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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주식시장 환경 분석] 시장 기대와 연준 전망 금리 간극이 관건

8월의 시작과 함께 시장은 급락세를 보인 바 있다. 3일 만에 S&P500은 6%나 떨어졌다.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왔고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연준이 즉각 금리 인하조처를 해야 한다는 우려를 반영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7월 중소매 매출 등 이후 나온 경기지표들이 미국경기 전반이 여전히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우려는 곧 불식됐고 시장 하락세도 빠르게 역전됐다.   ▶현재 상황   결과적으로 단기 시장지표들도 개선됐다. 대체로 상승장세가 우세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리스크 요인들은 상존하고 있다. S&P500 기준 주가수익률은 22배를 가리키고 있다. 역사적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주식형 자산의 고평가는 시장이 그만큼 향후 경기를 낙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속적인 경기성장과 양호한 기업실적,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하 등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 과연 이런 시장의 기대감을 뒷받침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상승장세가 우세하다. 이달에 곧 있을 연준의 회의가 매우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는 연준의 경기전망요약(SEP)이 발표될 예정이다. 연준의 입장이 시장의 기대 및 예상과 얼마나 일치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   먼저 기술분석 지표들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S&P500과 주요 지수들의 Point and figure 차트가 빠르게 상승세로 전환됐다. 8월초 급락 이후 역시 빠른 속도로 꾸준한 회복세를 보인 패턴이 추가 상승세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4년 2분기 기업실적은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경기 ‘펀더멘틀’ 측면에서 시장 회복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현재 월가 분석가들은 올 연말까지 이같은 양호한 기업실적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2024년의 남은 4개월 동안 상승장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8월 초 시장의 급락 당시 이른바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빅스(vix)’도 큰 폭으로 뛴 바 있지만, 현재는 정상 수준이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잦아들었다는 뜻이다. 인플레이션 수치 역시 지속해서 연준의 타겟 레벨인 2%를 향해 내려오고 있는 것도 좋은 흐름이다. 인플레이션 하락추세에 대한 확신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우려와 관심은 그만큼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이 리스크 자산인 주식시장에는 불리한 소식이다. 최근 들어 채권값은 뛰고 수익률은 떨어졌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연준이 아직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포함하는 M2 통화량이 고점 대비 줄어든 상태로 통화 긴축 상태를 시사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부정적 요인이다. 채권이나 금 등 이른바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옵션거래활동이 증가추세를 보이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이 하락장세에 대비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이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7월 중 소비자물가지수(CPI) 2.9%는 역사적으로 중장기 평균치로 볼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정상화됐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전반적인 물가는 물론 수년 전에 비해 현저히 높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적어도 물가상승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잦아드는 이 시점에서 기억할 것이 한 가지 있다. 최근 수년 사이 경험한 인플레이션은 팬데믹이라는 글로벌 예외 환경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이다. 이 시기 가파른 물가상승은 팬데믹 여파에 따른 수급불균형 상황에서 각국이 적극적으로 통화량을 늘린 탓이다.   이전에도 미국 내 물가폭등은 이런 예외적인 사건들로 촉발된 바 있다. 2차 세계대전 직후와 한국전쟁 당시가 그랬다. 두 자릿수 물가상승률을 초래했던 70년대 오일쇼크와 90년대 걸프전 환경, 2008년 개스값 폭등 등도 비정상적 인플레이션을 가져온 비슷한 지정학적 변수들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경우는 60년대 말 경기활황기였다. 경기가 너무 좋으면 이 역시 인플레이션 유발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팬데믹이라는 외적 요인과 이후 진행된 회복 활황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특별한 경험인 셈이다.   이달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모기지 금리는 이런 기대감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재융자도 갑자기 늘고 있다. 8% 모기지 금리 시대는 이제 지나간 듯하다.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과 함께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는 지난해 11월 20년래 최고치인 7.79%를 찍은 바 있다. 현재는 6.5%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큰 차이가 아닌 것으로 느낄 수 있지만 30년 동안 절약할 수 있는 이자 금액으로 생각하면 이는 분명 큰 것이다.     패니매의 최근 재융자 인덱스를 보면 재융자가 급증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8월 중 수치가 전년 동기대비 거의 80% 증가했다. 절대적인 수치로는 저금리 시대와 비교할 때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도 작은 이자하락이 재융자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볼 수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연말까지 계속 추가 하락세를 탈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내년 봄과 여름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고용시장이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생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연준과 전망   이달부터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의 긴축 기조가 완화로 바뀌는 신호탄이 되는 셈이다. 실제 금리 인하 여부와 폭도 중요하지만 전망치를 담고 있는 경제전망요약(SEP)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실업률과 경제성장률,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등 주요 경기지표에 대한 연준의 생각과 입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은 연말까지 1%포인트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달에 0.25%포인트, 11월에 0.5%포인트, 그리고 12월에 마지막 0.25%포인트 인하한다는 기대 스케줄이다. 하지만 지난 6월 공개된 연준의 가장 최근 SEP에 따르면 연준은 연말까지 0.25%포인트 인하를 전망한 바 있다. 분명 더 공격적 인하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수준만큼 전향적일지는 회의적이다.   시장의 예상치는 정확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연준의 실제 행보가 기대와 다를 때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반면 연준이 만약 연내 0.75%~1.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다면 이는 시장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와 함께 연준이 보는 고용시장 전망도 주목할 것이다. 금리 인하 효과는 고용시장이 악화되지 않고 경기 전반이 양호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긍정적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반대 효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번 달에 있을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과 경기전망요약은 어떤 형태로든 남은 2024년 시장의 향배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시장환경에서나 중요한 것은 전반적인 리스크 성향과 수용 능력에 따라 적절한 리스크 관리를 하며 투자운용을 하는 것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9월 주식시장 환경 분석 관건 간극 금리 인하조처 기업실적 연준 시장 하락세

