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시장환경 분석] 선거 시즌 증시…상승세 속 단기 조정 가능성
연준 추가 금리인하, 시장 긍정적 흐름에 기여
견고한 경기 펀더멘털로 연말 장세 양호 기대
리스크 성향·수용 능력 따른 적절한 관리 중요
전반적으로 상승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의 과잉낙관에 대한 우려도 있다. 단기적으로 조정도 가능한 시기일 수 있다. 지난달 하순부터 이런 가능성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선을 전후로 추가 변동성이 있을 수 있고, 연준의 회의와 각종 경기지표들이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선거결과의 시장 여파는 단기적이다. 장기적인 경기 펀더멘틀은 선거결과와는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현재로서는 단기 조정 가능성에도 불구, 연말까지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해 S&P 500은 지금까지 20% 정도 성장했다. 경기 펀더멘틀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같은 흐름이 바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장세 요인들
장기 금리가 올랐지만 연준의 금리인하 정책은 시장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해 주고 있다. 연말까지 1~2회 추가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이는 시장을 추가 견인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난 9월초 단기 조정이후 주요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여러 차례 경신한 바있다. S&P 500은 5,800포인트를 처음 넘기도 했다. 단기 조정국면이 예상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강한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도 대체적으로 안정적이다. 연준의 2% 타겟에 근접한 상태이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 인플레이션이 추가 안정권에 들어서면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대선이 있던 11월 시장은 평균 1.15% 올랐다. 지난 1988년 이래 대선이 있던 11월의 수익률 중간값은 3.03%로 긍정적이다. 대선을 전후로 변동성이 올라갈 수 있지만 결과가 확인된 다음에는 안정적인 기조를 이어간 경험이 있다.
기술분석적 지표들은 최소한 단기조정, 하락장세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대형주 시장이 단기 고점을 형성한 것임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있다. 이는 향후 몇 주간 조정국면이 전개될 수도 있음을 경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다. 하락장을 예상하는 ‘풋’ 옵션 물량도 늘고 있다. 옵션시장의 이런 흐름은 투자자들이 시장 하락을 감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최소한 단기적인 하락장세 가능성을 시사하는 흐름이 있음을 주목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증시와 인플레이션
지난달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월말로 가며 후퇴했다.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도 있지만 일부 기업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양상을 보인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의 기업실적 발표가 주효했다. 나스닥은 0.06%가 빠지며 사실상 한 달간 변동이 없었다. S&P 500과 다우는 각각 0.6%, 1.03% 하락 마감했다. 채권지수도 2.82% 떨어졌다.
가장 최근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긍정적이다. 9월중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률 2.4%로 내려갔다. 하지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지수는 3.3%를 기록했다. 결국 소비자물가지수 전반의 하락세는 식료품 가격과 에너지 가격의 하락세에 힘입은 바 크다는 의미다. 반면 주거비용은 전년 동기대비 4.9%가 올랐다. 분야별 물가 추이가 다른 것이 연준의 2% 타겟을 달성하지 못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10월의 물가추이가 관심사다. 최근 클리블랜드 중앙은행에 따르면 10월중 물가지수는 소폭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2% 타겟을 향한 하향행진이 다소 늦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는 데이터다. 연준의 예상치에 따르면 이번달 발표될 10월중 인플레이션은 약 2.56% 안팎이다. 근원지수도 3.34%로 예상되고 있다.
연준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PCE 지표는 2.2%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근원지표 역시 일반 소비자물가지수에 비해 낮은 2.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연준의 2% 타겟 달성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수치들이다. 이는 곧 연준의 금리인하 행보 역시 더 점진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주지하는 대로 연준의 양대 목표는 물가안정과 고용안정이다. 물가안정 목표가 달성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물가는 일단 대체적으로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고용시장과 경기전반의 냉각을 동반하는 것이라면 결국 시장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시장이 향후 인플레이션 데이터와 함께 고용지표와 다른 경기지표에 주목하게 될 이유이기도 하다.
▶금리와 연준
연준은 지난 9월 0.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그런데 연준의 금리인하 이후 30년고정 모기지 금리와 연방국채 10년물 수익률 등 장기 이자는 반대로 오름세를 탔다. 30년고정 모기지 금리는 ‘빅컷’ 직후부터 반등해 6.5%대로 올라왔다. 10년물 연방국채 수익률 역시 3.62%에서 4.25%대로 상승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의 이번달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ME페드워치 데이터에 따르면 시장은 현재 0.25%포인트 인하에 98.9% 가능성을 두고 있는 반면 또 다른 ‘빅컷’이나 ‘노컷’에 대한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가장 최근의 경제전망요약과도 일치하는 예상이다. 연준의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의 중간값은 4.4%이고 이는 현재 금리보다 0.475%포인트 낮은 것이다. 이번달과 다음달에 걸쳐 0.25%씩 두 차례 추가 인하된 결과와 같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대선과 증시
증시는 선거가 있는 11월 첫 주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하락할 수 있다. 하지만 경험상으로 이런 하락세는 오래 가지 않고 결과가 확인되면서 반등해왔다. 시장은 11월 중 지난 아홉 차례 대선에서 여섯 번에 걸쳐 ‘파지티브’ 수익률을 보였다. 평균 수익률은 1.15%, 중간값은 3.03%를 기록했다. 하지만 표준편차가 6.38%로 큰 편이다. 약 70%의 상황에서 수익률이 -5.24%에서 +7.53% 사이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표준편차가 크게 나타난 것은 대선이 있던 특정 해의 정치, 경제환경의 영향때문이다. 지난 아홉 차례 대선 중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세 차례는 92년과 2000년, 2008년이다. 이 시기는 불황과 겹쳤던 시기다. 경기 펀더멘틀이 대선이 있던 11월 성적에 더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경기 펀더멘틀이 양호한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마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선거를 둘러싼 단기적인 변동성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거나 대응하지 않는 것이다. 선거 자체는 시장의 장기적인 향배와 관련, 특별한 인과관계가 있거나 영향을 미치지 않아왔과 역사적 경험치도 실은 긍정적이다.
▶결론
지난달 시장은 복합적인 양상을 보였다. 전반적인 장세는 상승장세가 우세하다. 하지만 여전히 리스크가 있다. 인플레이션은 비교적 안정권으로 들어서는 모습이고 기업실적도 양호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상승장이 워낙 오래 지속돼 왔기 때문에 단기적인 조정이 있어도 놀라운 상황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튼튼한 경기 펀더멘틀을 감안할 때 선거를 전후한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 시장은 결국 양호한 성적으로 올 한 해를 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월 첫주는 시장의 향배와 관련,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과 선거, 그리고 다양한 지표들이 상승장세 지속을 촉발할 수도 있고, 상당한 조정국면을 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어떤 시장환경에서나 중요한 것은 전반적인 리스크 성향과 수용능력에 따라 적절한 리스크 관리전략을 갖고 있는 것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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