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 이야기] 한국재산에 대한 미국법원 소송
본안 소송 제기 전 가압류·가처분 처리 중요
한국법원서 보전처분 받고 미국서 소송 가능
가처분이나 가압류는 본안소송의 확정 또는 집행 전까지 법원이 명하는 잠정적인 처분으로서 보전처분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보전처분의 신청은 채권자가 본안소송을 제기하기 전이라도 가능하다. 즉,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 소송을 제기하기 전이라도 상대방 배우자의 재산에 대해 가압류를 해놓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만연히 본안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여 채무자의 재산권이 부당히 침해되지 않도록, 채무자는 채권자가 본안소송을 제기하도록 법원에 제소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만약 보전처분이 내려진 후 3년간 본안소송이 제기되지 않은 경우 채무자는 보전처분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이러한 보전처분과 관련하여, 한인들로부터 본안소송은 미국에서 하고 싶은데, 상대방 재산이 한국에만 있거나 한국에 더 큰 재산이 있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냐는 고민을 들을 때가 종종 있다. 이처럼, 채권자가 볼 때 채무자의 한국재산에 대해 한국법원의 보전처분을 받아 채무자의 재산을 확보해 놓을 필요가 있는데, 본안소송은 외국법원에 제기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법원에 보전처분을 받은 다음 외국법원에 본안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외국법원에 본안소송을 제기할 상황이더라도 일단 한국법원으로부터 보전처분을 받아 놓을 수 있다. 물론, 그 외국법원 판결을 한국에서 집행하기 위해 한국법원의 집행판결을 또 받아야 하겠지만, 그런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외국법원에서 소송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유리하다면, 그렇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컨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 소송의 경우, 미국법원에서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 소송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경우, 일단 상대방 배우자의 한국재산에 대한 한국법원의 보전처분을 받은 다음 미국법원에서 재산분할청구 소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예전 칼럼에서 외국법원 판결이 한국에서 집행되기 위한 승인요건이 까다로운 점이 있다고 언급한 일이 있는데, 만약 미국법원에서의 소송이 그 승인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경우 한국법원의 보전처분에 영향을 주는지 문제 될 수 있다. 이에 관한 한국법원 실무에 따르면, 위와 같은 경우에도 한국법원의 보전처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예컨대, 미국법원에 제기한 재산분할청구 소송이 한국법원에서 집행판결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상대방 배우자의 한국재산에 대한 가압류에 특별히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인들로부터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한국으로 가서 연락이 끊겼는데 알고 보니 미국에는 아무런 재산이 없고 한국에만 재산이 있는 것 같다는 하소연을 종종 듣게 된다. 앞서 밝힌 대로, 미국법원의 판결로 한국에서 집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법원에 소송하는 것을 근거로(그 소송 이전에도) 한국법원으로부터 채무자의 한국재산 처분을 제한하는 보전처분을 받을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경우에도 하루빨리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의:(424)218-6562
이진희 K-Law Consulting 한국 변호사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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