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아쉬움 연아가 갚을게요' 아사다와 한·일 피겨대전
"야구 대표팀이 패해 아쉽다. 이번에는 내가 잘해야겠다. 열심히 노력하겠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에 져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23일 '피겨 퀸' 김연아도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연습을 마치고 숙소에서 TV를 보며 응원을 했다. 9회말 이범호의 극적인 적시타로 3-3 동점을 이루면서 김연아의 응원도 열을 더했지만 연장 10회 3-5로 무너지자 '이번엔 내 차례'임을 다짐했다. 김연아는 24일 스테이플스센터에서 개막한 2009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종목에서 아사다 마오(일본)와 우승 경쟁을 펼친다. 아사다와는 동갑내기에다 일본 선수란 점에서 WBC 한일전에 이은 또 하나의 '한일 피겨대전'이라 불릴 만하다. 김연아는 27일 규정 종목인 쇼트프로그램 28일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세계선수권 출전 사상 첫 금메달을 도전한다. 여자 싱글은 이틀간의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산해 우승자를 결정하게 된다. WBC에서 한국팀이 일본에 져 우승을 놓친 아쉬움을 가진 미주 한인 동포들은 벌써부터 '김연아 응원'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야구에서는 일본이 박빙의 승부 끝에 승리를 거뒀지만 이제 한인들은 LA에서 펼쳐질 김연아와 아사다의 '금빛 대결'을 놓고 다시 한 번 치열한 응원전을 시작하게 됐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이미 주니어 시절부터 밀고 당기는 라이벌전을 펼쳐왔다. 김연아가 2006-07시즌부터 시니어로 전향하고 나서 아사다와 맞붙은 대회의 성적은 3승3패다. 2006-07 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사다와 시니어 무대 첫 경쟁을 치른 김연아는 184.20점으로 아사다(172.52점)를 큰 점수 차로 제치고 당당히 우승했다. 하지만 2007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아사다가 2위에 김연아가 3위에 랭크되면서 균형이 맞춰졌다. 그해 말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2위를 차지한 아사다를 앞서 나갔다.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에게 우승 메달을 내주고 3위를 기록한 김연아는 그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또 한 번 아사다에게 밀렸지만 지난 2월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1위에 오르면서 아사다와 시니어 무대 역대 전적을 동률로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2009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는 김연아와 아사다는 최근 불거진 '훈련방해 논란'에 WBC 결과까지 결부돼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 속에 경기를 치르게 됐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