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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359도의 안개 속

환자의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까맣다
 
아프지도 않고
 
걷는 데 불편하지도 않다
 
의사는 혈액 공급이 안 되고
 
신경이 죽어서라며
 
오른발 절단을 권한다
 
 
 
발가락만?
 
발목까지
 
아니면 무릎까지가
 
될지도 모른다고
 
의사는 1도의 사실만을 전한다
 
 
 
의사는 냉랭하다.
 
환자는 섬뜩하다
 
 
 
순간 모든 세포는 얼어붙고
 
세상은 정지된다
 
 
 
통증
 
환상통
 
셀프 이미지
 
다시 설 수 있을까
 
다시 걸을 수 있을까
 
 
 
이 행성에는  
 
생명이 넘쳐나는데
 
빛이 가득한데
 
 
 
그는 날마다
 
359도의 안개 속에 산다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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