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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으로 고난에 동참, 기쁨으로 부활의 소망

침묵 가운데 고난을 묵상한다. 경건이 묻어나는 시간이다.   기독교계가 고난에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예수의 죽음을 묵상하는 고난주간(24일~29일)이다. 교인들은 저마다 일주일 간 경건 생활을 통해 예수의 고난에 동참하며 십자가의 길을 되새긴다. 고난주간은 암울하지 않다. 고난 뒤에 찾아올 소망을 가슴에 품는다. 예수에게는 고난의 종착이 죽음이 아닌 부활이었다. 크리스천에게도 마찬가지다. 고난과 죽음은 부활의 기쁨으로 귀결된다. 교계도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고난주간이 끝나면 부활 주일(3월31일)을 맞는다. 고난주간을 보내는 교계의 풍경을 알아봤다.     대부분의 한인 교회는 고난주간에 새벽기도, 저녁 집회 등을 통해 교인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예수가 달린 십자가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의미다.   LA지역 주님의영광교회는 27일부터 3일간 고난주간 특별저녁집회를 개최한다. 충현선교교회는 지난 25일부터 고난주간 헤브론 경건 훈련을 진행중이다.   어바인 지역 베델교회의 경우는 일주일 간(25~29일) '보혈을 지나 영광으로'라는 주제로 온 교인이 참여하는 고난주간 특별 저녁집회를 열고 있다.   애너하임 지역 남가주사랑의교회도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풀러턴 지역 은혜한인교회의 경우도 특별 강사를 초청, 고난주간 새새명복음치유집회를 통해 교인들에게 고난주간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특히 고난주간이 시작되고 나서 5일째를 맞는 금요일(29일)은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음을 맞이한 날이다. 이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기념하자는 의미로 각 교회는 '성금요예배'를 통해 전 교인이 모여 함께 예배를 드린다. 이때는 예수의 피와 살을 기념하는 의미로 '성찬식'을 거행하는 교회도 있다.   대부분의 교회가 고난주간에 새벽기도, 저녁 집회 등을 마치면 금요일을 특별한 의미를 담은 성금요예배로 진행하게 된다.   또, 각 교회들은 공연을 비롯한 각종 구제 및 요양원 방문 등을 하며 예수의 사랑을 이웃에 나누는 봉사 활동을 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남가주교회협의회, 오렌지카운티교회협의회 등 각 교계 단체들은 일제히 31일 새벽에 부활절연합예배도 개최한다.   팻머스 문화선교회의 경우 고난주간마다 '미디어 금식'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고난주간 동안 비기독교적이며 폭력적 또는 선정적인 미디어를 금하고 예수를 묵상하는 데 집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에서는 매년 30만 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동참하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 채팅인 '카카오톡'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인 '페이스북' 등의 사용도 고난주간에는 자제한다. '고난주간 미디어 회복'이란 캠페인을 통해 21세기형 금식을 강조하는 셈이다.   현재 고난주간의 미디어 금식을 돕기 위한 웹사이트(www.ipatmos.com)에는 고난주간 관련 CF 동영상, 캠페인 서약서, 포스터 등이 제공되고 있다.   팻머스 선교회 측은 "미디어 금식 캠페인을 통해 단순히 기존 미디어와 담을 쌓는 게 아닌, 기독교 문화콘텐츠 개발의 필요성도 함께 알리는 게 목적"이라며 "미디어 회복 캠페인을 통해 고난 주간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고, 더욱 건강한 미디어 환경을 교회, 가정이 함께 만들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모든 교회가 고난주간을 철저히 지키는 것은 아니다.   사순절, 고난주간 등은 교단 또는 신학자마다 다소 견해가 다르다.   쉽게 말하면 사순절과 고난주간을 비롯한 크리스마스 등은 단순히 '교회 절기' 정도로 여겨야 한다는 주장과 기독교의 소중한 전통이라는 주장이 맞선다.   우선 부활절이나 고난주간을 단순한 '교회 절기'로 보는 교회도 있다. 이를 특별한 기간으로 생각해서 행사 등을 통해 보내기보다는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의 의미를 묵상하는 기회 또는 계기 정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절기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적으로 묘사하는 표상일 뿐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합동신학대학원 이승구 교수는 "사람들은 성경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낸 후 그것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해 이를 지켜나가는 방식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며 "종교개혁 시기의 개혁교회와 칼뱅 청교도들은 특별한 절기를 지키지 않았다. 오히려 매일 십자가의 빛 가운데서 살아가야 함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나성남포교회 한성윤 목사는 "오늘날 교회가 사순절이나 고난주간을 지키는 일에 특별히 반대하지는 않지만 여러 행사나 프로그램으로 특별하게 지내려는 것은 반대한다"며 "특정한 절기에 금식 등을 통해 경건하게 보내는 사람들을 지지하며 훌륭한 생각이라고 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 안에서 사는 매일의 삶이 신앙의 정수"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 내 최대 교단으로서 미주 지역 한인 목회자들도 다수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합동)는 이미 수년 전부터 '사순절 절기의 비성경적 이유(84회 총회 신학전문 위원회)'를 결의한 바 있다.   반면 기독교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성공회 등은 사순절 등을 특별하게 보낸다. 기본적으로 가톨릭 교회력을 기독교의 전통으로 보기 때문이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소망 부활 현재 고난주간 고난주간 특별 고난주간 동안

