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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나우] 미국 주식이 제일 잘나가는 이유

미국 예외주의(exceptionalism)는 미국이 다른 국가와 구별되는 특별한 국가라는 생각이다. 미국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세계를 이끄는 최고의 국가라는 우월주의가 일부 포함된 표현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미국 리더십은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다. 가장 최근엔 2008년 금융위기로 리더의 체면을 구겼지만, 그때를 바닥으로 빠르게 앞서가고 있는 미국 증시는 미국 우월주의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과연 미국 증시의 독주를 이끄는 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실적과 기대감의 상승이다. 주식의 투자 수익은 두 가지 요인이 결정한다. 투자 기간에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실적)과 미래에 그 이익이 얼마나 증가할지에 대한 기대감이다. 따라서 투자 수익률은 이익의 증가율에 기대감의 증가율을 더한 것이다. 미국은 이 두 비율이 경쟁국들보다 월등히 높았다. 미국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분석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미국 S&P500 지수의 이익 증가율은 기타 선진국 지수의 2.4배였고, 기대감을 나타내는 주가순이익비율(PER)의 증가율은 2배였다.
 
둘째, 테크 섹터의 영향력이다. 미국 증시에서 테크 섹터는 실적과 기대감에서 다른 섹터들을 압도한다. 2024년 2분기 기준 테크 섹터의 전년 동기 대비 이익 증가율은 20%로 S&P500 지수 전체 이익 증가율 11%의 약 2배였다. 또한 테크 섹터의 PER은 29로 S&P500 지수 전체의 PER 21.5를 크게 상회한다. 테크 섹터 주가의 가파른 상승은 S&P500 지수에서 테크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의 확대로 이어져 다시 S&P500 지수를 끌어올리는 선순환을 만들어 냈다. 반면 기타 선진국 지수는 산업재와 유틸리티 같은 올드 이코노미 섹터의 비중이 여전히 커 미국과 격차가 확대될 수밖에 없었다.
 
셋째, 달러의 강세다. 미 달러화의 강세는 해외 투자금의 미국 행을 가속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달러 지수 기준 30% 이상 상승하며 미국 주식에 투자한 해외 투자자들에게 추가 수익을 안겼다.
 
향후 미국 주식의 상대적 성과는 단기와 장기로 나누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론 열세를 보일 수도 있다. 현재 주가에 반영된 실적과 기대감이 장기 평균이나 다른 지역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미국의 독주 가능성이 크다. AI가 세상을 변화시킬 혁신적 기술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면서 미국 테크 기업들은 지난 20여 년간 축적한 막대한 기술과 자금을 AI에 쏟아붓고 있으며 그 혜택은 미국 기업들이 가장 크게 누릴 것이다.

최정혁 / 한양사이버대학교 경제금융자산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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