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버지 상속 빚을 조카인 저보고 갚으라네요 [ASK미국 유산 상속법-이우리 변호사]
▶문=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에 있는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최근에 법원으로부터 큰아버지의 채무를 갚으라는 소장을 받게 됐다. 무슨 일인지 확인해 보니 2년 전에 한국에서 돌아가신 큰아버지께서 대부업체에 갚지 못한 빚이 있었는데, 큰어머니와 사촌 오빠들은 모두 상속포기를 해서 나에게까지 소송이 들어 온 거라고 하더라.큰어머니와 사촌 오빠들이 상속포기를 했는데도 큰아버지 빚이 왜 나한테까지 오는 건가? 그리고 이 채무를 어떻게 해야 떠안지 않을 수 있을까?
▶답= 선순위 상속인이 한정승인으로 상속 빚을 정리하지 않고, 상속포기를 했다면 상속 채무는 후순위 상속인에게까지 넘어간다. 선순위 상속인이 큰어머니와 사촌들이 상속포기를 했기에, 망인의 채무가 다음 상속인인 질문자에게 넘어간 것이다. 상속 채무 해결을 위해서는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해야 한다.
조카인 질문자로서는 돌아가신 큰아버지의 빚을 질문자가 갚아야 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그리고 '상속인 순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먼저, '상속포기'란 상속된 망인의 빚과 재산을 모두 받지 않는 것이다. '한정승인'은 망인의 재산과 빚을 모두 받되, 받은 재산 안에서 빚을 갚는 것이다.
선 순위 상속인들이 모두 상속포기를 한다면 상속 채무는 4순위 상속인에게까지 넘어간다. 한정승인을 하는 경우에는 망인의 재산으로 빚을 청산하기 때문에, 다음 상속인에게 빚이 넘어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상속인 순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상속인 순위는 1순위부터 4순위까지 있다. 1순위는 망인의 직계 비속(손자녀)과 *배우자, 2순위는 망인의 직계 존속(부모)과 배우자, 3순위는 망인의 형제자매, 4순위는 고인의 4촌 이내 방계혈족(삼촌, 고모, 이모, 조카 등)이다.
*망인의 배우자는 망인의 사망 당시 1순위 상속자인 자녀가 있다면 자녀와 함께 공동상속인이 되며, 자녀가 없으면 2순위인 망인의 부모(직계존속)와 공동상속인이 된다. 1,2순위의 상속인이 모두 없다면 배우자는 단독 상속인이 된다. (참조: 대한민국 민법 제 1003조)
질문자님께서 망인의 조카인 4순위 상속인임에도 망인의 상속채무를 받게 된 것은 큰아버지의 1순위 상속인인 큰어머니와 사촌오빠들이 상속포기를 하였고, 2순위, 3순위에 해당하는 상속인이 없거나 상속포기를 했기 때문이다.
1순위 상속인과 마찬가지로 4순위 상속인도 상속채무를 받게 됐다면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으로 상속 채무를 해결할 수 있다. 상속포기, 한정승인은 망인의 사망 사실과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모두 알게 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진행해야 한다.
질문자님은 한국 법원으로부터 소장을 받고 나서야 본인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청구할 수 있다. 더불어 망인의 채권자가 제기한 민사 소송에 대한 대응도 신속하게 하여 채무를 갚지 않게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만약 질문자님께서 채권자의 민사 소송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채권자 주장대로 채무를 갚으라는 판결이 선고되어 개인 재산으로 상속 채무를 갚게 되는 불상사를 겪게 되실 수도 있다.
질문자님의 큰어머니와 사촌 오빠들이 상속포기를 했는데 왜 질문자님에게까지 소송이 제기된 것이었을까?
한정승인 심판을 받게 되면 상속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망인의 채권자들에게 본인의 한정승인 소식과 채권 신고를 하라는 통지를 한다. 이때 파악되지 않은 채권자에게는 통지할 수 없다.
상속포기는 한정승인과 달리 채권자들에게 통지할 의무가 없어 망인의 채권자들은 상속인이 상속포기를 했다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
그렇기에 상속인이 상속포기,한정승인을 해도 망인의 채권자로선 그 사실을 모르다가 앞순위 상속인이 상속포기를 하여 뒷순위 상속인에게 채무가 승계됐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한정승인·상속포기 효력이 없다고 다투기 위해 상속인을 상대로 상속채무를 갚으라고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를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망인의 채권자가 상속인에게 상속 빚을 내라고 소송을 했을 때,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했다면 상속받은 재산 안에서만 상속 채무를 갚으면 된다.
상속포기를 했다면 상속인이 아니기에 상속 채무를 갚을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항변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한정승인, 상속포기를 한다면 망인의 채무를 상속인의 고유 재산으로 갚지 않게 된다.
만약 한정승인도 상속포기도 하지 않으셨다면 망인의 채권자가 제기한 소송에 다툴 수 없고, 상속인 고유의 재산으로 망인의 채무를 갚아야 한다.
망인의 사망으로 재산보다 많은 빚을 상속받았거나, 앞순위 상속인의 상속포기로 상속 빚을 받게 됐다면 반드시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시고, 제기된 민사소송에 적극 대응하시기를 권해드린다.
▶문의: www.lawts.kr / info@law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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