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본 2022년 문화계] 팬데믹 여파에도 한인 창작활동 풍성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나지 않았지만 올해 박물관과 갤러리 전시회는 다시 재 궤도에 오르고 있다. LA 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사이의 공간:한국미술의 근대’ 전시회 개막은 한인들에게 그림을 통해 한국 근대사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선사하고 있다. LA 필하모닉이 할리우드보울 100주년 기념 콘서트에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초정해 지난해 LA 필하모닉 2021-2022 시즌 개막 공연에 이어 1년여만에 다시 한인 관객과 만났다.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감독상에 이어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하며 6관왕에 올랐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골든글로브에서 비영어권 영화상 후보에 올라 K-콘텐츠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한인 문화계는 미주지역 작가들이 작업한 글을 모아 출간한 책이 계간지까지 포함해 40여권에 이른다. LA지역 한인 갤러리에서는 일 년 내내 화가, 조각가, 도예가 등의 예술작품 전시가 쉬지 않고 열렸다. 여전한 팬데믹 여파에도 한인사회는 작가와 예술가들의 풍성한 창작품으로 깊은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 1. 할리우드보울 100주년 기념 공연 1922년 7월 11일 LA 필하모닉은 할리우드 보울에서 첫 번째 여름 콘서트를 열었다. 첫 날 알프레드 레르츠로 지휘로 바그너의 오페라 리엔치 서곡과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 악장을 연주했다. 지난해 할리우드 보울 100주년을 맞이했지만 팬데믹으로 여름 시즌이 축소되면서 100주년 기념 행사 계획을 올해로 연기했다. 올해 100주년을 기념하며 관객들이 1965년 3달러 입장료를 내고 여동생과 본 첫 비틀즈 공연, 80년대 플레이보이 재즈 페스티벌, 2016년 인어공주 공연을 보며 청혼한 이야기, 92세 부부가 10대 때 공연장에서 처음 만난 연애 이야기 등 할리우드 보울에 담긴 추억을 공유해 화제였다. 올해 할리웃보울 100주년 기념 콘서트에 LA필하모닉은 한여름밤의 클래식 향연인 ‘베토벤 5번 콘서트’에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초청했다. 조성진은 베토벤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인 ‘황제’를 연주하며 LA에서 한인 관객과 다시 조우했다. 2. LACMA 한국미술 근대 전시회 LA카운티 미술관(LACMA)이 지난 9월부터 ‘사이의 공간:한국미술의 근대(The Space Between:The Modern in Korean Art)’ 전시회를 열었다. 서양 문화권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사이의 공간:한국미술의 근대’ 전시회에는 유화, 사진 및 조각을 비롯해 서양으로부터 수용한 새로운 예술 양식을 반영한 88명 화가의 총 130여점이 전시된다. ‘사이의 공간’에서 전시되는 작품들은 한국의 근대 미술이 일본 식민지 시대와 한국전쟁의 상처 깊은 시련과 함께 외부의 영향으로 인해 그리고 그런 영향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보여준다. 1897년부터 1965년까지 연대 순으로 보여주는 이번 전시에서 대한제국 시대(1897~1910)와 식민지시대(1910~45)에 일본을 통해 유럽의 영향을 받은 미술과 전쟁의 혼란한 시기와 전후 미국의 영향을 받으면서 실험해 가는 과정을 살펴보고 현대 초기의 미술을 엿볼 수 있다. ‘사이의 공간:한국미술의 근대’ 전시회는 내년 2월19일까지 열린다. 3. 한인작가 출간 봇물 올해 초 미디어 그룹인 비아콤의 콘텐츠 배급 재무전략 부사장이었던 정승희씨의 ‘문화를 넘으니 길이 보였다’를 시작으로 올 한해 미주 한인들은 40여권 이상을 출간했다. 수필, 시, 소설은 물론 문학협회들의 계간지 출간도 쏟아졌다. 