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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패션 디자이너, 토종 식물 정원 보급 앞장

패션 컬렉션 운영 일레인 김씨
물 적게 줘도 자라는 품종 소개
월 1회 주민 대상 세미나 실시
“황폐한 가주 자연 회복에 도움”

일레인 김(오른쪽 3번째)씨가 한인들과 함께 LA한인타운에 위치한 토종식물로 꾸며진 주택의 정원을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일레인 김(오른쪽 3번째)씨가 한인들과 함께 LA한인타운에 위치한 토종식물로 꾸며진 주택의 정원을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유명 한인 패션 디자이너가 가주 ‘토종 식물 (Native plant)’ 보급에 앞장서는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어 화제다.  
 
무분별한 개발, 가뭄 등으로 황폐해진 땅에 토종 식물을 심은 정원을 확대하고 LA를 자연 친화적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토종 식물 전파에 앞장서고 있는 주인공은 ‘일레인 김 컬렉션’을 운영 중인 일레인 김씨다. 현재 토종 식물 가드닝 방법 등을 알리는 환경단체인 티어도어페인 재단(theodorepayne.org) 등과 함께 LA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환경운동가로 활동중인 패션디자이너 일레인 김씨

환경운동가로 활동중인 패션디자이너 일레인 김씨

 
김씨가 직접 재배하고 보급에 나서고 있는 토종 식물 품종은 가주가 원산지인 화이트 세이지, 만자니타, 토욘 등 50종에 이른다.  
 
김씨는 “LA는 가주의 토종 식물 가드닝에 가장 적합한 도시”라며 “우리가 보급 중인 토종 식물은 특히 LA 날씨와 토양에 수 세기 전부터 적응해왔다”고 말했다.  
 
일례로 토종 식물은 건조한 LA 날씨에 적응한 덕에 필요 수분량이 외래종보다 약 70% 적다. 특히 지난 수년 사이 가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토종 식물을 심게 되면 물을 절약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씨는“외래종은 물을 매주 줘야 하는데 토종 식물의 경우 2주에 한 번 정도만 줘도 된다”며 “바쁜 현대인도 편하고, 키우기 쉬운게 토종 식물”이라고 밝혔다.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김씨는 토종 식물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매달 1회씩 로렐 캐년 지역 자택에서 주민 등을 대상으로 토종 식물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또, 전문가를 초청해 세미나 참석자를 대상으로 토종 식물에 대한 정보, 가드닝 방법 등을 알리고 있다. 김씨가 주최하는 토종 식물 세미나는 이제 매달 50명씩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그는 또 토종 식물 가드닝 뉴스레터를 500여명에게 정기적으로 발송하고 있다.    
 
김씨는 마돈나, 케이트 모스 등 유명인들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패션 디자이너다. 그런 김씨가 토종 식물 보급 활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된 것은 아들의 권유 때문이다. 2019년 12월의 일이다.  
 
김씨는 “아들이 외래종만 있는 정원을 보더니 가주의 토종 식물도 키워보자고 하더라”며 “그렇게 시작된 토종 식물 가드닝이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들었고, 이제는 뉴스레터를 보고 수십 명이 토종 식물 가드닝을 시작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커뮤니티 기반 활동이 LA시의 조경 문화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집에서 하는 토종 식물 가드닝이 동네에 알려지고 더 나아가 LA시 전체에 퍼지게 된다면 이는 우리 모두가 LA를 자연 친화 공간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토종 식물을 심어야 할 이유로 ▶비료나 살충제를 통해 인위적인 촉진을 할 필요가 없고 ▶벌, 나비, 새 등 다양한 꽃가루 매개체와 장시간 공생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토종 식물 가드닝이 확대되면 가주 생태계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토종 식물 가드닝은 한인의 정체성을 나타낼 기회이기도 하다.    
 
1.5세로 주류 패션계에서 활동하는 김씨는 “정원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철학”이라며 “정원에는 우리가 자라온 배경과 역사가 담겨있는데 토종 식물을 활용하면 철학적, 문학적 요소가 담긴 미주 한인만의 정원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김씨가 토종 식물 가드닝에 열정을 가진 이유는 후대를 위해서다. 개발 등으로 인해 도시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지는 것이 늘 안타깝다.  
 
김씨는 “미래 세대가 자연과 가까워지고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다”며 “내가 지금 볼 수 있는 새, 식물 등을 후대들도 그대로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종식물

토종식물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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