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안 가는 시니어…주택 매물 부족 심화 우려
절반이 “현재 주택에서 노후”
은퇴 주택 구매 힘들어지자
집 팔고 새집 찾는 것 꺼려
일부는 리버스 모기지 선택
#. 32년째 한 주택에서 산 이미화씨는 실버타운 커뮤니티로 이주하려 했지만 친한 이웃과 익숙한 주변 환경으로 마음이 편한 현재 동네에서 노년을 보내기로 했다.
한인을 포함해 현재 사는 집에서 노후생활을 보내려는 시니어들이 많다. 부동산 업계에서 매물 부족 또는 정체로 인한 집값 상승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클레버의 설문 결과 “56세 이상 주택소유주의 절반 이상이 현재 주택에서 노후생활을 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56세 이상 주택소유주들이 집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면 신규 주택 건설으로도 매물 부족을 충당할 수 없어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현재 주택에서 노후를 보내려는 시니어의 비율은 더 높았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의 최근 조사에서도 주택을 소유한 베이비부머 세대(59~78세)의 약 80%가 현재 집에서 노후를 보낼 것이라고 답했다. 이 세대는 지난 10년 동안 주택 가격 상승으로 자산이 급증한 세대다. 베이비부머 주택소유주들은 재고 부족과 모기지 금리 상승 등으로 은퇴용 주택 구매가 힘들어지면서 집을 내놓고 새로운 곳으로 옮기길 꺼리고 있다. 베이비부머 주택소유주들은 젊었을 때 적당한 집을 구매하고 재융자를 통해 저리로 모기지를 내고 있거나 상환을 완료한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노년으로 접어들면서 다운사이징을 하는 주택 패턴이 깨져 주택 매물 공급이 정체되거나 부족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진 홍 남가주한인부동산 협회 신임 회장은 “다운사이징을 하려 해도 비싼 주택 가격과 높은 모기지 금리로 주택 크기는 더 작아지는데 모기지 월 상환액은 대폭 늘어서 실제로 ‘다운사이징’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신축 건설 비용이 급증했고 많은 시정부가 과거보다 신축 주택 공급을 어렵게 규제를 추가한 것도 주택 공급 부족에 일조하고 있다.
이에 더해 리버스 모기지로 노후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도 시니어들이 이사를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리버스 모기지는 현금이 추가로 필요한 주택 소유 은퇴자가 대상이다. 홈에퀴티를 연금 혹은 필요할 때 현금으로 찾아 쓸 수 있도록 한 금융 상품이다.
남상혁 SH 파이낸셜 대표는 “60대 후반부터 70대에 융자 금액이 40% 미만 남았거나 없다면 리버스 모기지를 고려해볼 만하다”며 “주택 매각 혹은 부부 사망 시에는 모기지를 상환해야 하지만 그 전까지 페이먼트 의무가 없어 현재 주택에 거주할 때 좋은 옵션”이라고 설명했다.
이은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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