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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두 ‘한인 엄마 후보’에 거는 기대

김영남 사회부 기자

김영남 사회부 기자

얼마 전 한 흥미로운 기사를 접했다. 40대 한인 여성이 또 다른 한인 여성인 영 김 연방하원의원 지역구(가주 40지구·공화)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주인공은 LA와 댈러스, 서울 등에서 아트 갤러리를 운영하는 에스더 김 바렛(Esther Kim Varet)이다.
 
선거가 앞으로 약 1년 9개월가량 남았기 때문에 실제 맞대결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만약 현실화된다면 한인 후보들이 연방의원직을 두고 여야 대표로 경쟁하는 첫 사례가 된다. 그간 멀게만 느껴졌던 ‘한인 정치력 신장’이 어느 순간 눈앞에 성큼 다가온 듯하다.
 
실제 한인의 정치력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성장했다. 첫 한인 연방하원의원은 김창준 의원(1993~1999년 재임)이다. 약 20년이 지난 2019년에 앤디 김 의원이 하원에 입성했다. 앤디 김 의원은 2024년 한인 최초로 상원의원에 당선돼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미셸 스틸, 영 김, 메릴린 스트릭랜드 하원의원 역시 2021년부터 의원직을 수행했다. 2024년 선거에서 스틸 의원이 낙선했지만 영 김과 스트릭랜드 의원, 그리고 새로 당선된 데이브 민 의원이 현재 ‘하원의 한인 3인방’으로 뛰고 있다. 이외에도 각 주와 지방 선거에서도 한인 선출직이 꾸준히 늘고 있다.
 
만약 영 김 의원과 김 바렛 후보가 실제로 맞붙게 된다면 그동안 한인 후보들의 선거 캠페인에서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 연출될 수 있다.
 
지금까지 일부 한인 후보들은 한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당연하게 여겨왔다. ‘우리가 남이가’ 식의 논리가 작용하며, 선거 기간 동안 한인 사회에 얼굴을 자주 비추다가 당선 후엔 모습을 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한인 후보들이 각당 대표로 서로 경쟁하게 된다면 ‘한인 프리미엄’은 사라지게 된다. 선거 과정에서 한인들의 목소리에 더 열심히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한인들 앞에서 연방 하원에 출마한 두 여성 한인 후보간 토론회가 개최되는 장면을 상상해보라. ‘한인들이 한인 후보를 뽑아달라’는 호소는 통할 수 없다. 공약과 정책만으로 냉정하게 승부를 겨루게 된다.
 
영 김 의원 후보의 2024년 선거 운동 홈페이지와 최근 만들어진 김 바렛 후보의 홈페이지 등 현재까지 공개된 선거 캠페인 자료를 보면 두 후보는 비슷한 배경을 내세우고 있다. 둘 다 ‘이민자의 자녀’, ‘평범한 어머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중산층 보호와 세금 부담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이런 공통점을 고려하면, 후보 간 정책 차이를 명확히 가르는 논쟁은 필연적이다. 이는 한인 유권자들에게 더 풍부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다. 한인 프리미엄이 사라진 자리에 ‘이념 공방’이 고개들 수 있어서다.
 
실제 한인사회에서는 최근 영 김 의원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관련 발언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김 의원이 “윤 대통령 탄핵 주도 세력은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려는 세력”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일었다. 그의 사무실 앞에서는 반대 시위가 열렸고,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까지 그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약 4600명이 이에 동의한다는 서명을 하기도 했다. 김 바렛 후보도 벌써 “극단주의적인 공화당의 영 김 의원을 은퇴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김 의원의 발언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반박한다.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정당한 주장이라는 논리다.
 
1년 9개월 뒤 한인 사회가 두 후보를 두고 선택해야 할 기준은 분명하다. 이념을 뛰어넘는 바른 정책이다. 두 ‘한인 이민자’이자 ‘어머니’들이 토론장에서 분열된 정치가 아닌한인 사회를 위한, 그리고 미국을 위한 신선한 싸움을 벌이길 바란다.

김영남 /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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