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제대로 키우지 않은 부모가 왜 자녀의 재산을 상속받아야 하나? [ASK미국 유산 상속법-이우리 변호사]
▶문= 최근 한국에서 자녀 부양의무를 저버린 부모가 자녀의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게 하는 구하라법이 통과되었다고 한다. 구하라법이 생기게 된 배경과 핵심 내용, 이 법이 어떤 상황에서 적용되고, 어떤 절차를 거쳐 상속권이 상실되는지 궁금하다.▶답= '구하라법'으로 알려진 상속권 상실선고 제도가 도입된 배경에는 우리 사회의 아픈 사연들이 있었다. 故 구하라 씨의 사례를 비롯해 천안함, 세월호, 대양호 사건 등 각종 재난재해 이후 발생한 상속 문제가 그 시작점이었다.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자녀를 제대로 부양하지 않은 부모가 자녀 사망 후 갑자기 나타나 재산 상속을 주장했다는 것이었다. 이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다 보니, 국민의 정서에 맞지 않았고,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이에 법무부는 2021년 6월, 부양의무를 위반한 상속인이 상속받을 수 없도록 하는 민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오랜 논의 끝에 2024년 8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었다.
〈구하라법 핵심 내용〉
1. 망인의 유언에 따른 상속권 상실 청구
2. 공동상속인 등의 상속권 상실 청구
3. 가정법원의 상속권 상실선고
〈구하라법 상세 내용〉
1. 망인의 유언에 따른 상속권 상실 청구
망인(자녀)은 살아있을 때 직계존속(부모·조부모)이 아래의 경우에 해당한다면 상속받지 못하도록 유언을 남길 수 있다. 이때 반드시 공증을 받은 유언으로 해야 한다. 망인의 유언이 있다면 유언 집행자는 유언에 따라 가정법원에 상속권을 없애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 '망인의 유언이 있을 때' 상속권을 잃게 되는 경우
① 망인(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
② 망인(자녀) 또는 그 배우자(며느리, 사위)나 망인의 직계비속(손자녀)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한 경우
③ 망인(자녀) 또는 그 배우자(며느리, 사위)나 망인의 직계비속(손자녀)에게 그 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2. 공동상속인 등의 상속권 상실 청구
만약 망인(자녀)이 남긴 유언이 없다면, 함께 상속받을 사람인 공동상속인(예: 배우자, 부모 등)이 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다. 상속권 상실 청구는 상속권이 상실되는 경우에 해당하는 망인의 직계존속(부모·조부모)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만약 함께 상속받을 사람이 없거나, 모든 공동상속인이 상속권이 상실되는 경우에 해당된다면, 상속권 상실 선고의 확정으로 그 다음 순서로 상속받을 수 있는 사람(예: 형제자매 등)이 청구할 수 있다.
● '망인의 유언이 없을 때' 상속권을 잃게 되는 경우
① 망인(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
② 망인(자녀)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한 경우
③ 망인(자녀)에게 그 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3. 가정법원의 상속권 상실선고
이와 같이 상속권 상실 청구를 하게 되면, 가정법원은 모든 상황을 꼼꼼히 살펴본다. 얼마나 심하게 부양의무를 어겼는지, 가족 관계는 어땠는지, 상속받을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다.
이런 것을 모두 따져본 후 종합적으로 생각하여 법원이 최종적으로 상속권을 잃게 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이 법은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하지만 2024년 4월 25일 이후에 망인이 사망한 때도 이 법을 적용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상속권 상실 청구는 2026년 1월 1일부터 가능하다.
▶문의: www.lawts.kr / info@law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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