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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념 무료 가족사진] 남편이 지금 이순간 기억하길…

②이준호·이명자 부부
남편 이씨 2년째 치매로 투병
오래 간직할 추억 남기고 싶어
아들내외·손주들 첫 가족사진

이준호·이명자 노부부와 아들 쟈니 이씨 가족은 처음으로 삼대가 함께하는 가족사진을 찍었다. [남가주 사진작가협회 제공]

이준호·이명자 노부부와 아들 쟈니 이씨 가족은 처음으로 삼대가 함께하는 가족사진을 찍었다. [남가주 사진작가협회 제공]

부부는 서로 닮는다는 말이 있다. 아케디아 거주 이준호(81) 할아버지와 이명자(75) 할머니 부부는 반세기 인생을 함께하며 눈매와 표정까지 닮았다. 남편 이준호 할아버지의 오른쪽 팔을 지긋이 잡은 이명자 할머니의 눈빛에는 여러 감정이 담겼다.
 
이씨 노부부는 1980년 7월 4일, 독립기념일 불꽃놀이가 한창인 날 어린 외아들을 데리고 미국에 도착했다. 40년 넘는 이민생활의 애환을 이 할머니는 고스란히 기억한다. 하지만 백발이 된 할아버지는 말이 없다.
 
이명자 할머니는 “남편은 고려대를 졸업해 서울 휘문고에서 10년 동안 교사를 한 책벌레였다”며 “그런 남편이 아들 결혼식 날 뇌졸중이 왔다. 그러다 2년 전부터 치매로 고생 중인데 더 늦기 전에 가족사진을 남기고 싶어 중앙일보 스튜디오 촬영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번 가족사진은 이씨 노부부 가족에게 참 특별하다. 아들이 고등학생 때 찍은 가족사진은 3명뿐이었지만, 지금은 며느리와 손주 3명까지 나름 대가족이 됐다.
 
이 할머니는 “남편이 아프다…살아있을 때 추억을 남기고 싶다”며 “아들과 며느리, 손자녀와 처음으로 다같이 가족사진을 남긴다. 아들 내외에게 ‘다른 집 갈 때마다 가족사진이 부럽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LA 이민와서 식당 서빙부터 바느질 공장, 액세서리 장사, 티셔츠 가게 운영까지 안 해본 일이 없다. 그녀는 삶의 굴곡마다 곁을 지켜준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삼남매의 아버지가 된 아들 쟈니 이(48)씨는 활짝 웃었다. 아들 이씨는 “우리 가족의 첫 완전체 가족사진”이라며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한 추억과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며느리 이씨는 가족사진을 위해 희망을 상징하는 하늘색 의상을 준비했다. 가족의 안녕과 시아버지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중앙일보 가족사진 촬영행사는 남가주 사진작가협회(회장 김상동)가 촬영과 보정을 맡고, 캘코보험(대표 진철희)이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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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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