 것은 동토로 인해 저온의 환경에서 뿌리의 활성도가 다른 식생에 비해 느리다는 것을 의미한다. 흑가문비 나무는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 (광합성)을 담당하고 있으며, 온실효과기체의 흡수원으로 위치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흡수원에서 방출원으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알래스카의 온난화 영향으로 동토 융해를 보호하는 물이끼의 천적인 지의류(lichen)가 확산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것이 지의류의 영향으로 물이끼가 본래의 역할을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연구한 것이다.     지의류는 토양수분 증발을 보호하는 물이끼의 역할을 파괴한다. 그리고 지의류는 물이끼만 선택적으로 피해를 준다. 동물 및 바람에 의해 포자가 퍼져나가 오직 물이끼 위에만 착생한다.       이 지의류는 물이끼의 성장을 저해하고 종국에는 죽인다.  물이끼가 존재하는 곳과 지의류의 영향을 받은 곳은 지표면 온도와 수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정상적인 물이끼는 수분이 많고, 지온은 다소 낮은 편이다. 그러나, 피해를 본 물이끼는 수분이 적고 지온 역시 높다. 이는 균열로 인해 수분이 쉽게 증발하고 대기의 높은 온도가 쉽게 지면으로 전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땅속에 있는 유기물이 쉽게 분해된다.     토양 미생물의 군집이나 활동 능력 또한 차이를 나타낸다. 햇빛이 없는 지하부는 식물의 광합성 반응과는 반대로 늘 호흡을 한다. 호흡은 산소를 체내로, 체내 이산화탄소는 뱉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토양 지하부의 미생물이 활동하며 토양 유기물을 분해해서 나오는 부산물이 이산화탄소다. 그래서, 이를 토양호흡 (soil respiration)이라고 명명한다.     지의류 피해를 본 물이끼는 더 이상 광합성을 하지 못해 이전과 다른 환경조건으로 변한다. 이때 토양미생물은 온도에 직접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온도가 토양미생물의 활동에 직접 관여한다. 이는 토양에서 생성되는 이산화탄소의 대기 방출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이번 학술대회에서 지의류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과 받은 곳의 토양기원 이산화탄소를 관측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즉, 지의류 확산으로 자연환경에 이산화탄소가 느는 것은 기후에 정의 피드백 (positive feedback)을 가속한다는 것을 실증한 것이다. 이는 극지를 더 온난화로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연환경에서 온실효과기체의 방출원과 제거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번 발표는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지의류의 피해가 커질수록 물이끼의 역할이 줄어 동토의 융해까지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강조한 발표였다. 동토 온도도 상승하고 있는 현재, 지의류의 영향까지 커진다면 더 빨리 동토 융해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6년 전의 야외관측에서 지의류의 확산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기온이 점점 상승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미래의 극지 환경에 적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지의류 동토 동토 융해 지의류 피해 토양수분 증발

