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체·범죄자 단속 강화 방침에 한인들 불안
트럼프 2기 행정부 단속 방침에
1년 넘게 남은 DACA 갱신 관련
매일 10통 이상 문의전화 이어져
식당 등 직장 급습 단속 우려도
우선 막연한 불안감에 한인 이민 단체에는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20일 민족학교에 따르면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과 관련, LA와 오렌지카운티 등에서 매일 10통 이상의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민족학교 주디 최씨는 “DACA는 만료 3~5개월 전에 갱신 서류를 내는데 1년 이상 기간이 남았는데도 갱신에 대해 묻는 한인들이 많아졌다”며 “이는 향후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류미비자 박채원씨는 “2016년에 비해 트럼프 당선인의 반이민 발언이 굉장히 강해졌기 때문에 극단적인 정책이 우려는 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그 많은 사람을 추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박 씨는 “앞으로 4년간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남가주정의진흥협회에서도 이민 정책에 관한 문의 전화가 증가하고 있다.
변호사인 앤드류 지 이민·시민권 디렉터는 “한국어 핫라인 등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문의가 두 배 이상 늘었다”며 “한인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이 자신과 가족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단체의 에스더 김 커뮤니티 담당은 “현재 강경 이민 정책이 현실화될 것을 대비해 관련 정보들을 정리하고 있으며 조만간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등에 이를 게시할 것”이라며 “(강경한 이민 정책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제 이민 단체들은 앞으로 변화할 이민 정책에 발 빠르게 대비하고 있다.
전국 200여 개 이민 단체는 바이든 행정부에 서한을 보내 ICE 구금 시설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 등 전국의 이민 단체가 공통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도록 질문과 답변 샘플을 만들고 있으며, DACA 소송에도 대비 중이다. 이민자 권리를 담은 팸플릿 제작, 이민자 방어기금 조성, 핫라인과 앱 운영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직장 급습 등을 통한 단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식당, 호텔, 건설 현장, 농장 등을 급습해 불법체류자를 적발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LA 한인타운 내 한 식당 업주는 “요식업을 운영하다 보면 서류미비 노동자들에게도 일을 시킬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며 “이민 정책이 강화되면 그런 사람들이 직업을 구하는 게 어려워지고, 업주들 입장에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이민 정책이 강화될 것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이민자끼리도 차별하는 현 사태에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DACA 수혜 한인 남성은 “‘인심은 곳간에서 난다’는 한국 속담을 생각하게 된다”며 “많은 사람들이 살기 힘들어지자 화살을 이민자에게 돌리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범죄나 국경 단속, 경제 이슈로 민주당에 실망한 사람들을 어떻게 비난만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은별·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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