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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유로파

박종진

박종진

갈릴레이에 의해 배율이 스무 배나 향상된 망원경으로 군대에서는 국경선을 지켰으며 부자들은 남의 집 침실을 엿볼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이 땅에 관심을 두는 사이 정작 갈릴레이의 망원경은 하늘을 향했다. 그는 울퉁불퉁한 달 표면의 분화구를 보았으며 우리의 형제 행성인 목성 주변을 맴도는 천체를 발견했다. 목성의 위성이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하늘에 떠있는 모든 것은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천체들은 목성 주위를 공전하고 있었다. 갈릴레이의 발견은 지구중심설을 신봉하던 그 당시 많은 궁금증을 던져주더니 급기야 지동설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1610년 갈릴레이가 목성 주변에서 본 것은 총 95개의 목성 위성 중 네 개였다. 두 번째로 목성에 가깝게 도는 유로파는 지구의 위성인 달보다 조금 작고 표면은 두꺼운 얼음층이며 그 아래에 바다가 있는데 지구 바닷물의 2배 정도 될 것으로 추측한다. 태양계의 여덟 행성 중 안쪽 4개는 표면이 암석이고 바깥쪽 4개는 기체로 이루어졌다. 목성과 토성도 기체 행성인 데다 생명체가 살기 힘든 환경이어서 그 주위를 공전하는 위성에 관심을 두었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와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가 그 후보다.
 
과학이 발달하기 전에 우리는 화성인이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 이 우주에 우리와 교통할 수 있는 지적 생명체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어딘가 우리보다 훨씬 과학기술이 발달한 그 무엇이 있겠지만, 우주의 규모로 미루어 그들과 영원히 교통할 수 없다는 것이 과학적인 추측이다.  
 
얼마 전에 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별은 핵융합하는 천체여서 생명체가 살 수 없다. 그 대신 그런 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나 그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에는 생명체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 발견해 낸 수천 개의 외계 행성에는 여러 이유로 생명체가 존재하기 불가능했다. 그러다 그들의 위성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구가 속한 태양이란 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 센타우리를 공전하는 행성이 있다. 영화 아바타의 무대는 그 행성 주위를 도는 판도라라는 위성이다. 실제로는 빛이 4년 반이나 걸리는 먼 곳인데 영화에서는 우주선의 성능이 향상되어 6년 수면 상태로 거기까지 간다. 
 
우리 태양계에는 지구 말고 생명체가 존재할 만한 행성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행성 주위를 공전하는 총 285개의 위성으로 눈을 돌렸다. 그 첫 번째 시도가 유로파 탐사선 클리퍼다. 클리퍼는 약 30억km를 날아 2030년 무렵에 목성의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며 착륙은 시도하지 않고 낮게 날면서 유로파 가까이서 관찰할 계획이다.  
 
갈릴레이 위성 중 가니메데가 한 번 공전하는 동안 유로파는 정확하게 두 번, 그리고 이오는 네 번 공전하는 까닭에 가니메데가 목성 주위를 완전히 한 바퀴 돌 때마다 그 세 위성은 한 번씩 일직선 위에 놓이게 된다. 당연히 서로의 중력이 크게 작용할 것이고 이 힘이 위성 내부 액체 상태의 코어를 움직여 그 마찰로 열이 나고 화산 활동도 할 것이다. 그래서 태양에서 너무 멀어서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 밖 추운 곳에 있어도 표면 얼음 아래 액체 상태의 물이 있고 해저 열수구 근처에 생명체가 존재할지 모른다는 추측을 한다. 앞으로 10년쯤 후 우리는 유로파 바닷속에 사는 외계 플랑크톤과 극적인 만남의 순간을 맞게 될 지 모른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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