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결정은 '선밸리 콘퍼런스<억만장자 여름 캠프>'에서 나온다
정재계·언론계 거물 비밀 모임
기업 인수와 대선 후보 등 논의
베조스, 워싱턴포스트 합병 결정
대체 인물 거론 민주당 인사 참석
뉴욕의 투자은행 앨렌앤컴퍼니가 아이다호 선밸리에서 주최하는 콘퍼런스는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들이 회동을 갖는 곳으로 유명하다.
참석자들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샘 알트먼 오픈AI CEO 등의 재계 거물들이다. 앤더슨 쿠퍼 CNN 앵커나 톰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등의 언론계 인사들의 얼굴도 보였다. 콘퍼런스에서는 다양한 강연과 현안에 대한 회의가 펼쳐지지만 내용은 비밀에 부쳐진다. 공식적인 일정 사이 하이킹과 래프팅 등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 캠프라고 불리는 이유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참가자들 사이에서 비공식적으로 진행되는 논의를 통해서 기업합병이 성사되는 등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조스가 콘퍼런스에서 관련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것이 가장 많이 알려진 사례다. NBC 유니버설과 컴캐스트가 합병할 당시 초기 논의가 선밸리에서 이뤄졌단 이야기도 있다. 모임에 자주 참석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선밸리에서 이뤄지는 기업 간 거래를 ‘어슬렁대다 합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올해는 자주 참석하던 기업가들이 빠져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거의 매년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버핏은 93세의 고령을 이유로 선밸리에 오지 않았고 대신 버핏의 후계자로 지목된 그레그 아벨 버크셔해서웨이 보험부문 부회장이 참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보이지 않았다. 머스크가 지난해 11월 본인이 인수한 플랫폼 X(옛 트위터)에 광고를 뺀 기업들을 향해서 욕설을 뱉으며 ‘꺼져’라고 말했던 것이 불참 이유라는 분석이다.
선밸리 콘퍼런스에서는 정치와 관련한 논의도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모임에서 가장 큰 화두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완주 여부였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바이든을 대체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등의 민주당 정치인이 초대를 받아 참석했다.
2021년 정치 전문기자인 해밀턴 놀란은 선밸리 콘퍼런스에 대해 “미국식 자본주의의 경이로운 모델”이라며 “한 줌(소수)에 지나지 않는 억만장자들이 케이크를 먹으면 나라 전체가 부스러기 떨어지길 기다리는 광경”이라는 평을 남겼다. 올해 선밸리 모임은 7월 9일부터 13일까지 5일에 걸쳐 열렸다.
조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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