2024-03-25

[기고] 고난주간에 생각하는 내일

고난주간(Passion Week)이 품고 있는 생명의 의미를 좀 더 느끼길 갈급하다면 그 마음은 과한 욕심일까, 아니면 부족한 신앙심일까. 그 의미를 좀 더 알기 원한다면 오히려 지혜와 상식이 부족한 사람으로 평가받을까 염려되어 보편적 메시지 그 이상을 찾지 아니하게 되는 것일까.     올해는 고난과 고통에서 이어지는 새로운 생명의 메시지, 즉 세족 목요일과 고난의 십자가 금요일 , 그리고 “죽은자 가운데” 토요일과 이어지는 부활주일 아침이 인류에게 전해주는 사랑과 축복을 겸손의 마음으로 부둥켜 안아보면 어떨까. 이번 고난주간에는 연례행사 그 이상의 메시지 듣기를 사모해보자.       병원 환자 스피리추얼 케어를 위한 상담 라운딩을 하면서 배우는 바가 적지 않다. 외형상으론 환자에게 상담을 제공하는 것으로만 보인다. 하지만 환자는 나보다 먼저 가야 하는 그 길에 있을 뿐이란 생각에 도달하면 단순한 상담미팅이 아니다.  스피리추얼 케어 시간은 사람의 언어 그 너머의 소통을 갖게 하고, 상담 후 환자와 함께 나누는 간구는 반드시 수사학적이 아니어도 위로와 축복으로 이어진다.     사실 상실의 슬픔 탓에 악화된 건강 문제는 자주 병상의 주제가 된다. 따라서 새로 경험하는 트라우마(trauma)의 고통과 의미 탐구는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이 과제를 풀어가며 환자가 배우게 되는 것은 상실 대처에 지식의 렌즈로 보는 것과 영적 렌즈로 보는 관점이 같지 않다는 점이다.     수년 전, 완치율 5%의 진단을 받고 수개월간 병상 생활을 해야 했던 환자가 있었다. 긴 병상시간 동안 수차례 치료중단 위기도 있었지만 질병치료와 함께 영적 상실의 대처에 힘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환자가 퇴원하던 날, 축하와 놀라움으로 가득한 담당 의료팀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완치율이 낮아 작은 희망뿐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돌봐주신 것 감사드려요. 그리고 나와 가족의 마음은 어느 순간부터 왠지 퇴원할 만큼 치료가 될 것이란 생각으로 가득했어요.”     올해는 한번 쯤 골고다에서 그 텅빈 돌무덤까지 천천히 마음으로 걸어 보자. 다른 길을 통해서라도 인류에게 죄사함과 내일의 소망을 줄 수 있었을 터인데 왜  그토록 극심한 고난을 통한 것인가.       성서에서 내일의 생명에 관해 다시 천천히 읽는다. “놀라지 말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를 찾는구나 그가 살아나셨고 여기 계시지 아니하니라.”  복음서 기록자는 고난 후 이루어진 새로운 생명에 대한 증인으로서 현대를 사는 우리 역시 청중으로 내다 본 것이리라.     그래서인지 초대교회는 그 장엄한 “죽은자 가운데서의 생명”에 대한 신앙고백을 기록하였고 그 후 1500년이 넘도록 그 고백은 계속된다. “… 죽으시고 장사한 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고.”       이번 고난주간은 실존적이요 영적 갈급함으로 절절히 느껴보는 내일을 사모해보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 많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의 아픔이 그냥 허비되지 않도록 남은자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소명으로 풍성해지는 계절을 기원한다. 김효남 / HCMA 디렉터·미주장신 교수기고 고난주간 이번 고난주간 병원 환자 스피리추얼 케어

