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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법원, 시민권자 불체 배우자 구제 '제동'

시민권자와 결혼한 밀입국 불체자·자녀 신분 취득 길 막혀
법원 “행정부 법적 권한 없다”…트럼프 당선 직후 판결 나와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한 밀입국 불법체류자와 자녀 등에게 합법적 신분 취득의 길을 열어주려던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지 단 하루만이다.
 
텍사스주 연방법원 캠벨 바커 판사는 7일 바이든 행정부의 '밀입국 배우자 영주권 허용 행정명령'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8월 19일부터 이른바 '미국인 가족 유지 조치'(Keeping Families Together)를 시행하고, 시민권자와 결혼한 밀입국자와 자녀가 합법적 체류 신분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미국에서 10년 이상 거주했으며, 범죄 전력이 없고 시민권자와 법적으로 유효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으면 '사면'(Parole)을 시행해 체류 신분을 주도록 하는 방안이었다. 행정명령 시행 전 법에 따르면,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온 경우 시민권자와 결혼해 장기간 미국에 거주해도 시민권 취득이 어려웠다. 밀입국자가 합법 체류 신분을 받으려면 미국을 떠나 재입국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밀입국자는 미국을 떠나면 3~10년간 미국에 입국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8월 행정명령 시행으로 약 50만명의 밀입국 불법체류자, 이들의 자녀 5만명이 합법 신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텍사스주 등 공화당 주도의 12개 주는 바이든 행정명령에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법원의 '불법' 판결에 따라, 이 절차는 일단 전면 중단된다. 바커 판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한 행정명령이 이민법을 위반하며, 행정부가 불법체류자의 사면을 허가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이번 판결에 항소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미 강경 이민 정책을 펼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만큼, 동력을 잃게 됐다.  
 
안젤로 페르난데스 에르난데스 백악관 대변인은 "연방법원의 판결에 강력히 반대하며,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판결은 10년 이상 미국에서 살았지만, 추방을 두려워하는 이들을 계속 어둠 속에서 살도록 강요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가족들을 떼어놓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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