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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찾아 미국 온 탈북민 한자리에

재미탈북자지원회 주최
지난 7일 송년의 밤 열려
각지에서 30여명 참석

7일 열린 ‘재미 탈북자 환영 송년의 밤’ 행사 참석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상진 기자

7일 열린 ‘재미 탈북자 환영 송년의 밤’ 행사 참석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상진 기자

“고맙죠, 가족도 만나기 어려운데 1년에 한 번 이렇게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줘서.”
 
지난 7일 오후 6시 30분, LA 한인타운 용수산에서 재미탈북자지원회(회장 로버트 홍)가 개최한 ‘재미 탈북자 환영 송년의 밤’이 열렸다. 약 30명의 탈북자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알래스카와 샌프란시스코 등 먼 지역에서 온 탈북자들도 참석했다.
 
30대 탈북자 제임스라고만 밝힌 그는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왔다고 했다.
 
그는 “3년 전 미국으로 왔고 2년 연속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며 “자주 연락하지는 않지만 이렇게라도 탈북자들과 1년에 한 번 만나 기쁘다”고 말했다.
 
학생인 그는 “LA 국제공항에 도착해 걸려 있는 큰 성조기를 보고 ‘이곳이 미국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미국 정착 당시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운전면허증이니 사회보장제도니 사회가 붕괴한 북한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이라며 “나이를 먹고 이런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능력함을 느꼈다”고 했다.
 
미주 지역의 탈북자들은 식당 서버부터 미장공, 수선공, 스시맨 등 직업도 다양했다. 그중에는 노숙자로 살아가는 이도 있다.
 
현재 한인타운의 노숙자 셸터에서 거주하는 최정철 씨는 “(동료 탈북자들을 만나)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어린 자녀들과 배를 타고 일본으로 가려다 한국으로 가게 된 비슷한 지역 출신 동료 탈북자와 오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재미탈북자지원회 연말 파티는 올해로 12년째를 맞았다. 실향민 출신이자 변호사로 활동 중인 로버트 홍 회장은 “어렸을 때 할머니가 매일 같이 북한 이야기를 했다”며 “탈북자들을 보면 가족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시간을 보낸 탈북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어 이런 송년회 행사를 계획했다”며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오늘만이라도 기쁨과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 망명하고자 하는 탈북자들을 상담하는 일을 하다 2007년 이런 단체를 만들었다고 했다. 현재 그는 탈북자들이 미국 정착 과정에서 겪는 법률적, 사회적 어려움을 돕는 일도 하고 있다.
 
이날 송년의 밤 행사에서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도산’의 감독인 소프라노 클라라 신과 팝페라 가수이자 테너인 최원현씨가 축하 공연을 했다. 이들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12월로 개사한 노래, 김추자의 ‘살짜기 옵서예’, ‘오 솔레미오’ 등의 노래를 불렀다.
 
이날 행사에서는 식사 이후 경품 추첨과 노래자랑도 이어졌다. 혼자 참석한 사람, 2명 이상 참석한 가족들에게 현금 선물이 전달됐다. 참가자들은 경품을 통해 믹서기, 인형 등 원하는 선물을 타갔다. 통일을 갈망하는 노래 ‘우리의 소원’을 함께 부르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김영남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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