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리뷰도 AI가 한다…인간보다 더 정교하게 작성
가짜 후기 진위 구별 불가능
업소 평가도 믿지 못할 시대
‘영수증 리뷰’로 방지책 강구
뉴욕타임스(NYT)는 예일대 경영대의 발라스 코백스 박사의 연구를 인용해 최근 생성형AI 챗gpt를 통해 제작된 레스토랑 리뷰가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전했다. 튜링 테스트는 AI의 발전단계를 측정하는 것으로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이 기계인지 사람인지 구별할 수 있느냐를 시험한다. 기계와 소통하면서 인간과 대화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간주한다. 한마디로 AI가 얼마나 인간과 비슷한지 판단하는 기준이다.
코백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챗gpt에 옐프나 구글 같은 플랫폼에 올라온 식당 리뷰를 대량으로 올려서 학습시켰다. AI가 얼마나 인간같이 식당 리뷰를 쓸 수 있나 시험해보기 위해서였다. 초창기에 쓰인 리뷰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자 너무 완벽하게 쓰였기 때문에 AI가 쓴 것이라고 찾아냈다. 하지만 좀 더 ‘인간적으로’ 보이게끔 유행어를 섞거나 오타를 삽입하자 대부분의 사람이 구별하지 못했다. 코백스 박사는 “AI 기술의 발전은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 올려진 식당 리뷰는 많은 사람이 식당을 결정할 때 의존하는 가장 중요한 정보 중 하나다. 2018년 퓨리서치에서 발표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57%의 소비자가 온라인 식당 리뷰를 항상 신뢰하거나 거의 매번 신뢰한다고 말했다. 가끔 믿는다고 응답한 사람도 36%였다. 온라인 식당 리뷰를 완전히 불신하는 사람은 7%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다만, 사용자들이 참여하는 식당 리뷰는 AI가 등장하기 전부터 진위에 대한 의심이 항상 따라왔다. 본인의 식당을 홍보하거나 경쟁 식당을 깎아내리기 위해서 거짓 리뷰를 올리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비영리단체에서 온라인 리뷰 사기를 연구하고 있는 케이 딘은 “(온라인 리뷰 플랫폼은) 큰 허구의 바다와도 같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일부 식당은 브로커로부터 산 수백 개의 가짜 계정을 통해 리뷰를 올리고 평점을 조작한다.
이런 상황에서 AI까지 가세한다면 온라인 리뷰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으로 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 지적이다. 딘은 “AI가 활개 치기 시작한다면 소비자가 제대로 된 정보를 습득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식당 리뷰 플랫폼으로 유명한 옐프 측은 이런 지적에 대해 올라오는 가짜 리뷰들을 걸러내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기에 리뷰의 신뢰도가 높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시스템도 AI를 사용한다고도 밝혔다. 리뷰 플랫폼 위에서 AI끼리 싸우는 모양새다. 하지만 코백스 박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AI가 쓴 글과 사람이 쓴 글을 구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해결책으로는 ‘영수증 리뷰’가 꼽힌다. 식당에서 직접 음식을 먹고 결제한 것을 인증한 고객만 리뷰를 쓸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식당 예약 플랫폼인 오픈테이블과 레지 등은 예약 후에 직접 식당에 찾아오고 결제까지 마친 이용자만 리뷰를 쓸 수 있다.
조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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