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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 155개 정류장 중 26개만 그늘막

그늘막 정류장 설치 확대 시급
LA 한인타운 설치율 16% 그쳐
시니어들 땡볕 속 버스 기다려
예산 불투명해 전시행정 우려

LA시가 지난 4월 한인타운에 새롭게 설치한 버스정류장 쉼터가 공사를 마치고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김상진 기자

LA시가 지난 4월 한인타운에 새롭게 설치한 버스정류장 쉼터가 공사를 마치고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김상진 기자

#. 2일 오후 1시10분, LA한인타운 식당 체인 엘폴로 로코 남쪽에 위치한 버몬트/올림픽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이들 표정은 한결 편안해 보였다. 이곳 버스정류장은 철제 의자와 표지판만 있었지만 거대한 가로수 밑에 자리 잡아 햇빛을 피할 수 있다. 그늘막 없는 LA한인타운 버스정류장 중 명당인 셈이다.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 할머니는 “그늘막 없는 정류장에 의자만 놓으면 뭐하나. 차라리 이렇게 나무라도 심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LA시가 향후 20년 동안 LA시 전역에 지붕 그늘막과 의자를 갖춘 버스정류장(bus shelter) 3000개 설치에 나섰지만, 인구 최대밀집지인 한인타운 버스 이용객 대부분은 여전히 뙤약볕 아래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일 LA한인타운 낮 최고기온은 84도. 웨스턴/7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 노신사는 구름 한 점 없는 땡볕 아래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노신사 얼굴은 일그러졌고 손으로 햇빛을 가리며 멀리서 버스가 오는지 하염없이 바라만 봤다.  
 
이날 본지가 LA한인타운 동서 후버스트리트/웨스턴 애비뉴와 남북 피코 불러바드/베벌리 불러바드 2.9스퀘어마일 주요 대로 버스 정류장을 둘러본 결과, 그늘막을 갖춘 버스정류장은 양방향으로 웨스턴 애비뉴 약 5개, 버몬트 애비뉴 약 4개, 올림픽 불러바드 약 2개, 윌셔 불러바드 약 10개, 베벌리 불러바드 약 2개, 피코 불러바드 약 3개 등 총 26개에 그쳤다.  
 
이 지역의 전체 정류장 수가 155개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그늘막을 갖춘 버스정류장 설치율은 16%에 그쳤다. 윌셔 불러바드를 제외할 경우 주요 대로 2마일 구간에 그늘막 버스정류장은 각각 2~4개가 전부인 상황이다. 한 블록 단위로 설치된 수많은 버스 정류장은 표지판과 철제 의자 두 개만이 전부인 모습이다.  
 
또한 2020 연방센서스 인구조사 통계에 따르면 한인타운 2.9스퀘어마일 내 인구는 11만4047명. LA다운타운 등 타 구역 인구밀집도의 두 배인 LA한인타운은 주민 4386명당 그늘막 버스정류장 1개를 이용하는 수준이다.  
 
LA한인타운 시니어 등 주민들은 그늘막을 갖춘 버스정류장 확대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LA시는 지난 4월 올림픽 불러바드와 웨스턴 애비뉴 북동쪽 코너에 새 디자인의 버스정류장을 시범 설치했다.  
 
트랜지토-벡터사(Tranzito-Vector)가 10년 계약으로 설치 대행을 맡았다. 새 정류장은 철제 소재의 그늘막과 의자로 구성되며 측면에는 대형 모니터가 설치됐다. LA시 공공사업국 산하스트리스서비스부(BSS)는 보도교통 편의시설 프로그램(Sidewalk Transit Amenities Program, STAP) 일환으로 우선 3000개 버스정류장 중 280개를 먼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그늘막 버스정류장 3000개 설치 프로그램은 3억8000만 달러 예산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자칫 시범 설치사업이 전시행정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편 지난달 27일 샌퍼난도밸리에서 존 이(12지구)·밥 블루멘필드(3지구)· 니디아 라만(4지구) 시의원은 스트리스서비스부(BSS) 공무원들과 새 버스정류장 리본 커팅에 나섰다.  
 
이날 시의원들은 새 버스정류장 설치를 위해 LA카운티 메트로폴리탄교통국이 5300만 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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