2023-01-20

[기고] 북극 무스가 죽은 이유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의 북쪽에는 미국 공병대에서 관리하는 동토 터널이 있다. 이 터널은 1970년대 동서냉전시대에 소련의 방공망을 추적하기 위해 뚫었다고 한다. 지금은 군사시설 대신 연구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육군 공병대 소속인 한랭지 연구 및 공학연구소 (U.S. Army Cold Regions Research and Engineering Laboratory·CRREL)가 관리하고 있다. 이 동토 터널은 세계적인 동토 연구 장소로 유명하다.  많은 연구자가 동토 속을 볼 수 있다는 장점과 바로 시료를 채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동토는 북반구의 1/4을 차지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다.     연구소의 한 동토 전문가가 터널 바깥에서 무스 (moose)의 사체를 발견했다. 터널의 지상부 층에는 전형적인 한대 산림인 흑가문비나무가 우점종을 이루고, 지표면에는 물이끼가 분포하고 있다. 이 물이끼는 지하부의 수분 증발을 방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왜 무스는 터널 상부에서 죽었을까?     첫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곰이나 늑대 같은 맹수의 공격으로 의한 것이다. 겨울이 끝나는 시기에 월동에서 깨어나 먹이가 갈급한 곰이나 무리를 지어 먹이를 찾는 늑대의 공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무스 사체를 꼼꼼히 살펴보니, 갈비에 근육이 그대로 붙어 있었고, 내장도 부패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는 사인이 외부의 영향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맹수는 사냥한 무스의 내장을 먼저 섭취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맹수의 공격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무스 사체 주변에 이들 맹수의 발자국 흔적도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중앙 알래스카의 한대 산림에서 흑가문비나무산림 지하부에 동토가 존재한다. 최근 들어, 북극 기온의 상승과 더불어 이 동토 터널의 지상부에 동토의 융해가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사진으로 본 사실로는 무스 사체 부근에 많은 흑가문비나무가 쓰러져 있었다. 이는 동토의 융해에 의한 서모카르스트(thermokarst)가 존재한다. 이는 동토 융해로 물웅덩이나 호수가 생성된 것을 말한다. 안타까운 것은 서모카르스트를 우리말로 옮길 수 있는 적당한 용어가 없다는 사실이다. 다른 말로는 알라스 (alas)라고도 한다.     두 번째로 예측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동토 융해에 의한 것이다. 즉, 동토 융해로 지면은 물웅덩이로 함몰되어 있었다. 특히, 이 물웅덩이 밑은 ‘푼지죽창(punji stick: 밀림 속에 부설하여 적병의 발을 꿰뚫게 만든 무기)’처럼 뾰족하고 부러진 나무들로 즐비했다. 일종의 은폐 폭탄 (booby trap)인 셈이다.     겨울철 눈이 깊은 이곳을 무스가 먹이를 찾으러 지나가다 이 웅덩이에 빠져 다리뼈가 골절된 것으로 상상할 수 있다. 사실 무스는 눈 속을 질주하는 능력이 탁월한데 젊은 무스가 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동토의 융해가 주는 영향은 지표면의 함몰로 물웅덩이(thermokarst)를 만들면, 곧게 자리지 못하는 흑가문비 나무들이 생기게 되어 육상생태계에 직간접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우선, 동토 융해로 사회 기반 시설과 도로가 기울거나 울퉁불퉁해져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한다. 그다음으로 한대 산림의 지하부 1 이상에 존재하는 동토가 융해되어 동토에 포함한 고농도의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기후의 온난화를 가속하는 역할을 한다.     물웅덩이의 바닥에서 동토의 융해로 거품이 수면으로 보글보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메탄이 대기로 바로 방출하는 과정이다. 인위적인 메탄 발생원 중 가장 큰 요인인 논은 뿌리 부분에 혐기성 환경으로 생성된 메탄이 통기성인 벼 줄기를 타고 대기로 방출하는 것과 유사하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논에서의 메탄 방출 과정은 벼 줄기를 통한 과정이 80%이고, 분자확산이나 거품으로 방출되는 것이 각각 10%이다.     그렇지만, 서모카르스트 웅덩이에서는 거품이 80%이고, 식생 줄기와 분자확산을 통해서 각각 10%씩 대기로 방출한다. 그러기 때문에 겨울철에도 서모카르스트 호수 표면에 구멍이 나 있어 메탄가스가 대기로 방출되며, 불이 붙을 정도로 고농도 메탄이 방출되고 있다.     즉, 인위적인 메탄 발생원은 충분히 찾을 수 있지만, 자연적인 발생원은 아직도 미지의 세계라고 언급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 북극이 주목받는 이유가 동토라는 유물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극은 지구 온난화 및 기후변화의 전쟁터라고 말 수 있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그스 교수기고 북극 무스 동토 융해로 흑가문비나무산림 지하부 무스 사체

