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이직률 낮추는 수평적 기업문화
언제나 미래를 이야기할 때는 과거를 돌아 보게 된다. 역사를 되돌아 보면 기업의 발전은 경제 사회 구조를 변화시켰고 인간 생활의 환경을 바꾸면서 인류 진화의 원동력이 됐다. 1970년대 기업들은 대부분 노동집약적이었다. 1990년대에 들어 기업들은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발전했고, 2000년대에는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오늘날에는 첨단과학 산업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는 집단이다. 이윤 창출의 원동력은 기업이 생명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핵심역량이다. 따라서 기업은 명운을 걸고 핵심역량을 지킨다.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이란 ‘기업 내부의 조직 구성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기능, 지식, 경험 등 조직의 핵심을 이루는 총체적 능력’을 뜻한다. 다시 말해 ‘경쟁사보다 월등한 기술, 기능, 서비스를 확보하고, 경쟁 관계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차지하려는 능력’을 기업의 핵심역량이라 정의할 수 있다. 국가마다 국제화, 세계화를 내세우면서도 자국 기업의 ‘핵심역량’과 ‘특허기술’을 보존하며 타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법으로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에는 기업경영의 3대 요소를 자본(Money), 물자(Material), 사람(Man), 즉 ‘3M’이라 했다. 현대기업은 정보, 기술, 기업문화를 경영의 3대 요소로 간주하고 있다. 정보, 기술, 문화는 기업의 조직 속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그 인적자원이 바로 핵심가치이다. 잭 웰치 GE 전 CEO는 “내가 회사에서 사용한 시간 중 75%는 사람을 채용하고, 교육하고, 배치하고, 평가 보상하는 데에 썼다. 기업은 곧 사람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토머스 왓슨 IBM 전 CEO는 “기업의 성패는 그 기업에 소속된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는가에 좌우된다”라고 했다. 삼성의 창업자 이병철 회장도 “기업(企業)이란 한자를 풀어 보면 사람(人)이 모여(止) 함께 일(業)하는 곳이란 뜻이다”라고 했다. 운송그룹 한진의 창업자 조중훈 회장은 월례조회 때마다 “사업은 예술이다. 예술은 사람만이 창조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대기업을 창업한 총수들은 하나같이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거 기업들은 기업 내부의 직원을 '종업원’이라 불렀다. ‘종업원(從業員, Employee)’이란 기업주와의 고용계약에 의해 고용조건에 따라 활동하는 직원을 말한다. 종(從)이라는 글자가 암시하듯이 종업원이라는 단어에는 수직적 상하관계의 뉘앙스가 들어 있다. 자유분방한 MZ세대가 밀려오는 현대기업은 직원을 구성원이란 단어로 대체 사용하기 시작했다. ‘구성원(構成員: Associate)’은 조직이나 단체를 이루는 사람으로서 조직의 목표 달성에 능동적으로 활동하는 주체를 뜻한다. 구성원은 조직의 목표를 스스로 알아서 일하는 사람으로 개인의 독립성과 인격을 존중 받게 된다. 구성원은 주인이나 감독이 없어도 자기의 직무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활동한다. 종업원은 상하 수직적 관계를 내포하지만 구성원은 좌우 수평적 관계를 보여준다. 종업원이나 구성원은 모두 정신적, 육체적,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급여를 받는다. 종업원이 받는 대가는 일한 시간에 대한 임금(wages)이지만 구성원이 받는 대가는 일에 대한 책임감이 포함된 보상(compensation)성 급여이다. 우리는 기업에서 일을 하면서 자신을 종업원으로 생각하는지, 또는 구성원으로 자부하는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기업주도 내부의 직원을 구성원으로 대우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체마다 숙련된 인력이 복귀하지 않아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노사간에 신명나게 일하는 기업문화가 이직률을 낮추고 기업의 가치를 높인다. 이보영 / 전 한진해운 미주본부장시론 기업문화 이직률 조직 구성원들 기술집약적 산업 종업원 employ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