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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트럼프의 부동산 정책, 한인타운에도 통할까

우훈식 경제부 기자

우훈식 경제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첫날인 지난 20일 수십 개의 행정명령을 무더기로 서명하며 여러 방면에서 급진적인 정책 전환을 예고했다. 이날 발표된 행정명령 중 주목할만한 안 중 하나는 주택 비용과 기타 주요 생활비에 대한 긴급 가격 완화 지시다.
 
트럼프는 치솟는 집값과 공급 부족 등 주택 문제에 대한 강력한 개선 의지를 보이며 공급확대와 규제 완화, 행정부 수장들에게 주기적인 진척 보고 등을 명령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가 LA한인타운의 주택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든다.
 
행정명령의 핵심은 규제 완화와 주택 공급 확대다. 트럼프는 주택 건설 규제 비용이 신규 주택 가격의 약 24%를 차지한다는 전국주택건설협회(NAHB)의 분석을 언급하며, 불필요한 규제를 제거하면 건설 비용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구가 내 집 마련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미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의 행보에 대해 주택 공급이 증가하고 시장 안정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 캠페인 기간 연방 토지를 주택 건설을 위해 개방하는 방안도 꾸준히 제안해왔다. 이 방안은 저세율과 저규제를 결합해 새로운 주거 지대를 창출하고, 청년층과 중산층을 대상으로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계획은 환경 문제와 지역 정부와의 협력이 원활히 이루어진다면, 물론 단기간에 대규모 주택 공급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LA한인타운을 비롯해 주택난이 발생한 지역들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 이유는 첫째로 규제 완화의 효과는 주로 연방 차원의 정책 변화보다 주와 지방 정부의 협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건축 허가와 규제는 주 및 지역 수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연방 정부의 규제 완화가 실제로 현지 건설 환경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LA시는 자체적으로 엄격한 건축 규제와 임대료 통제 정책을 가지고 있어, 연방 차원의 규제 완화가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연방 토지를 활용한 주택 건설 계획은 지리적 한계가 있다. 연방 정부가 소유한 토지는 대부분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LA한인타운은 이미 높은 인구 밀도와 제한된 토지 자원을 가지고 있어 연방 토지 활용이 직접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또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싶은 도심 지역과 연방 토지가 위치한 외곽 지역 간의 불일치가 이러한 계획의 실효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트럼프가 서명한 행정명령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트럼프는 30일마다 행정부 부서 수장들에 소비자 비용 감소에 대한 진행 상황을 보고하도록 지시했지만, 구체적인 정책 도구나 목표는 쏙 빠져있다. 이는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게 만들고,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진전을 방해할 뿐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정책들이 기업 친화적 성격을 띠며 실제로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정책 역시 유사한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의 정책은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보여주지만, LA한인타운의 고유한 상황과 맞물려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규제 완화와 연방 토지 활용은 전체적인 주택 공급 확대에 기여할 수 있지만, 한인타운처럼 이미 포화 상태인 지역에서는 그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역 사회와의 협력, 구체적인 실행 계획,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포괄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시도가 진정으로 LA한인타운의 주택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지는 과거보다 앞으로의 정책 세부사항과 실행 결과에 달려 있다.

우훈식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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