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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건 버스 승차…심야 인질극 승객 사망

무장 괴한, 버스 올라타 납치
기사 위협해 도주 경찰 추격전
대중교통 치안 부재 비판 재개
배스 시장 긴급회견 “강력 대처”

25일 새벽 사우스LA지역에서 괴한이 납치한 버스가 1시간여 경찰과 추격전 끝에 멈춰서있다. [ABC7 캡처]

25일 새벽 사우스LA지역에서 괴한이 납치한 버스가 1시간여 경찰과 추격전 끝에 멈춰서있다. [ABC7 캡처]

LA에서 심야 시내를 주행하던 버스에 총기로 무장한 괴한이 올라타 승객 한 명을 총격 살해하고 1시간 넘게 인질극을 벌이다 붙잡혔다. LA시와 메트로 당국은 기자회견을 열고 보안 강화를 위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지만 대중교통 안전에 또 다시 빨간불이 커졌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25일 새벽 12시 45분쯤 사우스LA 지역을 운행하던 버스에서 총기로 무장한 남성이 버스를 하이재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버스에는 운전사와 괴한, 승객 2명 등 총 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117가와 피게로아 스트리트 인근에 정차했던 버스는 경찰이 접근하자 움직이기 시작했고 곧 추격전이 시작됐다. 당시 용의자는 버스 운전자에 총을 겨눠 위협하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추격전을 벌이던 버스는 경찰이 설치한 도로 스파이크 스트립에 타이어가 터지고도 계속 주행하다 1시간여 만에 6가와 알라메다 스트리트에서 멈춰섰다. 곧 특수기동대(SWAT)가 섬광 수류탄과 빈백 탄환을 사용해 버스에 진입, 승객과 버스 기사를 구출했다. 그러나 한 승객은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사망했다. LAPD는 이 승객이 추격전 이전에 총격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범은 이 버스에 처음 올라탄 뒤 기사와 말다툼을 벌이다 한 승객에게 총격을 가했고, 이를 본 다수의 승객이 버스 밖으로 피신하면서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LAPD의 블레이크 차우 수석부국장은 용의자의 신원을 라몬트 캠벨(51)이라고 확인했다. 용의자는 살인 혐의로 보석금 200만 달러가 책정되어 현재 구금 중이다. 사망한 승객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으로 LA시 대중교통 치안 부재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올해 LA 대중교통 시스템에서는 12건 이상의 폭력 사건이 발생했으며, 메트로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대인 범죄가 지난해에 비해 증가한 상황이다. 메트로는 범죄가 신고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25일 메트로 본부 건물에서 캐런 배스 LA시장이 사건에 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김상진 기자

25일 메트로 본부 건물에서 캐런 배스 LA시장이 사건에 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김상진 기자

캐런 배스 LA시장은 이날 오후 LA다운타운 메트로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승객의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이번 사건은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대중교통내 범죄에 대한 강력 대처 의지를 밝혔다.
 
이날 스테파니 위긴스 메트로 CEO는 메트로가 매일 2400회의 버스 운행을 제공하며, 시스템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국 최초로 버스 운전사를 보호하기 위한 밀폐 보호 장벽 도입 ▶무임승차 적발 시스템인 ‘탭 투 엑싯(Tap-To-Exit)’ 확대 ▶범죄 다발 지역 순찰팀 증대 등의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속 탐지 기술 도입을 포함한 안전 강화 파일럿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메트로 측은 최대 5년 동안 보안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메트로 이사회 의장인 제니스 한 LA카운티 수퍼바이저는 “장기적인 계획과 대대적인 교통 시스템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며, “월드컵과 2028년 올림픽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대중의 우려를 인식하고 있다. 파리 올림픽 종료 후 사람들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파견단을 보내기도 했다. 우리는 약 4000대의 버스를 추가로 임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일 메트로를 이용하는 LA 주민들이 가장 중요하다”며,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교통 시스템 구축을 위해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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