2024-09-04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겨울과 봄의 간극

마음을 알 수 없어 서성거렸습니다 / 보내주자, 보내 드리자 / 누가 이 마음을 주었는지 울고 말았습니다 // 보내주기로 한 마음은 싫어서가 아닙니다 / 차오르는 강물을 건널 수 없기에 / 봄빛이 오는 파란 하늘에 풀어주려합니다 // 번져오는 노을 빛으로 달려가도 / 함께 바라보자던 노을은 별빛에 지고 / 풀벌레 소리로 남겨진 봄 밤 / 그림자마저 지쳐 하루가 저뭅니다 // 보내지 못했습니다 / 모래가 쓸리는 수정체 속으로 / 신발 위를 걸어온 가느다란 길이 보입니다 / 그 길은 드러날 길을 길게 밀고 갑니다 / 언덕을 넘는 사람과 강을 건넌 사람이 만나 / 달빛아래 휘영청 머리를 감습니다 // 늦은 밤 때 아닌 눈이 산처럼 내리고 / 지나치려다 다시 만나게 되는 / 떠나오면서 돌아가야 할 기억하나 저며옵니다     봄이 온다 해서 창가에 앉아 있습니다. 아지랑이 피는 이른 새벽에 점퍼와 모자를 눌러 쓰고 집 앞 언덕을 오릅니다. 가슴 저몄던 지난 날들이 떠올라 눈을 감아 봅니다. 물이 흐르듯이 흘러 가는 기억의 저편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습니다. 생각과 표정과 풍경들이 만들어낸 그림들을 넘겨 보면서 많은 감회가 몰려옵니다. 늘 그 자리에서 공허했던 마음을 채워주었던 따뜻한 손길을 기억합니다. 푸른 소나무처럼 변하지 않는 마음과 배려와 사랑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마음은 여전합니다만 이제 가슴 벅찬 순간들을 내려 놓으려 합니다. 아직 피어난 꽃도 연둣빛 이파리도 보이지 않지만 나무 가지마다 움트는 꽃눈들은 꽃보다 봄보다 신비합니다. 꽃병에 한 아름 담겨진 당신 마음 같습니다. 그 마음을 이제 멀리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다가서면 멀어지려 하는 봄 같은 당신은 누구이옵니까?   시카고의 봄은 아직 멀었습니다. 여기저기 벚꽃이 피고 목련이 피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와중에도 한 밤중 때 아닌 눈이 온 땅을 덮었습니다. 다시 겨울입니다. 가지 않으려는 겨울과 오려 하는 봄 사이의 간극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른지 나도 모르겠습니다. 보이는 간극보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간극으로 인한 서로에게 향한 그리움은 또 얼마나 오래 갈른지요. 그리움이 아픔이 되고 더는 고통이 몰려오지 않도록 그 안에 있지 않으려합니다. 붙잡지 말고 내려놓으려 합니다. 몸에 힘을 빼고, 천천히 걷고, 목소리도 낮추어 이제 얽매이지 않고 자유할 수 있도록 훨훨 날아 오를 수 있도록 보내드리자.     사순절 둘째 주를 지나고 있습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Higgins Park에 들렸습니다. 이른 아침인데 걷고, 뛰는 사람들의 모습에 생기가 돕니다. 나무숲을 지나 호수를 지나 작은 나무다리를 걸었습니다. 옆을 지나치며 사람들이 건네는 인사에 맑은 새벽이 전해옵니다. 손을 들어 “ Hi! Good morning!” 화답합니다.   속이 텅 빈 고목이 쓰러져 있습니다. 족히 두 아름이나 될 법한 큰 나무가 제 삶을 다 한듯합니다. 아마도 수 백년 이 자리를 지키며 바람과 하늘을 어루만졌을겁니다. 한 겨울 눈송이를 짊어지고 견디어내다 봄바람에 셀 수 없이 까마득한 이파리를 피워냈을 고목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의 삶도 그럴 것입니다. 이렇게 겨울과 봄의 간극을 뒤척이다가 홀로 늦은 봄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이기에 보내드려야 합니다. 아직 이라면 그 몫은 내가 품고 가야합니다. 끝까지 견딜 수 없어 삶의 아름다운 꽃밭으로 남는다면 삶의 끝자락에서 흙이 되고 그리움이 되어 세상 어느 한 구석에 무명으로 뿌려지겠습니다.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겨울 간극 겨울 눈송이 당신 마음 연둣빛 이파리

