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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트럼프의 밴스 선택이 효과를 보려면…

김동필 논설실장

김동필 논설실장

도널드 트럼프의 쇼맨십은 여전했고 정치적 감각은 8년전에 비해 발전한 듯하다. 그는 지난 13일 유세 연설 도중 총격 피습을 당한 긴박한 상황에서도 ‘그림’ 하나를 만들었다. 피를 흘리며 경호원들에 에워싸여 안전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주먹을 높이 치켜든 것이다. 본인은 괜찮다는 신호였다. 이에 지지자들은 ‘유에스에이(USA)’를 외쳤고, 그는 ‘파이트(fight)’로 화답했다. 누구와 싸우라는 의미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짧은 순간에도 그의 스타 본능이 작동했고 참석자들은 이에 열광했다. 지지자들이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지, 무슨 말을 듣고 싶어 하는지 그는 알고 있었다.
 
러닝메이트로 JD 밴스를 낙점한 것은 그의 정치적 감각을 보여준다. 밴스는 트럼프 비판자에서 충성파로 돌아선 인물이다. 지명도나 경력 면에서도 다른 후보들에 비해 나을 것이 없다. 트럼프가 ‘확장성’ 대신 ‘충성심’을 선택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는 피상적 분석이다. 트럼프는 밴스 지명을 통해 ‘확장성’과 ‘충성심’ 두 가지를 다 택한 것이다. 밴스가 트럼프에게는 없는 세 가지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밴스는 39세의 젊은 정치인이다. 이는 트럼프에게도 제기될 수 있는 ‘고령 논란’을 희석하는 효과가 있다. 워낙 고령인 바이든에 가려서 그렇지 올해 78세인 트럼프도 사실 고령 정치인이다. 만약 그가 당선된다면 임기 2년 차부터 80대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밴스에게는 러스트벨트 지역 ‘흙수저’ 출신이라는 서사도 있다. 부유한 집한 출신인 트럼프와는 전혀 다른 배경이다. 트럼프의 득표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밴스의 출신 지역인 오하이오 주를 비롯해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 지역은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이다. 올해도 양당의 지지율이 팽팽해 ‘스윙 스테이트’로 분류된다. 여기에서 우위를 점한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밴스가 러닝메이트 수락 연설에서 “러스트벨트 지역 주민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다.  
 
배우자가 소수계라는 것도 밴스의 강점이다. 밴스의 아내 우샤 칠루쿠리 밴스는 인도계 미국인이다. 인도계는 최근 정치적으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소수계 커뮤니티다. 이번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던 인물들 가운데서도 인도계가 2명(니키헤일리, 비벡 라마스와미)이나 있었다.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도 모친이 인도계다. 게다가 인도계는 민주당의 아성으로 알려진 실리콘밸리 IT업계도 장악하고 있다.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인도계의 창업 비율도 높다. 트럼프 캠프 측은 우샤 밴스를 앞세워 인도계는 물론 다른 소수계 유권자들과 접점을 넓히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꼭 ‘선거 공학’대로 상황이 흘러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먼저 둘 다 강경 보수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가 모두 강경 보수 이미지라면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사소한 문제로 볼 수도 있지만 밴스가 트럼프의 장남과 친구라는 것도 개운치가 않다. 과거 트럼프 정부 당시 트럼프 자녀들의 국정 관여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정치 언어는 쉽고 간단하고 명료하다. 지지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다. 그러나 때로는 혐오감과 증오심을 유발하는 언사도 주저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정치적 극단주의가 생기고 양극화가 심화했다. 그리고 그 피해자는 주로 소수계나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트럼프가 이번 선거에서 이기려면 과거 대통령 시절과는 달라져야 한다. 결국 본인이 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략인 셈이다.

김동필 / 논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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