2022-09-16

김평식 신 미국유람 <36> 오로라 탐험

캐나다 최북단 옐로나이프 나사가 공인한 오로라 명소   한식당 육개장 추위 달래고 최북단 맥도널드도 이색적   오로라는 일반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대기권의 천문 현상이다. 주로 북극권이나 남극권에서만 관측할 수 있는 기상 현상인데 오로라가 발생하는 원인이나 과학적인 현상에 대하여는 플라즈마 입자라든지 태양풍 등 전문 용어조차 제대로 모르는 처지에 거두절미하고 오로라를 가본 현장만을 소개드리겠다.       필자가 10여년 전 신년 여행으로 오로라를 보기 위해 다녀온 적이 있다. 옐로나이프(Yellowknife)라는 캐나다 최북단의 작은 도시다. 물론 북유럽 핀란드나 아이슬란드 또는 노르웨이, 러시아, 알래스카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지만 옐로나이프는 지구상에서 가장 황홀한 오로라를 관찰할 수 있는 지역으로 미 항공우주국(NASA)이 추천해서 발표한 곳이다. 그래서 이왕에 오로라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서는 경비가 약간 더 들고 가는 길이 좀 어렵더라도 이곳을 가 보라고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옐로나이프를 가기 위해서는 일단 캐나다의 캘거리까지 가서 비행기를 바꿔 타야 한다. 캘거리에서도 북쪽으로 약 1000 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 동토 옐로나이프에 내리면 밤인지 낮인지 도저히 분간조차 할 수 없다. 추위는 또 어떠한가. 떠나기 전부터 짐작은 하고 왔지만 그야말로 살을 도려내는, 지금까지 내 생애에 처음 경험하는 강추위다. 조금 속된 표현으로 소변을 보면 얼음으로 변한다는 말이 완전 거짓말은 아닌 듯싶다. 버스에서 내려 호텔로 들어가는 5분 정도도 참기 어려운 추위이니 대략 짐작은 하리라.     오로라는 1년 내내 나타나지만 사람 눈으로는 어두운 밤에만 보인다. 해가 지지 않는 6~7월 백야 때 오로라 관측이 힘든 이유다. 대신 이 시기만 피해 8월 중순부터 10월 초 사이에 오로라 여행을 떠나도 된다. 북극의 한파를 피하고 싶다면 이 때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호텔에 투숙하고도 호텔 밖이 궁금해 밖을 나가보려 했지만 추위 때문에 엄두가 나질 않는다. 10여분 정도 걸어 나가면 방문객 안내소가 있다 하여 무슨 정보라도 얻을까 하여 나갔다가 5분 정도 걸었는데 도저히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다시 호텔로 와서 택시를 타고 다녀와야 했다. 그것도 현지 여행사에서 나누어 준 우주복처럼 생긴 방한복으로 완전 무장을 하고서 말이다.   이런 오지에도 한국 식당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오로라 투어는 다음날 저녁에 있다는 통보를 받고 호텔 옆에 있는 한국 식당에 반가운 마음으로 찾아가 따뜻한 육개장으로 속을 덥히니 뱃속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여행객 중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온 젊은이들이 상당히 많아 보이는데 아마 그래서 한인이라고는 한 사람도 살지 않는 이런 곳에도 한국식당이 있겠지 싶다.   전 세계에는 맥도널드 매장이 수 만개가 있다. 그중 위도 상으로 가장 북쪽에 위치해 있는 맥도널드가 이곳에 있다는 말을 듣고 이튿날 아침을 거기서 먹기로 하고 찾아 나섰다. 맥도널드 건물을 사기 위해 간 것도 아닌데 들어가면서 한 번, 나오면서 한 번, 두 번 씩이나 맥도날드 정문 앞 빙판에서 넘어지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든다. 두꺼운 방한복 덕분에 엉덩이뼈가 온전했지 안 그랬으면 오로라 구경은 물론 집에도 무사히 오지 못할 뻔 했다.   이곳은 저녁 8시경 어두운 밤 시간인데도 대낮같이 밝다. 관광객들은 버스에 나누어 타고 오로라를 보기 위해 어디론지 한없이 달려간다. 나지막한 야산 분지에 내리니 어림잡아 수십 개는 되어 보이는, 고깔모자같이 생긴 하얀 텐트들이 있다. 관광객은 여행사에서 지정해준 조별 번호와 텐트를 꼭 기억해야 한다. 특히 조별 번호를 모르면 돌아올 버스를 탈 때 미아가 되기 십상이다. 똑같은 방한복에 오로라 발광으로는 아는 사람도 몰라볼 정도로 그 사람이 그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바깥은 살을 에는 엄동설한이지만 텐트 속은 장작불 난로가 있어 따뜻하다. 와~와~ 함성 소리에 깜짝 놀라 밖을 나와 보니 하늘에서 벌어지는 형형색색의 우주 쇼에 그저 넋을 잃고 만다. 오로라다. 분홍, 초록, 진홍, 푸른 빛 등 오색 등이 하늘을 이리 저리 휘저으며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는 등 하늘이 마치 굿판 같다.     초고층 대기권에서 벌어지는 폭발적으로 벌어지는 오로라의 장관을 보고 온 지도 이미 오래 되었지만 지금도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미 전국에 좋다는 곳은 거의 다 보았다고 자부하는 필자지만 오로라 구경만큼은 평생 잊히지 않을 영원한 추억꺼리가 되고 있다.   임인년 새해 첫 기고문을 오로라로 장식하면서 올 한 해도 더 좋은 정보과 글로 만나 뵐 것을 약속드린다. 독자 여러분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면서.     김평식 등산여행 전문가   #여행 메모 옐로나이프는 북위 62도 쯤에 있는 캐나다 최북단 도시다. 오로라로 유명하지만 극한 추위를 견디며 살아온 원주민들의 역사를 보존한 노던 헤리티지 센터(Prince of Wales Northern Heritage Centre)도 둘러볼 만하다. 옐로나이프 남쪽에는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호수인 ‘그레이트 슬레이브 호(Great Slave Lake)’가 있다. 최고 수심이 600미터가 넘어 북미에서 가장 깊다. 오로라 관광 패키지가 있다.    미국 김평식 최북단 맥도널드 캐나다 최북단 동토 옐로나이프

