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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장례식 Blue

결국 시어머님은 101세를 두 달 남겨두고 떠나셨다. 많은 분이 왜 갑자기 돌아가셨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갑자기’가 아니다. 돌아가시기 삼 주전에 저와 제 남편의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해주셨다. 그 후 그녀는 하루하루 급속도로 쇠약해지셨다. 아니 그녀를 지탱하고 있던 모든 세포가 하나씩 소멸해갔다. 모든 에너지는 고갈되어 말할 기운도, 물을 삼킬 기력조차도 잃게 되었고 마지막 일주일은 수액을 맞으면서 겨우 심장만 팔딱이다가 그마저도 정지되었다. 심장이 멈추자 뇌세포도 멈추었다.     평생을 중환자실에서 일해온 간호사로서 정말 많은 죽음을 보아왔다. 보통 중환자실에서 죽는 환자들은 몰골이 험하다. 먼저 전신에 피멍이 들어 검푸르죽죽하다. 그리고 영양 부족 또는 신장 기능이 떨어져 전신 부종으로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많다. 그들은 많은 최신 의료기구와 강력한 정맥 주사약으로 겨우 심장박동과 혈압을 만들어 내기에 모니터에서는 계속 알람이 울려 주위가 어수선하고 복잡하다.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죽는다. 환자가 죽고 나면 의료장치를 제거하고 온갖 종류의 주사약을 멈춘다. 그러면 죽은 환자의 모든 근육이 이완되어 온갖 분비물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이런 장면들이 나에게 익숙하다.     그런 나에게 시어머님의 임종은 단아했다. 그녀는 인간 본연의 모습(integrity)을 간직한 채 서서히 사위어갔다. 참으로 다른 경험이었다. 평소에 당신 몸을 아끼며 잘 돌보셨고 절대 소식을 하셨기에 천수를 누리신 것이다. 노화되어 가는 육신을 욕심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인간의 육신은 이렇게 담백하게 메말라가는구나 하고 배웠다.     2007년 한국에서 시아버님 먼저 보내시고 여기 우리 집에 합류하셨을 때 ‘빈손으로 오세요’라는 나의 절실한 부탁에도 그녀는 최상급의 수의와 목화 솜이불만 갖고 오셨다. 그리고 평소에 장례는 간소한 화장과 수목장을 원하셨다. 그리고 장례비용이라며 봉투 하나를 건네셨다. 수의를 준비하는 마음, 장례 비용을 따로 남기는 마음은 과연 어떤 느낌이었을까. 생각하니 울컥거린다. 시어머님과 나는 평소에 장례 절차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었다. 실용주의자이면서 실존주의자인 나는 한국의 장례문화에 회의하고 있다. 거창하고 요란하고 형식적인 장례식이 죽은 자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아주 오래전에 읽은 기사 내용이다.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으로 절망에 빠져 있던 중에 장례를 치르게 되었다. 상술의 달인인 장의사는 가족 모두 머리가 마비된 상황을 이용해 최고의 상품만을 권하며 그에 따르지 않으면 상주를 죄책감으로 몰아간다. 상황에 몰려 장례를 다 치르고 나면 빚더미에 앉는다고 한다. 난 그 당시 이 글을 읽고 얼마나 분개했던지. 미치앨봄의‘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책 내용이 생각난다. 루게릭병으로 죽음을 앞둔 모리 교수가 애제자에게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해준다. 사랑, 일, 공동체 사회, 가족, 나이 든다는 것, 용서, 후회, 감정, 결혼, 죽음 등을 소재로 다룬다. 모리는 누구나 죽게 되는데 이왕이면 죽음을 가치 있는 일로 승화시킬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책이 나왔다고 한다.     어떻게 죽어야 할지 배우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된다. 삶이 영원히 계속되지 않기에 삶을 소중히 여기게 된다. 아프리카에서는 한 촌장을 잃게 되면 도서관 하나를 잃은 거와 같다고 한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 죽을 때 내 안에 있는 가장 중요한 나도 죽는다. 너의 장례식은 언제나 나의 장례식이다. 왜냐면 그를 잃는다는 것은 그를 통해 생성된 나의 부분까지 잃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죽음으로 인해 그 사람과만 가능했던 관계도 끝난다’라고 썼다. 시어머님을 잃었다. 나는 그녀와 가능했던 관계를 잃었다. 그리고 나는 이 블루를 얻었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장례식 blue 장례식 blue 보통 중환자실 마음 장례

