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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의 양자 컴퓨터 캠퍼스

박춘호

박춘호

실생활에서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컴퓨터는 이진법으로 연산이 이뤄진다. 아무리 어렵고 복잡한 계산이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0과 1를 바탕으로 연산작업이 이뤄지면서 복잡한 수행 명령 처리가 실행되고 실생활에도 적용된다.  
 
이에 비해 이름부터 생소한 양자(퀀텀) 컴퓨터는 양자 비트로 불리는 큐비트를 사용해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큐비트는 0과 1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중첩 상태와 얽힘 상태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0도 아니고 1도 아닌 것을 구별하고 이를 이용해 계산을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초전도체나 이온 트랩, 광자 등 다양한 기술이 사용된다. 큐비트는 매우 민감하여 극저온 환경에서 작동한다.  
 
이렇게 구동되는 양자 컴퓨터는 최적화 문제나 분자 모델링, 암호 해독, 양자 시뮬레이션, 복잡한 데이터 분석 등 특정한 문제를 기존 컴퓨터에 비해 훨씬 더 빠르게 계산할 수가 있다. 이 컴퓨터가 현실화되면 새로운 약물 개발과 발견이 쉬워질 수 있다. 또 해킹으로부터 안전한 컴퓨터 통신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아직 상용화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많은 실험을 거친 뒤에야 양산이 가능한 수준이다. 쉽게 말해 양자 컴퓨터는 일반 컴퓨터나 이보다 더 능력이 향상된 슈퍼 컴퓨터보다도 더 복잡한 계산을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대용량 컴퓨터인 셈이다. 기존 컴퓨터가 100만번의 연산을 통해 데이터베이스에서 원하는 항목을 찾을 수 있을 때 4158 큐비트 양자 컴퓨터는 약 1000번의 연산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도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이나 새로운 백신 개발, 네트워크 보안 등의 분야에서 더 발전된 기술을 응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만약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하고 산업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면 미래는 양자 컴퓨터의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리노이 정부는 가까운 미래에 양자 컴퓨터가 새로운 기술로 도약할 수 있다고 판단해 관련 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국방부 연구소와 함께 양자 컴퓨터 캠퍼스를 조성하기로 하면서 연방 정부의 지원금도 확보했다. 올해 예산에만 3억달러를 편성해 양자 컴퓨터 캠퍼스를 세우는데 투자했다. 양자 컴퓨터 캠퍼스가 시카고에 세워지면 관련 업계 이 캠퍼스를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일리노이 경제의 새로운 먹거리가 열릴 수 있는 셈이다.    
 
최근 양자 컴퓨터 캠퍼스는 시 남부 구 US 제철소 부지로 낙점됐다. 이 곳에 양자 컴퓨터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회사가 입주를 확정한 것이다. 국방부의 연구소도 이 곳에 자리를 잡고 양자 컴퓨터 연구를 하게 된다. 일리노이 정부 발표에 따르면 양자 컴퓨터 캠퍼스를 통해 향후 10년간 200억달러의 지역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관련 산업 발전을 통해 17만개 이상의 일자리도 창출되고 캠퍼스는 최대 30만 평방피트 크기로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양자 컴퓨터 캠퍼스가 들어설 부지로 확정된 US 스틸 사우스 워크스 부지는 시카고에 상징하는 바가 큰 곳이다. 이 곳은 1900년대 시카고 제조업의 상징으로 불렸던 제철소가 있었던 곳이다. 인근의 인디애나주 개리시의 제철소는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우스 워크스는 1990년대 문을 닫고 말았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제철소에서 생산된 제품은 시카고를 포함해 중서부 지역의 공장에 원자재를 납품하고 고층 건물의 뼈대를 이루는 철강 제품을 생산하면서 지역 경제를 리드했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러스트 벨트의 상징처럼 관련 산업을 후퇴했고 공장 문은 닫힌 지 오래다. 이후 오랫동안 이 곳은 시카고의에서 주요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면 후보지로 언급되곤 했다. 실생활에 많이 사용되는 일회용품사인 솔로 컵이 이 곳에 공장을 짓고 대규모 주택단지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재개발 계획이 결실을 맺진 못했다. 이로 인해 제철소 부지는 오랫동안 비어 있을 수밖에 없었고 인근 지역 경제 역시 활력을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 주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양자 컴퓨터 캠퍼스가 이 곳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지역 경제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캠퍼스에 입주하기로 결정한 캘리포니아주 팔로 알토의 사이퀀텀사는 “시카고는 월드 클래스 시티다. 사이퀀텀사가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충족시킨 도시다. 사이퀀텀사가 미국에서 상용화될 수 있는 양자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이 있었다"며 “여기에는 최고 수준의 재능을 가진 인력과 연구소가 있어야 하고 전세계와 연결성이 뛰어나야 한다. 인프라도 훌륭해야 함은 물론이다"고 밝혔다. 제조업의 중심지가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양자 컴퓨터 캠퍼스로의 변신이 가능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양자 컴퓨터 캠퍼스를 유치하게 된 시카고 시청은 “예전에 이 곳에 제철소가 있었을 때에는 철강이 중심이었다. 철강은 시카고의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만들었고 미국을 건설하는데 뼈대가 됐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사라지고 말았다. 이제 지금은 잿더미 속에서 양자 컴퓨터가 등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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