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51회 LA한인축제…볼거리 많았지만 지갑 열기 꺼렸다
나흘 동안 무대서 공연 50여회
특산물·장터 음식값도 인상
지자체 과잉의전·진행 미숙 티
하지만 LA 한인축제 문화공연 중 일부 매끄럽지 못한 행사 진행, 개막식 당시 한국 정치인 과잉 의전 등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일부 한인은 특산품과 먹거리 음식이 너무 고가에 판매됐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지난 26~29일 LA 한인타운 서울국제공원에서 진행된 제51회 한인축제는 한국의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한데 모아 LA 주민들도 마치 한국을 방문한 듯한 즐거움을 느껴야 했지만, 행사 진행 과정에서 원활하지 못한 진행으로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도 있었다.
먼저 주최 측은 나흘 동안 중앙 무대에서 50여 문화 공연을 선보였다. 하지만 방문객을 위한 일정 안내 등 사전 홍보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LA 축제재단은 웹사이트 등에 미리 일정 안내를 했지만, 현장을 찾은 일부 방문객은 원하던 문화 공연을 놓치는 모습도 보였다.
일부 방문객은 저렴한 가격을 기대하고 왔다가 생각보다 비싼 판매가에 주춤하기도 했다. 김유경(40대)씨는 “축제 현장도 물가 인상을 피해 가지는 못한 것 같다”며 “엑스포 부스와 먹거리 장터 판매 가격이 많이 오른 듯해 물건을 많이 못 샀다”고 말했다.
실제 먹거리 장터에서는 김밥 한 줄이 13달러, 오뎅 두 꼬치 15달러, 떡볶이 한 그릇 15달러에 판매돼 방문객을 놀라게 했다. 한 음료판매 부스는 딸기탄산수와 마차라테 등을 10달러에 판매하기도 했다. 반면 핫도그·소떡소떡·닭꼬치를 5달러에 판매하는 부스에는 여러 사람이 몰렸다.
농수산 엑스포는 총 169개 업체가 부스를 설치해 각 지역 특산품을 판매했다. 일부 참가업체들은 방문객이 몰렸지만 매출은 예년만 못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강원도 백이동골 오영수씨는 “전통된장인 강된장을 가져왔지만 방문객에게 홍보하는 일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하루건강 김수지씨도 “경기 자체가 안 좋아선지 오신 분들이 돈을 잘 안 쓰는 경향을 보인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에 대해 지난 27~28일 이틀 동안 축제 현장을 찾은 김희진(80) 할머니는 “농수산 엑스포 규모가 상당히 크고 살 물건도 많았다”면서 “하지만 작년보다 판매가가 5% 이상 오른 것 같다. 필요한 물건을 사는데 250달러나 들었다”고 말했다.
개막식 등에서는 한국 지자체를 의식한 과잉 의전 문제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한 한인 단체장은 “개막식 등에서 원래 일정과 달리 한국에서 온 정치인이 먼저 소개되고 인사말을 하는 등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다”면서 “LA 한인축제를 후원하고 지원한 이곳 선출직 정치인과 공무원을 전면에 내세워야 축제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선출직 정치인은 개막식 직전 불참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3박4일 동안 서울국제공원 중앙무대의 다채로운 문화공연이 방문객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점은 호평을 받았다.
중앙 무대 공연은 K-팝을 대표하는 킬라그램즈, 저스틴 박, 애즈원, 홍경민, 김현정 등 연예인을 섭외해 방문객의 호응을 이끌었다. 또한 이정임 무용단, 한복 패션쇼, 팀 M 태권도 시범단, 발레단, UCLA 한국 음악팀, 가야금 합주단, LAPD 금관 5중주, 실버 패션쇼 등 한국 문화 공연팀과 남가주 문화 공연팀이 볼거리를 제공했다. 홍보만 잘됐다면 더 많은 방문객이 다채로운 공연을 즐길 수 있었던 부분이다.
알렉스 차 축제재단 회장은 “많은 주민이 한인축제 현장을 찾아 다양성을 누린 것 같다”면서 “특히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여러 행사가 큰 호응을 얻어 기쁘다. ‘글로벌 한인축제’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더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한국 문화 체험 부스도 타인종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타인종들은 특히 김치 만들기, 한복 체험, 종이접기, 붓글씨 체험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방문객은 TV나 영화에서 보던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한다는 사실에 만족을 표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행사장인 만큼 주최 측이 안전 문제에 신경을 썼다는 점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축제재단 측은 서울국제공원을 찾는 지역 주민을 위해 행사 기간 내내 시큐리티 70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LA 경찰국 올림픽 경찰서 순찰 강화, 화장실 구역 조명 설치, 부스 참여 업체 전용 주차장 마련, 대형 주차장 확보 및 무료 셔틀버스 2~3대 운영 등 편의 시설에도 공을 들였다. 서울국제공원을 찾은 지역 주민이 축제의 주인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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