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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자책할 필요 없다”

한인 이모씨(39세, VA 옥튼 거주) 가족은 유난스럽다 할 정도로 코로나 팬데믹 감염 예방을 위해 노력해 왔다. 팬데믹 이후 네 식구가 사용하는 손세정제 5갤론, 클로락스 와이퍼 25통 정도를 구입해 사용해왔다.   이씨 부부는 부스터샷까지 접종했고 아이들도 10월과 11월에 접종을 마쳤다. 팬데믹 기간동안 계속 재택근무를 했던 이씨는 “작년 3월 이후 회사 상사와의 미팅 등 딱 세 번 어쩔 수 없이 외식을 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씨는 12월 들어 코로나 피로감이 누적돼 탈출구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제 슬슬 친구들을 만나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12월17일 알링턴 카운티의 야외 식당에서 예전 회사 동료를 만났던 것이 화근이었다”고 밝혔다.  19일에는 워싱턴 지역에 거주하는 친척들과 거의 2년만에 모여 크리스마스 쿠키를 굽는 등 실내 모임을 가졌다.     이날밤, 3일전 식사를 함께 했던 예전 회사 동료로부터 코로나 감염 소식을 듣고 20일 즉석 테스트 결과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안심하기 불안해 PCR 검사를 했다. 23일부터 몸이 슬슬 아파오더니 24일 날아온 PCR 검사 결과서에 양성판정을 보고 난 후 증상은 급속도로 심해졌다.   그는 여러 증상을 보였지만 병원 입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입원은 하지 않았다.     간호사로 일하는 윤모씨(45세, VA 사우스라이딩 거주)는 “늘 조마조마한 상황에서도 결근없이 일해왔는데, 결국 지난 주 확진판정을 받고나서 오미크론의 감염력을 실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윤씨는 “누구보다도 마스크를 잘 썼고 병원 외에는 낯선 사람과 대면한 적이 없었는데, 막판에 운이 좋지 않았거나 오미크론은 결국 불가항력이었다는 생각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팬데믹 상황에 따른 문제의식에 대해 "무엇보다도 감염자를 왕따시키려하는 한인사회의 편견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씨와 윤씨 등과 같이 철저히 위생관리를 하고 감염을 피하기 위해 여러 수단을 강구했던 한인들이 최근 속속 감염되고 있다.   일주일 전 확진됐던 한인 남모씨(56세, MD 엘리콧 시티 거주)는 “2년 가까이 무수히 조심하고 노력했는데, 그동안의 수고가 물거품이 된 것만 같고, 감염 증상으로 인한 고통보다 바이러스에 패배했다는 절망감이 더 크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오미크론 감염력은 누구를 탓할 수준을 넘어서 있다고 말한다.   신시내티 아동병원의 로버트 프랭크 박사는 “지금은 누구나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걸렸다고 해서 의기소침할 필요가 전혀 없다”면서 “마치 바이러스와의 레이스에서 패배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결코 감염자의 패배라고 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암담하다”고 전했다.     프랭크 박사는 “코로나는 일반 감기나 독감처럼 누구나 다 감염될 수 있는 것이며,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막아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이런 상황을 가정해서 우리 모두가 백신을 접종한 것”이라면서 “미접종자의 사망률이 접종자보다 20배가 넘는다는 점을 일깨우고 미접종자를 차분히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감염 자책 오미크론 감염력 코로나 감염 감염 증상

2021-12-30

[J네트워크] 오미크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새로운 진화 경로를 마련했다. 갑작스러운 경로 변경에 세계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 전문가 회의를 소집하고 변종 바이러스에 오미크론(Omicron)이라 부르기로 했다. 오미크론은 그리스 알파벳의 열다섯 번째 문자로 변종 바이러스의 정식 명칭은 사스-코브-2 변종이다.   오미크론은 델타 변이처럼 약한 고리를 노렸다. 오미크론이 처음으로 보고된 건 지난 24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다. WHO에 따르면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 9일 채집한 샘플에서 검출됐다.     2주 가까이 시차가 생긴 건 바이러스 검사법의 빈틈 때문이다. 흔히 ‘코 찌르기’로 불리는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검사법은 바이러스 속 특정 유전자만을 골라 증폭해 판별한다. 수십 가지의 바이러스 유전자 지표 중 코로나 바이러스임을 판별할 수 있는 2~3개만을 골라서 분석하는 것이다. 전체 유전자를 모두 검사할 경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WHO 등의 발표를 종합하면 오미크론은 유전자 변이로, 세 가지 코로나 바이러스 판단 지표 중 하나에서 표적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는다. 해석하면 기존 검사법으로 놓친 오미크론 확진 환자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인류가 첨단과학으로 공을 들여 쌓은 바이러스 방어막에 빈틈이 생긴 것이다. 영국과 벨기에에서 오미크론 감염이 뒤늦게 확인된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독일과 체코에서는 오미크론 감염 의심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오미크론은 전파력을 좌우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30가지가 넘는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델타 변이의 2배다. WHO는 “오미크론의 변이 중 몇 가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앨러지·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미국 상륙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유전자 변이로 오미크론이 백신 방어막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연구가 더 필요하다.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적어도 한 가지 사실은 증명됐다. 학자들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 예측이 빗나간 점이다. 오미크론은 언제든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자연은 언제나 인간보다 한 수 앞선다. 강기헌 / 한국 중앙일보 기자J네트워크 오미크론 감염력 오미크론 감염 오미크론 확진 바이러스 유전자

20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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