유영재 씨를 비롯한 4명의 저자가 쓴 ‘프로그레시브 록 명반 가이드북’ 개정판과 ‘모던 프로그레시브 록 가이드북’, 이리나 작가의 ‘이런 날도 있다’, 미주한국문인협회의 ‘흉터 위에 피는 꽃’, 이정아 작가의 ‘아버지의 귤나무’, 김호길 원로시인의 ‘모든 길이 꽃길이었네’, 권소희 작가의 ‘순득이네’와 ‘포스트 잇’, 석정희 시인의 ‘내 사랑은’, 연규호 작가의 ‘투탕카멘의 녹슨 단검’과 ‘해부학 실습실의 촛불 데모’, 곽설리 작가의 ‘칼멘 & 레다 이야기’, 유숙자 작가의 수필집 ‘아들의 고향’, 이명렬 작가의 ‘태평양 건너 언덕 위에서’, 장정자 시인의 ‘한사코 꽃은 피고’ 그리고 한국문인협회 미주지회의 ‘2022년 한미문단 여름호’, 재미수필문학가협회의 ‘재미수필 23집’ 등이다. 4. 오징어 게임 에미상 6관왕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6관왕에 올랐다. TV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으로 이정재가 아시아 배우 최초로 수상하고 황동혁 감독이 드라마 감독상을 받으면 한국 대중문화 역사에 새 획을 그었다. 이어 제80회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을 비영어권 영화상 후보에 올렸다.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장편 영화다. 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애플 tv ‘파친코’가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Critics Choice Awards)의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 부문에 나란히 후보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020년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고 2021년에는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선정에 이어 올해도 K-콘텐츠의 저력을 선보였다. 5. 예술 창작품의 향연 올해 한인타운 갤러리들은 쉬지 않고 전시회를 열었다. 새해 초부터 연말까지 한인 예술가 뿐만 아니라 타인종 작가의 수준 높은 작품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리앤리갤러리의 '화신유령' 전시회로 새해 첫 포문을 열고 뒤를 이어 샤토갤러리의 '투' 전시회, 갤러리 파도의 ‘컬러 박스’ 전시회, 퍼스트 갤러리의 3인 작가 초대전 ‘애프터눈 스낵’, PRJCLA 갤러리의 유제화 작가 초대전, 뮤지오 박물관의 강현애 작가 ‘거룩한 대화’ 개인전, EK 갤러리의 라틴 아메리카의 대표적인 현대 화가인 파비안 버고스 전시회, 샤토갤러리의 박상준 도예가의 ‘공존', 과 장경자 서예가의 ‘초월’ 전시회,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와 LA 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이 LA 폭동 30주년을 기념하는 한.흑 특별 교류전시회 ‘피닉스 프로젝트’, 갤러리 웨스턴의 LA폭동 30주년 기념 '피스 투게더' 전시회, 재미여류미술가회의 ‘화합’ 전시회, 갤러리 두아르떼의 기자의 시선이 담긴 LA 폭동 30주년 기념 전시회, EK갤러리의 배정연 작가 개인전과 ‘타키 골드’ 초대전, 22회 남가주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문전에 이어 남가주 사진작가협회의 제16회 정기전시회 ‘대지의 풍요: 아름다운 세상’ 전시회로 마무리했다. 올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LA에서 수묵화 거장 '박대성' 화백의 초대전이 열린 것이다.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박대성:고결한 먹과 현대적 붓' 전시회를 개최했고 EK 갤러리에서도 박대성 화백 초대전이 열렸다. 올해 신규 갤러리 개관으로 예술계가 더욱 풍성해졌다. 베벌리힐스에 '스캇앤제이 갤러리', LA다운타운 아트 디스트릭 인근 E2아트 갤러리, LA 다운타운 LA 페이스 마트 몰에 '페이스 A 갤러리'가 개관했다. 이은영 기자되돌아 본 2022년 문화계 창작활동 여파 갤러리 전시회 전시회 개막 한인 관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