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마당] 우리 어머니
시
산 쌓이고 강 쌓이고 들에 쌓인
고요한 시골의 나라에서
먼 하늘 바라보며
꿈꾸며 살아오시고
아버지를 만나시고 아들들만 낳아서
주위에 부러움 사고 아버지께 사랑받고
아들들 건강하게 잘 키우시며
보람 느끼시던 우리 어머니
이제는 또 아들 덕에 미국 구경 하신다며
마음 부풀어 고대하며 손꼽아 기다리셨는데
날벼락도 유분수지
멀리 있는 아들에 소식 한번 말 한마디 없이
갑자기 쓰러지셔 눈만 감고 계시니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우리 어머니
이 미련한 아들은 우리 어머니가
천년만년 사실 줄만 알았고
우리 어머니에게 바칠 효도는
천년만년 남은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쓰러지시고 아무 말씀도 없으시다가
끝내 저 하늘 저세상으로 떠나시니
하늘이 무너지고 억장이 무너지는
이 아들의 찢어지는 마음은 어떡합니까 우리 어머니
불효자의 한은
이 세상에서는 풀 길이 없고
이 아들 육신의 효도는
천년만년 다 하여도 풀 길이 없는데
그러나 하늘나라 저 천국에서 편히 계실 것을
안심하고 믿음으로 기다립니다
부디부디 영생 복락 누리고 계시옵소서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이창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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