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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예수께서는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하셨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도 이웃의 도움없이 살 수 없다면 그 같이 큰 은혜가 또 어디 있겠느냐고 하시며, 이웃에 늘 감사하고 그 은혜에 보답할 것을 강조하셨다.  
 
몇 달째 밤새 집 앞에서 소리치며 떠드는 노숙자들, 내 돈을 떼먹고 도망간 사기꾼 친구 등 당장 한 대 쥐어박아도 시원치 않을 사람들을 내 몸 같이 사랑하라는 게 말이 되는가.  
 
꿈에서 우연히 임종 체험을 한 적이 있다. 드라마에서나 봤던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이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 180도 달라졌다.  
 
필자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양복을 세탁해주는 교당 옆 세탁소 아주머니가 너무 고마웠고, 아침마다 걷는 공원을 관리해주시는 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온갖 정보를 얻고 업무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컴퓨터를 만들어 준 사람들, 미국에서는 필수인 자동차를 만들어 준 이들을 포함하여 필자를 생존케 해주는 주위 모든 인연들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꿈을 깬 이후에도 몇 달간 이 마음이 지속된 것을 보면 꿈속이었지만, 당시의 충격은 제법 컸던 것 같다.
 
내 몸과 생명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이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성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 하셨을까.  
 
진리적으로 보면 모두가 예수님이고 부처님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사람들이 모두 부처일까. 백번 양보해서 그렇다 치자. 그럼 간혹 뉴스에 등장하는 연쇄 살인범도 부처인가.  
 
부처님은, 진리 자체를 의미하는 법신불(法身佛)과 그 진리에서 색신으로 나타난 화신불(化身佛)로 나눌 수 있다. 화신불은 진리 그대로 나타난 정화신불(진짜 부처인)과 진리 그대로 받지 못한 편화신불(본래 부처이지만 아직은 부처가 아닌)로 나뉜다.  
 
모든 성자와 성인들은 정(正)화신불이라 하고, 아직 깨닫지 못한 중생들은 편(偏)화신불이라 한다. 생각해 보자. 여러분 마음도 때로는 태평양보다 넓기도 하지만, 때로는 겨자씨보다 좁기도 하다. 전자일 때는 정화신불(진짜 부처)이 되는 것이고, 후자일 때는 편화신불(예비 부처)이 되는 것이다. 모두가 부처라는 말은 현실이라기보다 가능성으로 봐야 한다.  
 
교도소 재소자들이나 노숙자들 중에서 고학력자나 사회적 지위가 높았던 사람들을 발견하면, "아, 원래는 대단한 사람이었구나"라는 놀라움과 함께 안타까움이 든다. 이전의 무시하는 마음은 온데간데없다. 불교적으로 보면 연쇄 살인범도 '원래는 부처'인 것이다. 어리석음으로 인해 죄를 지어 악과를 받아 지옥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가여운 사람들이지, 미워하고 증오해야 할 대상이 아닌 것이다.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그렇다는 말이다.
 
"어떻게 한평생을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었습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테레사 수녀는, "저는 그들이 예수님의 분신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
 
테레사 수녀에게 모든 인류는 예수님과 둘이 아니었던 것이다. 모든 이웃이 예수님과 부처님이라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지 못할 까닭이 없다.  
 
drongiandy@gmail.com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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