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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Plan 75와 Blue Zone Project

‘Plan 75’는 2022년 6월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다. ‘75세 안락사법인 플랜 75가 오늘 통과되었습니다’라는 뉴스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이 법은 일본에서 75세가 된 개인이 국가에 죽음을 신청하면 국가가 모든 책임을 지고 안락사를 도와주며 위로금으로 약 100만 원을 지급한다. 국가 공무원인 상담직원은 이 돈은 완전 당신 것이니 당신 마음대로 써도 된다. 여행이나 근사한 외식, 혹은 장례비용으로 사용해도 된다고 상담해준다. 마치 여행사에서 핫한 상품을 소개해주듯 홀로 묻히기보다 그룹 매장도 가능하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왜냐고 묻자 그룹 매장은 외롭지 않아 많은 고객이 선호한다고 한다. 담당 직원들은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나 공원들을 돌며 이 따끈한 새 법을 홍보하고 TV 광고도 ‘내 죽음을 스스로 결정할 수가 있어서 좋다’고 자연스럽게 선전한다.  
 
그리고 이 영화의 마지막에는 ‘정부는 플랜 75가 좋은 반응을 보임에 따라 플랜 65도 검토하고 있다’라는 뉴스가 뜬다. 문제는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일본인들의 반응이었다. 노인들 대부분은 너무 섬뜩하고 끔찍해 공포에 떠는 한편 젊은이들은 이제 더는 피할 수 없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수긍한다는 반응이었다.  
 
2007년에 일본은 세계 최초로 초고령사회(만 65세가 20%)에 진입했다. 나라를 위해 명예롭게 죽을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는 일본인만의 기발한 아이디어일까? 사람의 생명을 생산성으로 계산하여 소비만 하는 노인들은 살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노인들에 들어가는 의료비와 그들의 생계비용인 사회 연금 지출이 나날이 늘어감에 따라 이런 가공할만한 아이디어를 내놓은 일본인들이 무섭다.  
 
한편 미국에서는 Blue Zone Project가 지금 한창 활성화되고 있다. 블루 존이란 용어는 Dan Buettner가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는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National Geographic’ 기자로 지구상에서 평균수명이 월등히 높은 세계 각 지역을 탐사한다. 현재 인간의 평균수명은 80세 정도지만 이런 통계를 넘어 장수하는 세계 곳곳의 마을을 블루 존이라 칭한다. 일본의 오키나와, 코스타리카의 니코야 반도, 캘리포니아의 로마 린다, 이탈리아의 사르디나 그리고 그리스의 이카리아섬이 블루 존에 해당한다.  
 


이 장수마을의 공통점은 건강한 식생활과 끊임없는 움직임이다. 이들은 주로 식재료를 주변의 자연에서 얻는다. 이들은 여유로운 삶이 몸에 배어 있고 가족과의 유대관계를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채소 위주의 식습관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이 장수의 기본임을 일찍부터 깨친 사람들이다. ‘세계 장수마을 블루 존’이라는 최신판에서 작가 Dan Buettner는 싱가포르를 제6의 블루 존으로 추가했다. 15년 만의 일이다. 싱가포르는 보행자 우선 체제가 잘 되어 있어 걸어서 이동하가 쉽다. 자동차에 많은 과세를 부과함으로써 도보나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한다. 정부 또한 National Steps Challenge Program 시행 방안으로 걷기 운동과 건강식품 구매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정부에서는 ‘건강 음식’ 라벨을 부착하게 해서 설탕, 지방, 소금 함량을 줄이도록 한다. 당연히 ‘건강 음식’ 라벨 붙은 음식만 먹으면 건강은 보장된다. 또한 노부모와 함께 살거나 근처에 살면 세금 혜택을 제공한다. 정부에서는 병원을 하나의 작은 지역사회처럼 구성하여 레스토랑, 강의실, 야외 공간 등을 설치하여 무료 건강검진, 질병 예방에 중점을 둔다.  
 
물론 싱가포르는 도시국가이다. 작은 공간이기 때문에 이 모든 제도가 가능하기도 하겠지만 국민의 건강과 행복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 이 나라의 정책이 부럽다. 인류 100세 시대는 현실로 다가왔다. 일본의 ‘플랜 75’와 싱가포르의 ‘노인 친화적 프로그램’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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