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공항 한국인 추방 빈발
불법 파견 근로 늘자 심사 강화
“공장지역에 웬 관광” 입국 거절
“하루 평균 3명 본국 송환 추세”
불법 파견 근로가 늘면서 공항 출입국 심사당국은 ‘한국인-사바나-전자여행허가제(ESTA)’라는 세 연결고리가 적발되면 우선 제동을 걸고 있다.
한국인 위모씨(42)는 지난 2일 오전 애틀랜타 하츠필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국토안보부 세관국경보호국(CBP)으로부터 입국 거절을 받고 본국으로 추방됐다.
양국간비자면제프로그램인 전자여행허가제를 이용해 입국한 그는 브라이언 카운티 엘라벨 시에 위치한 지인의 집에서 3주간 머무르며 남부 관광을 할 계획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CBP측은 “도심 명소 인근도 아닌 현대차 메타플랜트 공장이 있는 지역에 여행차 들른다는 것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체류 장소가 공장 근로자를 위한 공유숙박업 밀집지역인 점과 여권 발급일시가 얼마 되지 않은 점도 취업 목적 입국의 정황 근거로 해석됐다.
이날 당국은 위씨와 같은 항공편을 이용한 50대 한국인의 한식당 불법 취업 계획도 적발해 함께 강제 귀국시켰다.
위씨는 “CBP 심사를 도와준 한국어 통역사가 아시아권 입국자 중 일평균 3명은 본국 송환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고 전했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의 성명환 경찰영사 역시 “불법 취업의 여파로 혼자 입국한 40~50대 한국인 남성이 앨라배마주 몽고메리를 목적지로 언급할 경우 입국이 까다롭다”고 말했다.
양국 간 왕복 항공권을 제시해 귀국 의도를 증명하고 심사관의 의심을 피해 가는 수법 역시 발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조지아 현지 한인여행사 관계자는 “현대차 공장 인근 협력업체들의 항공권 구매대행 문의가 많은데, 그중 70~80%는 입국 후 한 달여 뒤로 예약해뒀던 귀국편을 취소하거나 재발권해 최장 체류기간(90일)을 채운다”고 전했다.
문제는 CBP가 항공권 판매대행업체를 이용한 것 역시 불법 취업을 추정하는 근거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데려온 사람이 입국 거부돼 이중으로 항공편 비용을 지불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며 “항공편 발권시에 이용 목적을 알리지 않으니 여행사 입장에서는 입국의 합법성 여부를 알 길이 없다”고 밝혔다.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 기업들이 인건비와 인력 조달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정식 취업비자 없이 불법 취업을 조장하는 데 있다.
텍사스주 잭슨-워커 로펌 소속 신상민 기업이민 전문변호사는 “한국 기업과 만난 첫날부터 우리는 취업비자에 대한 설교를 늘어놓게 된다”며 “관련 업계 사람들을 만나 업무회의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기술적 엔지니어링 일을 시작하는 순간 불법이 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얇은 차이를 무시하고 공장 안에 허가받지 않은 노동자를 두지 않겠다는 정부와의 약속을 어기는 순간 법적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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