2023-04-06

기독교계 침묵의 일주일…고난은 기쁨으로

지금 기독교계에는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예수의 죽음을 묵상하는 고난주간(4월10~16일)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교인들은 이 시간 침묵을 통해 예수가 겪은 고난을 묵상한다. 묵상은 경건을 수반한다. 기독교인들은 고난주간을 통해 그렇게 십자가의 길을 되새긴다. 고난주간은 암울하지 않다. 고난 뒤에 찾아올 소망을 가슴에 품는다. 예수에게는 고난의 종착이 죽음이 아닌 부활이었다. 기독교에서 고난과 죽음은 부활의 기쁨으로 귀결된다. 교계도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고난주간이 끝나면 부활 주일(4월10일)을 맞이한다. 고난주간을 보내는 교계의 풍경을 알아봤다.    십자가 묵상하는 고난주간 일주일 간 금욕, 경건의 시간   각 교회 특별새벽기도회 개최 성금요일엔 이마에 재 바르기도   소셜미디어, TV 시청도 자제 지역사회 위한 봉사활동 참여  기독교의 고난주간은 모순적으로 여겨진다.   십자가는 형벌과 고통이었다. 예수는 인간의 죄를 십자가를 통해 짊어졌다. 예수는 대속의 운명을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피 흘림의 고통을 온몸으로 감내했다.   예수는 인간을 위해 왜 십자가를 지었나. 고난주간은 그 지점에서 깊은 묵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예수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었다. 부활의 신비로 죽음을 이겼다. 그건 기독교 신앙을 소유한 이들에게는 부활이 소망의 근원이 된다.   죽음과 부활이라는 모순의 개념을 통해 예수를 신앙의 본질로 삼는다. 때문에 기독교의 본질을 되새기고 자신의 신앙을 재정립하는 시간이 된다.   이러한 고난주간을 동참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우선 대부분의 한인교회는 고난주간을 특별 새벽기도 기간으로 정하고 교인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이 기간 교인들은 경건의 삶을 살며 새벽마다 교회로 나와 침묵의 시간을 갖는다. 한 예로 풀러턴 지역 은혜한인교회의 경우 15일까지 '고난의 유익'이라는 주제로 새벽 부흥회를 진행한다. 이 밖에도 남가주사랑의교회 나성영락교회 ANC온누리교회 에브리데이교회 등도 고난주간을 맞아 특별 새벽기도회를 진행한다. 어바인 지역 베델교회의 경우는 특별하게 고난주간 동안 저녁 집회를 연다.   심지어 '사순절(부활절 40일 전 기간)'부터 전교인을 상대로 금식기도 및 새벽기도를 실시하는 교회들도 있다. 그만큼 예수가 겪은 고난의 시간을 온 마음으로 되새겨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교인들도 가능하면 이 기간을 경건하게 보낸다.   기독교인 최영준(42.LA)씨는 "고난주간에는 퇴근 후 약속을 잡지 않는다. 최대한 일찍 잠자리에 들어 다음날 새벽기도를 간다"며 "1년 내내 새벽기도를 할 수는 없지만 고난주간만큼은 성경을 묵상하고 십자가의 의미를 되새겨보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고난주간 가운데 맞는 금요일(4월15일)은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음을 맞이한 날이다. 이날 교회들은 '성금요일(Good Friday)' 특별 예배도 진행한다. 이때는 예수의 피와 살을 기념하는 '성찬식'을 거행하는가 하면 회개의 의미를 담아 이마에 십자가 모양의 재를 바르는 의식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 기간 교회들은 예배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나 행사를 준비하기도 한다. 부활절 특별 음악회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 양로원 방문 등을 통해 이웃을 위해 기독교 신앙을 실천하는 시간도 갖는다.   고난주간이 끝나면 부활절(4월17일)이다. 이날 한인 교계에서는 부활절 연합 예배도 열린다.