2022-01-02

[전문가 기고] 지구온난화와 에스키모

 현재 북극의 영구 동토 융해는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방출시켜 지구 온도 상승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후 위기에 더해 수천 년 동안 얼어붙어 있던 동토가 점점 불안정해지면서 특히 북극권 지역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인공지능과 함께 유럽 인공위성의 새로운 데이터를 분석해 향후 30년 동안 위험에 처할 지역과 사회 기반시설을 식별해 내고 있다. 이 같은 연구는 최초로 시행하는 것으로 북극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동토는 수십에서 수백미터 두께의 언 토양, 암석, 퇴적물 등을 말한다. 동토로 분류되려면 최소 2년 이상 연속으로 땅이 얼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극지 땅의 대부분은 빙하기 이후 이미 동결돼 있었다. 동토층에는 식물과 동물의 탄소기반 잔해가 포함되어 있다.     북극 온난화가 동토 융해를 가져오고 유기물의 분해 속도가 증가하면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또한 이 융해 과정은 지표면을 불안정하게 하여 도로, 파이프라인, 건물 등 사회 기반시설에 직접으로 영향을 미친다.     유럽우주항공청(ESA)의 기후변화와 관련된 동토 프로젝트는 깊이 2m까지의 온도가 2050년까지 섭씨 0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동토가 고유의 물성을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녹은 치즈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이럴 경우 동토층이 분포한 북극 연안에서부터 내륙 100km 이내에 존재하는 원주민이 거주하는 사회 기반시설의 55%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이는 원주민 삶의 터전이 30년 안에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우주항공청 합동 프로젝트는 20개 이상의 주요 지구 환경 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위성 자료를 축적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40년간의 위성 자료 분석과 현재의 관측 내용은 모두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돼 미래 기후변화 예측에 사용될 예정이다.   최근에 발사한 고해상도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한 위성의 데이터를 인공지능과 함께 분석해 북극 원주민의 거주지와 기반시설을 탐사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이들 지역은 현재 동토의 융해가 현저히 발생하고 있다.       북극 원주민 중 에스키모의 활동반경은 동토층이 존재하는 해안을 따라 이루어진다. 해안 동토의 융해는 해안선을 붕괴시키고 풍부한 해양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며 지역사회의 존립마저 흔들고 있다. 연안에 조상 때부터 살고 있는 에스키모는 주거지와 사회 기반시설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현재 동토 융해에 관한 연구는 위성을 통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석유 및 가스 채굴과 관련된 기반시설이 많은 서부 시베리아가 특히 많은 피해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러시아에서 유럽과 중국으로 연결되는 가스 및 원유 파이프라인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공위성은 군사 및 기상 관측을 목적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구 전체의 기후 및 환경변화 관측과 전망 등에 활용되고 있다. 동토 융해에 따른 육상 지표면과 생태계의 변화, 산불의 발생 및 확산, 해빙 및 해양생태계의 변화,  미세플라스틱의 배출 등 많은 영역에서 고성능 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한 위성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김용원 / 앨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전문가 기고 지구온난화 에스키모 북극권 지역사회 동토 융해 사회 기반시설

202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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