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네트워크] 오미크론
델타 보다 감염력 높은 변이
전문가 예측 뒤엎는 진화 경로
실체 파악까지 시간 걸릴 듯
오미크론은 델타 변이처럼 약한 고리를 노렸다. 오미크론이 처음으로 보고된 건 지난 24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다. WHO에 따르면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 9일 채집한 샘플에서 검출됐다.
2주 가까이 시차가 생긴 건 바이러스 검사법의 빈틈 때문이다. 흔히 ‘코 찌르기’로 불리는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검사법은 바이러스 속 특정 유전자만을 골라 증폭해 판별한다. 수십 가지의 바이러스 유전자 지표 중 코로나 바이러스임을 판별할 수 있는 2~3개만을 골라서 분석하는 것이다. 전체 유전자를 모두 검사할 경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WHO 등의 발표를 종합하면 오미크론은 유전자 변이로, 세 가지 코로나 바이러스 판단 지표 중 하나에서 표적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는다. 해석하면 기존 검사법으로 놓친 오미크론 확진 환자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인류가 첨단과학으로 공을 들여 쌓은 바이러스 방어막에 빈틈이 생긴 것이다. 영국과 벨기에에서 오미크론 감염이 뒤늦게 확인된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독일과 체코에서는 오미크론 감염 의심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오미크론은 전파력을 좌우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30가지가 넘는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델타 변이의 2배다. WHO는 “오미크론의 변이 중 몇 가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앨러지·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미국 상륙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유전자 변이로 오미크론이 백신 방어막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연구가 더 필요하다.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적어도 한 가지 사실은 증명됐다. 학자들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 예측이 빗나간 점이다. 오미크론은 언제든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자연은 언제나 인간보다 한 수 앞선다.
강기헌 / 한국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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