2024-02-09

[오늘의 생활영어] on top of that; 거기에다가

(Roger is sitting at his computer at work when Jim comes into his office … )   (로저가 직장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데 짐이 사무실로 들어온다 …)   Jim: What are you doing?   짐: 뭐 해?   Roger: I’m looking up airline flights.   로저: 비행기표 알아보는 거야.   Jim: Where are you going?   짐: 어디 가는데?   Roger: To New York.   로저: 뉴욕.   Jim: Did you find any cheap flights?   짐: 싼 비행기표 좀 찾았어?   Roger: Yes. This one here is $342 round trip.   로저: 응. 여기 이건 왕복표가 342달러야.   Jim: That’s a great price.   짐: 그거 좋은 가격이네.   Roger:But there’s tax and fees on top of that.   로저: 하지만 거기에 세금하고 수수료가 붙지.   Jim: But you can’t beat that. I don’t think you'll find a cheaper price.   짐: 하지만 그보다 나은 게 없을텐데. 그 가격보다 싼 건 못찾을 거야.     Roger: You’re right. I think I’ll go with this one.   로저: 맞아. 그냥 이걸로 할까봐.   ☞기억할만한 표현   * look up (something): ~을 찾아보다 알아보다     "I have to look up some words in my dictionary." (사전에서 단어 몇을 찾아봐야겠어요.)   * you can't beat that: 그것보다 낫게는 못할 겁니다   Jim: "I bought this computer for $275." (난 이 컴퓨터를 275달러에 샀어.)   Roger: "That's great. You can't beat that." (굉장한데. 그것보다 싸게는 못 살거야.)   * go with this one: 이걸로 하세요     "I like the black and gray sweater but I'm going to go with this one the blue sweater." (검정이나 회색 스웨터도 좋지만 전 이걸로 할래요 푸른 색 스웨터요.)   California International University www.ciula.edu (213)381-3710오늘의 생활영어 great price gray sweater blue sweater

