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가정 폭력 살인 희생 여성 작년 205명
지난 10년간 약 2배 급증…피해자의 20%는 북부 텍사스 거주
‘텍사스 가정 폭력 협의회’(Texas Council on Family Violence)의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텍사스에서 친밀한 파트너에게 살해된 가정 폭력 피해 여성은 모두 205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약 20%는 북부 텍사스에 거주하는 여성들이었다.
텍사스 주전역에서 발생한 가정 폭력 살인 사건의 대부분은 총격에 의한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가정 폭력 상황에서 집안에 총기가 있으면 살인 위험이 500%나 폭증한다고 지적했다. 보호 명령(protective order)을 받은 가정 폭력 가해자는 주 및 연방법에 따라 총기를 소지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텍사스 가정 폭력 협의회의 커뮤니티 대응 코디네이터인 타베사 해리슨은 “작년에 최소 20명의 가해자들이 법망을 피해 총기를 소유했고 이로 인해 희생자가 발생했다. 그들은 처음부터 무기를 가져서는 안됐다”고 말했다.
그 가해자 중 한 명은 달라스에 사는 데반테 트레일러였다. ‘명예로운 텍사스 희생자 2023’(Honoring Texas Victims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8세의 여자친구인 라진 잭슨을 총격 살해한 트레일러는 이전에도 파트너를 폭행한 혐의로 유죄를 받아 법적으로는 총기 소지가 금지됐으나 이를 어기고 총기로 결국 살인을 저질렀다.
텍사스주 대법원은 올해 초 라히미(Rahimi) 재판에서 보호 명령을 받은 사람이 총기를 소지하는 것을 금지하는 주법을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텍사스주는 지난 입법 회기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호 명령을 받은 사람의 총기류를 압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
텍사스 가정 폭력 협의회의 공공 정책 책임자인 말리 보일스는 총기와 보호 명령에 대한 책임의 부족이 부담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정 폭력 생존자들은 법적으로는 총기 소지가 금지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 실효성을 실제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원에 보호 명령을 요청하고 가해자와 이별을 한 여성들은 더 큰 위험에 처해 있다.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가정 폭력 살인 희생자의 절반 이상이 학대를 끝내기 위한 법적 조치를 취했고 92명은 학대하는 파트너와 헤어지거나 관계를 끝냈음에도 결국 목숨을 잃었다.
샌 안토니오에 사는 가정 폭력 생존자인 마리아 가드너는 학대하는 파트너와 결별했음에도 비극을 겪었다. 2023년에 이혼한 지 5개월 후, 가드너의 전 남편은 그녀를 7번이나 쏘고 두 자녀는 칼로 찔렀다. 그녀와 큰 딸은 천만다행으로 살아남았지만 11개월된 딸은 사망했다.
가드너의 참혹한 이야기는 명예로운 텍사스 희생자 2023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녀는 이 보고서가 중요하지만 가정 폭력 실태의 일부만을 포착했다고 꼬집었다. 가드너는 “우리는 살아남았기 때문에 데이터에 잡히지 않았다. 죽지 않고 살아남았지만 삶과 가정이 송두리째 무너진 피해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상상해보세요”라고 강조했다.
〈손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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