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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엄마에게서 났지만 태어나서 처음 만납니다"

한살 터울 한인 자매 화제
미국·벨기에로 각각 입양
DNA 검사로 서로 확인
25일 서울서 첫 감격 상봉

한국에서 아기 때 미국과 벨기에로 입양돼 흩어졌던 자매 하지원(왼쪽)씨와 다라 해넌씨가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다. [마이헤리티지 제공]

한국에서 아기 때 미국과 벨기에로 입양돼 흩어졌던 자매 하지원(왼쪽)씨와 다라 해넌씨가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다. [마이헤리티지 제공]

한국에서 각각 미국과 벨기에로 입양된 자매가 39년만에 처음 만나게 됐다.
 
다라 해넌(Darragh Hannan) 씨는 1986년 생후 8주였을 때 미네소타주 미국인 가정에 입양됐다. 이후 인디애나주에서 자라다 현재 펜실베이니아주에 거주하고 있다. 그의 양부모는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에 그를 입양했으나 입양 얼마 후 다른 아이를 임신하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비슷한 나이의 여동생을 ‘사실상의 쌍둥이 형제’로 부르며 미국에서 함께 자라게 됐다.
 
해넌씨보다 14개월 먼저인 1985년에 태어난 하지원씨는 처음에는 한국에 있는 가정으로 입양됐다. 두 살 때까지 해당 가정에서 자랐지만 부모가 이혼, 다시 1987년 벨기에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그는 다른 입양 자녀 9명과 같은 집에서 컸다.
 
이들이 재회할 수 있었던 것은 DNA를 통해 전세계에 흩어진 가족을 찾는 ‘마이헤리티지(MyHeritage)’를 통해서였다. 해넌씨와 하씨 모두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을 찾게 됐다는 다큐멘터리 등을 접하고 2010년대 말에 각각 DNA 검사를 의뢰했고 최근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됐다.
 
해넌씨는 언니 하씨로부터 “안녕, 우리가 자매인 것 같아”라는 이메일을 받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는 “DNA를 통한 가족 찾기를 신청한 지 6년이나 지나 그랬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었다”고 했다. 해넌씨가 DNA 접수를 한 2018년 당시만 해도 아시아계 데이터베이스가 생각보다 크지 않아 별다른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하씨는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지 못해 진짜 가족을 찾고 싶었다”며 “입양된 부모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했다. 해넌씨의 입양 기록을 보면 생모는 당시 21세로 학교를 자퇴할 수밖에 없었고 아이를 돌볼 수 없어 입양을 결정한 것으로 돼있다. 하지만 하씨가 더 먼저 태어난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하 씨는 “왜 나의 출생 사실을 숨겼는지 이해가 되지 않으며 어머니를 만나 우리 자매들을 사랑하기는 했는지, 그리고 왜 우리를 버렸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하씨는 “하지만 여동생을 찾게 돼 너무 기쁘다”며 “나와 연결돼 있는 사람을 만나게 돼 행복하다”고 했다. 다만, “내 어두웠던 과거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아 울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덧붙였다. 동생을 찾아 기쁘지만 “이로 인해 ‘내가 누구이고 내가 왜 버림을 받았는지’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다시 계속 떠오르게 되는 게 사실”이라고도 했다.
 
이들은 25일 한국 서울에서 첫 상봉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부모를 찾아 흩어진 퍼즐 조각을 맞추고 싶다고 밝혔다.
 
하씨는 “우리 자매의 끈끈함은 특별하다”며 “우리가 그리워하고 우리에게서 사라졌던 과거를 되찾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여정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해넌씨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박물관 전시전 개최를 담당하는 회사에서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하씨는 벨기에의 발렌 지역에서 봉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김영남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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