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교회·사찰 한인들로 붐빈다
종교색 짙은 한인사회 단면
“이민 역사 교회와 함께 해”
연말 기도회, 신년 부흥회
새해 맞이 소원초 점등식
한인들이 교회에 모여 한 해를 되돌아보고 신앙을 통해 새해의 힘찬 출발을 다짐하면서 신앙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우선 애너하임에 있는 남가주사랑의교회(담임목사 노창수)는 지난 2일부터 14일까지 약 2주간 ‘연말특별새벽부흥회’를 진행했다.
이 교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출석 교인이 4500명 정도 되는데 부흥회 기간 2000여 명이 매일 참석했다”고 전했다.
장은주(42·풀러턴) 씨는 “새벽 4시부터 교회 앞 도로에 차량들이 줄을 이을 정도로 특별새벽기도의 열기는 뜨거웠다”며 “특별새벽기도를 통해 한 해를 돌아보고 내년을 신앙과 기도로 준비하는 한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와 새해 등으로 들뜬 분위기가 이어지지만 한인들은 오히려 신앙에 매진한다.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LA온누리교회(담임목사 이정엽)는 12월 한 달 동안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전 교인을 상대로 신약성경 통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교회 청년부 찬양팀은 지난 6일 찬양 집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는 유아부부터 청소년부로 구성된 차세대 교인들이 ‘지저스 페스티벌’ 공연도 개최한다.
새벽기도회는 새해에도 계속된다. 대부분의 교회가 내년 1월 6일부터 11일까지 신년 특별새벽기도회를 진행한다.
포모나에 있는 인랜드교회(담임목사 안환), LA 지역의 새생명비전교회(담임목사 강준민), 갈릴리선교교회(담임목사 한천영) 등이 해당 기간 새벽기도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충현선교교회(담임목사 국윤권)는 내년 1월 17일부터 19일까지 신년 부흥회를 진행한다. 패서디나 지역 사랑의빛선교교회(담임목사 윤대혁)는 오는 30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특별새벽부흥회를 진행한다.
정은영(52·라카냐다) 씨는 “타 민족 사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인사회만의 독특한 문화”라며 “특히 새벽기도 때는 각 구역이 떡국 등 음식까지 마련하기 때문에 기도회인 동시에 동네 잔치와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러한 한인들의 종교적 열심은 타 민족과 달리 이민사회에서 교회가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만큼 교회가 한인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천영 갈릴리선교교회 담임목사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인 이민사회가 교회와 동반 성장을 해온 것”이라고 밝혔다.
한 목사는 “한인 이민사회 초기에는 믿음뿐 아니라 다른 이민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교회에 나오는 한인이 많았다”며 “신앙이 한인 이민사회에서 꿈을 심어주는 역할을 했고 타지에서 외롭고 힘들 때 소망을 전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러한 문화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새해는 특히 신앙인들에게 마음을 다잡는 시기다. 느슨해졌던 믿음을 다시 돌아보고 마음을 다잡기 위한 목표도 세운다.
LA 한인타운에 있는 두란노 서적 관계자는 “12월이면 감사 노트, 큐티 노트, 성경 필사 노트 등을 찾는 고객이 많다”며 “연말을 맞아 이를 구매하기 위해 수많은 고객이 서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새벽기도, 신년 부흥회만 있는 게 아니다. 연말 봉사 활동을 통해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건네는 교회도 있다.
한인타운 내 동양선교교회(담임목사 김지훈)는 지난 12일 교인들이 합심해서 송년 이웃 사랑 프로젝트 ‘오드림 햇반’을 통해 주변 이웃, 시니어, 환우 등에게 햇반을 전달했다.
한편, 교회뿐 아니라 사찰도 붐빈다. LA 한인타운에 있는 달마사(주지스님 정범)도 연말 맞이 행사를 진행한다. 달마사 관계자는 “21일에는 동지 기념 팥죽 나눔 행사를 진행했고, 오는 31일 저녁부터 내년 1월 1일 0시 30분까지 새해 맞이 소원초 점등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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