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와 남가주목사회 등은 오는 17일 오전 6시 LA지역 주님의영광교회(담임목사 신승훈)에서 부활절 연합 새벽 예배를 개최한다.   요즘 젊은 세대 기독교인들은 미디어 금식 등을 통해 고난주간을 보내기도 한다. 인터넷 사용을 줄이거나 TV 시청은 물론이고 심지어 페이스북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사용도 금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끼 금식을 하며 금욕 생활을 한다.   기독교계 유명 문화 선교회인 팻머스의 경우 지난 2005년부터 고난주간마다 미디어 회복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팻머스는 '미디어 가려먹기'라는 주제로 젊은 기독교인들의 고난주간 동참을 장려하고 있다. 예수의 십자가와 고난에 집중하되 고난주간 기간 동안 비기독교적 문화를 멀리하고 신앙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접하자는 게 목적이다.   이를 위해 팻머스는 캠페인 웹사이트(http://media.ipatmos.com)를 통해 고난주간 동안 신앙에 도움이 될만한 다양한 기독교적 콘텐츠를 추천해주고 있다.   고난주간은 절기인가, 전통인가 교단마다 신학적으로 견해 달라   모든 교회가 고난주간을 철저히 지키는 것은 아니다.   사순절 고난주간 등은 교단 또는 신학자마다 다소 견해가 다르다.   쉽게 말하면 사순절과 고난주간을 비롯한 크리스마스 등은 단순히 '교회 절기' 정도로 여겨야 한다는 주장과 기독교의 소중한 전통이라는 주장이 맞선다.   우선 절기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적으로 묘사하는 표상일 뿐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고난주간 부활절 등은 신앙의 의미를 묵상하는 기회나 계기로 삼아야지 의무적으로 특정하게 보내거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건 신학적으로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합동신학대학원 이승구 교수는 "사람들은 성경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낸 후 그것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해 이를 지켜나가는 방식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며 "종교개혁 시기의 개혁교회와 칼뱅 청교도들은 특별한 절기를 지키지 않았다. 오히려 매일 십자가의 빛 가운데서 살아가야 함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존 최 목사(라이트하우스교회)는 "사순절과 고난주간에 어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는 건 왜곡된 절기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기독교에 가장 본질인 예수의 십자가와 그 의미가 특별한 절기를 통해 행위적인 참여나 교회의 독려가 아니면 그 의미가 부각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 내 최대 교단으로서 미주 지역 한인 목회자들도 다수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합동)는 이미 수년 전부터 '사순절 절기의 비성경적 이유(84회 총회 신학전문 위원회)'를 결의한 바 있다.   반면 기독교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성공회 등은 사순절 등을 특별하게 보낸다. 기본적으로 가톨릭 교회력을 기독교의 전통으로 보기 때문이다. 장열 기자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기독교계 침묵 고난주간 동안 고난주간 가운데 특별 새벽기도회

202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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