2023-03-13

[하루를 열며] 간극(間隙)

 학교가 파할 시간, 아이들을 데리러 온 학부모들이 학교 앞에 가득하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데리고 나와 자기 아이를 부르는 학부모의 손짓을 따라 아이들을 내어주고 있다. 매일 인사를 주고받던 할머니는 보이지 않고 오늘은 손자를 데리러 할아버지가 오신 것 같다. 집까지 걸어서 4~5분밖에 안 되는 거리를 후줄근한 할아버지라도 와야 집에 보내주는 미국 초등학교.   놀이터 앞에서 아이는 놀고 가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지만 할아버지는 한 마디로 ‘노’라고 자른다. 어제는 할머니가 데리러 와서 놀이터에서 잠시 놀 수 있었는데 할아버지에겐 통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평생 학교 선생님으로 은퇴하신 노인은 영 융통성이 없어 아이는 할아버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아이 할머니에게서 들었다.   할아버지 내외는 일하는 아들 내외를 도우러 미국에 오신지 얼마 안 되었다. 집이 바로 학교 옆인데 학부모가 꼭 와야 아이가 집에 갈 수 있는…. 할아버지의 심기도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아이의 걸음이 무겁게 칙칙 끌린다. “신발 끌지 마라!” “왜요?” “신발 닳는다!” 나도 내 손자를 데리고 뒤따르며 들은 그들의 대화에 귀가 번쩍 열린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 ‘신발 닳는다’ 반갑기까지 하다. 나는 풋! 하고 터지려던 웃음을 얼른 숨겼다. 곧이어, 귓가에 내 어머니의 고함이 따라나섰다.     ‘넌 발모가지에 칼이 달렸냐? 운동화 사준지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찢어먹냐?’ 어머니의 역정이 있을 때마다 나는 진짜 내 발이 이상하게 생긴 것인지 심각하게 내 발을 살펴보곤 했다. 어제 학교 파하고 아이들과 고무줄놀이를 많이 하여 망가졌나보다 하는 가책도 들어 뜨끔하기도 했다.     한 시간여, 야산 길을 걸어 통학하던 초등학생 어린 내 발. 밭 사이 풀벌레들과 함께 뛰던 구부러진 산길. 띄엄띄엄 작은 마을 여럿 지나, 장마에 패인 고갯마루 올라서면 그제야 보이던 녹번 삼거리 저 아래 초등학교. 하굣길에는 느티나무 아래에서 아이들과 놀기도 하고 내 키만 하게 자라던 고추밭, 깨밭을 지나 집으로 돌아가던 길. 온갖 풀꽃들이 돋아나던 그 좁은 길이 아련히 떠오른다. 집에 오면 검정 고무신으로 갈아신는데도 내 운동화는 앞 밑창이 빨리 헐떡거리곤 했다.   나는 저 할아버지와 거의 동시대를 지나온 사람으로 충분히 할아버지가 이해된다. 그러나 그의 어린 손자는 어찌 알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지금이 아무리 풍요롭다 해도 당신의 궁핍하던 시절을 여전히 쉽게 지우지 못하는 노인의 눈에는 아까운 것을 모르는 지금의 아이들이 못마땅하리라.     남은 음식을 주저 없이 쓰레기통에 버리는 내 아이들을 보면서 나도 저 할아버지 같은 마음이었다. 아까운 마음에 나도 여러 번 잔소리도 해봤지만 여기서 태어나서 미국문화 속에 자란 아이들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먹는 음식 접시에 다른 이의 수저가 닿는 것을 금기시하는 것이 이곳의 식사 예절이란다. 큰 그릇에 비빈 밥을 둘러앉아 숟가락 부딪히며 먹던 그때가 따뜻했고 그리워지는 것은 이제 배부른 까닭일 것이다.   땅 밟을 일 거의 없고, 걸어 다닐 일 별로 없는 요즘 세상에 신발 닳을 걱정하는 할아버지…, 꼰대 같은 할아버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아이….   그 멀고 긴 간극이 내 눈에는 훤히 다 보이던 날이었다. 이경애 / 수필가하루를 열며 간극 할아버지 내외 아래 초등학교 평생 학교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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