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광장] 다시 불붙는 미국 대선
“미국에 인물이 이렇게도 없는가” 하는 말도 나왔고, 뽑고 싶은 후보가 없으니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유권자도 늘어났다.
비호감은 현실로 표면화됐다. 지난 6월 27일, 세시간 동안 지속한 두 후보의 1차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보여준 나약하고 초라한 모습은 민주당과 그의 지지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기며 그의 후보직 사퇴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선거자금을 지원하던 큰 손들마저 지지를 철회하며 그의 사퇴를 요구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7월 21일 후보 사퇴를 발표했다.
또 다른 비호감 후보 트럼프 역시 대선전에서 사라질 뻔했다. 7월 13일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라는 작은 도시에서 선거유세를 하는 도중, 암살범이 쏜 총알이 그의 귀를 관통하는 아찔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경미한 찰과상에 그쳤지만 자만했던 자신의 인생을 잠깐이나마 돌아보는 귀한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그의 아들은 이 사건 이후 아버지 (트럼프)가 바뀌었다고 했다.
이제 대선이 두 달여 남은 상황에서 제2막이 시작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후임으로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고 결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됐다. 해리스 부통령의 등장은 그동안 침체하였던 대선판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다. 비호감 고령 후보들의 감정적이고 구태의연한 선거행태에 식상해 있던 유권자들에 젊고 활기찬 해리스 부통령의 등장은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다.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직후 보여준 그녀의 당찬 모습에 민주당 지지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민주당 중진들의 즉각적인 지지와 더불어, 선거자금도 후보 지명 하루 만에 역대 최대 규모인 8100만 달러를 모았다. 주요 기부자들은 큰 손이 아니라 소액 기부자들이었다고 한다.
트럼프 암살 기도 사건 이후, 트럼프 우세로 기울던 여론조사 결과도 흔들리고 있다. 사업가로서의 트럼프가 국제관계에서조차 인정사정없이 재물에 집착하듯, 검사의 인생을 살아온 해리스 부통령은 사회정의 구현에 관심을 보인다.
미국 대선의 제2막은 세대 차에 남성과 여성, 그리고 백인과 소수계 출신, 검사와 사업가 출신의 대결이 되고 있다.
2500년 전 중국의 공자는 훌륭한 정치가의 필수 조건은 국민으로부터의 신뢰라고 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하여 허위와 기만으로 혼탁해가는 미국 사회에 신뢰가 다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그때 미국이 다시 위대하게 될 것이다.
권영무 / 샌디에이고 에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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