2023-11-08

[삶의 뜨락에서] Plan 75와 Blue Zone Project

‘Plan 75’는 2022년 6월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다. ‘75세 안락사법인 플랜 75가 오늘 통과되었습니다’라는 뉴스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이 법은 일본에서 75세가 된 개인이 국가에 죽음을 신청하면 국가가 모든 책임을 지고 안락사를 도와주며 위로금으로 약 100만 원을 지급한다. 국가 공무원인 상담직원은 이 돈은 완전 당신 것이니 당신 마음대로 써도 된다. 여행이나 근사한 외식, 혹은 장례비용으로 사용해도 된다고 상담해준다. 마치 여행사에서 핫한 상품을 소개해주듯 홀로 묻히기보다 그룹 매장도 가능하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왜냐고 묻자 그룹 매장은 외롭지 않아 많은 고객이 선호한다고 한다. 담당 직원들은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나 공원들을 돌며 이 따끈한 새 법을 홍보하고 TV 광고도 ‘내 죽음을 스스로 결정할 수가 있어서 좋다’고 자연스럽게 선전한다.     그리고 이 영화의 마지막에는 ‘정부는 플랜 75가 좋은 반응을 보임에 따라 플랜 65도 검토하고 있다’라는 뉴스가 뜬다. 문제는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일본인들의 반응이었다. 노인들 대부분은 너무 섬뜩하고 끔찍해 공포에 떠는 한편 젊은이들은 이제 더는 피할 수 없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수긍한다는 반응이었다.     2007년에 일본은 세계 최초로 초고령사회(만 65세가 20%)에 진입했다. 나라를 위해 명예롭게 죽을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는 일본인만의 기발한 아이디어일까? 사람의 생명을 생산성으로 계산하여 소비만 하는 노인들은 살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노인들에 들어가는 의료비와 그들의 생계비용인 사회 연금 지출이 나날이 늘어감에 따라 이런 가공할만한 아이디어를 내놓은 일본인들이 무섭다.     한편 미국에서는 Blue Zone Project가 지금 한창 활성화되고 있다. 블루 존이란 용어는 Dan Buettner가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는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National Geographic’ 기자로 지구상에서 평균수명이 월등히 높은 세계 각 지역을 탐사한다. 현재 인간의 평균수명은 80세 정도지만 이런 통계를 넘어 장수하는 세계 곳곳의 마을을 블루 존이라 칭한다. 일본의 오키나와, 코스타리카의 니코야 반도, 캘리포니아의 로마 린다, 이탈리아의 사르디나 그리고 그리스의 이카리아섬이 블루 존에 해당한다.     이 장수마을의 공통점은 건강한 식생활과 끊임없는 움직임이다. 이들은 주로 식재료를 주변의 자연에서 얻는다. 이들은 여유로운 삶이 몸에 배어 있고 가족과의 유대관계를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채소 위주의 식습관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이 장수의 기본임을 일찍부터 깨친 사람들이다. ‘세계 장수마을 블루 존’이라는 최신판에서 작가 Dan Buettner는 싱가포르를 제6의 블루 존으로 추가했다. 15년 만의 일이다. 싱가포르는 보행자 우선 체제가 잘 되어 있어 걸어서 이동하가 쉽다. 자동차에 많은 과세를 부과함으로써 도보나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한다. 정부 또한 National Steps Challenge Program 시행 방안으로 걷기 운동과 건강식품 구매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정부에서는 ‘건강 음식’ 라벨을 부착하게 해서 설탕, 지방, 소금 함량을 줄이도록 한다. 당연히 ‘건강 음식’ 라벨 붙은 음식만 먹으면 건강은 보장된다. 또한 노부모와 함께 살거나 근처에 살면 세금 혜택을 제공한다. 정부에서는 병원을 하나의 작은 지역사회처럼 구성하여 레스토랑, 강의실, 야외 공간 등을 설치하여 무료 건강검진, 질병 예방에 중점을 둔다.     물론 싱가포르는 도시국가이다. 작은 공간이기 때문에 이 모든 제도가 가능하기도 하겠지만 국민의 건강과 행복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 이 나라의 정책이 부럽다. 인류 100세 시대는 현실로 다가왔다. 일본의 ‘플랜 75’와 싱가포르의 ‘노인 친화적 프로그램’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project plan blue zone 세계 장수마을 건강 음식

2023-11-03

[오늘의 생활영어] on top of that; 거기에다가

(Roger is sitting at his computer at work when Jim comes into his office … )   (로저가 직장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데 짐이 사무실로 들어온다 …)   Jim: What are you doing?   짐: 뭐 해?   Roger: I'm looking up airline flights.   로저: 비행기표 알아보는 거야.   Jim: Where are you going?   짐: 어디 가는데?   Roger: To New York.   로저: 뉴욕.   Jim: Did you find any cheap flights?   짐: 싼 비행기표 좀 찾았어?   Roger: Yes. This one here is $342 round trip.   로저: 응. 여기 이건 왕복표가 342달러야.   Jim: That's a great price.   짐: 그거 좋은 가격이네.   Roger: But there's tax and fees on top of that.   로저: 하지만 거기에 세금하고 수수료가 붙지.   Jim: But you can't beat that. I don't think you'll find a cheaper price.   짐: 하지만 그보다 나은 게 없을텐데. 그 가격보다 싼 건 못찾을 거야.   Roger: You're right. I think I'll go with this one.   로저: 맞아. 그냥 이걸로 할까봐.     ━   기억할만한 표현     * look up (something): ~을 찾아보다 알아보다     "I have to look up some words in my dictionary." (사전에서 단어 몇을 찾아봐야겠어요.)   * you can't beat that: 그것보다 낫게는 못할 겁니다   Jim: "I bought this computer for $275." (난 이 컴퓨터를 275달러에 샀어.)   Roger: "That's great. You can't beat that." (굉장한데. 그것보다 싸게는 못 살거야.)   * go with this one: 이걸로 하세요     "I like the black and gray sweater but I'm going to go with this one the blue sweater." (검정이나 회색 스웨터도 좋지만 전 이걸로 할래요 푸른 색 스웨터요.)  오늘의 생활영어 great price gray sweater blue sweater

202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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