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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한인회장 18년만에 경선 열리나…스티브 강·로버트 안 출마 고심

2006년이 선거 치른 마지막 해
한인회측 "정관 개정 필요" 논의
CEO체제·임기 연장 등 포함

LA한인회장 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력 후보들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수십만 달러의 예산이 투입될 한인회장 선거를 두고 시스템 개선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높아지고 있다.

 
한인사회 주요 관계자들에 따르면 스티브 강 LA한인회 수석부회장과 로버트 안 전 LA 커미셔너가 한인 회장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스티브 강 수석부회장은 현재 KYCC 대외협력 디렉터로 재직 중이다. 한미연합회 사무국장, 한인 민주당 협회 이사장, LA시 센트럴 도시계획 커미셔너 등 다양한 직책을 역임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LA한인회 이사로 선임된 이후, 2021년 부회장, 2023년 수석부회장으로 임명됐다. 이와 관련, 강 수석부회장은 16일 본지에 “주변에서 많은 추천을 받고 있지만, 출마 여부를 신중하게 고민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로버트 안 전 LA 커미셔너 역시 “(출마를)생각은 하고 있다. 아직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안 전 LA 커미셔너는 비즈니스 및 부동산 전문 변호사다. 청소년 봉사단체 ‘파바월드’와 코리아타운 아트 앤 레크리에이션 센터 등 다양한 한인 단체에서 활동해 왔다. 2017년 연방하원 34지구에 출마했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한인회에 따르면 회장 선거는 통상 12월 초에 치러진다. LA한인회 정관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일 45일 전에 구성돼야 한다. 이에 따라 늦어도 내달 말부터는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후보 등록은 선거 약 2주 전에 이루어지는데, 11월 중순쯤으로 예상된다. 만약 두 사람 모두 출마하게 된다면 18년만에 경선이 실시된다. 마지막 한인회장 투표는 지난 2006년 당시 김남권, 남문기, 스칼렛 엄, 김기현 후보가 출마했을 때다.
 
선거 모드 돌입을 앞둔 상황에서 LA한인회에서는 선거 시스템 개선을 위한 내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선거 때마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무엇보다  2년 임기 제한으로 인해 한인회 업무의 연속성이 끊긴다는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의 선거 시스템은 1970년대 당시 한인회가 참고할 만한 다른 모델이 없어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 제도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약 50년의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이제는 시스템 개혁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제프 리 한인회 사무국장은 “선거 시 투표소 설치, 미디어 광고, 인건비 등 약 18만 달러가 소요된다”며 “선거를 폐지하고 선거 자금을 모아 다른 필요한 곳에 활용하는 게 더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2년 연임에 성공했던 제임스 안 회장의 임기는 올해 말로 종료된다. 안 회장은 한인회 역할의 특수성을 인정하면서도, 임기 제한으로 인해 차기 회장이 겪을 수 있는 불이익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안 회장은 “몇 달 전 한 재단에 차세대 프로그램 관련 기금을 요청했는데 회장 임기 제한이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회장이 바뀌면 기금이 제대로 쓰일지 보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세청(IRS)에 등록된 미주 비영리단체 중 공개선거를 하는 곳은 한인 단체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제 한인회도 회장이 아닌 CEO 체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최근 한인회 이사들이 모여 시스템 개선 등의 논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회장은 “팬데믹 이후 한인회의 역할, 업무적 성격이 많이 달라졌다”며 “회장을 선출하는 기준도 더는 봉사직이나 명예직이 아닌, 실제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풀타임 직책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인회의 전통과 위상을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선거 제도 개선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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