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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한국어 교육에도 AI가 온다

모니카 류 종양방사선학 전문의

모니카 류 종양방사선학 전문의

최근 열린 한국학 학회를 통해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어 학자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홍보하는 단체의 대표들, 또 영어가 아닌 외국어를 연구하는 타인종 교수도 많이 만났다. 학회 참석자 중에는 아일랜드에서 온 선생님, 미국에서 한인 교육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 정부 기관 관계자들도 있었다.  
 
학회는 두 가지가 열렸다.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는 ‘오하이오 월드 랭귀지 코리안 서밋’이, 인디애나 주립대학에서는 ‘북미한국어교육학회(AATK: American Association of Teachers of Korean)’가 각각 진행됐다.  
 
오하이오 주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지만 왠지 친근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큰오빠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큰오빠는 조종사의 꿈을 안고 공군에 입대했지만 집안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했다. 대신 오하이오 주에 있는 ‘미국 공군 과학기술 학교’에서 공부한 후 한국 공군 창설 요원으로 활동했다.  
 
오하이오 주립대는 1870년, 인디애나 주립대는 1865년 개교한 유서 깊은 대학들이다. 두 대학 모두 회색 화강암 빌딩과 초현대식 건축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옛것과 새것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었다.
 


이번 방문은 미국 대학교육 시스템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는 계기도 됐다. 미국 최초의 대학은 1636년 신학대학으로 개교했던 하버드 대학이다. 하버드 대학 설립 200여 년이 지난 1862년, 노예를 해방했던 링컨 대통령은 모릴 상원의원이 발의한 토지 부여법에 승인한다. 이 법은 연방정부 소유의 땅을 주 정부에 기부하고, 주 정부는 이 토지 매매 수익으로 공립대학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인 이민 선조들이 첫발을 내디딘 것이 1902년이니 토지 부여법 통과 40년 후였고, 그로부터 또 12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내가 인디애나와 오하이오 주에서 만난 한인 학자들은 1세와 1.5세, 그리고 2세들이다. 그들은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대학에서 한국어, 한국학, 한국문화, 한국 관련 디지털 아트 등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오하이오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타인종 선생님과 학생들이 호남사물놀이, 동살풀이, 본삼채, 연풍대를 장구로 연주하기도 했다. 사명감을 갖고 한글과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멋있고 놀라웠다.  
 
인디애나 주립대 블루밍턴 캠퍼스에서 열린 ‘북미한국어교육학회’에서는 국제한국어교육학회 이준호 회장이 ‘한국어 표준 교육과정의 이해와 현지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오하이오 주립대 그레그 케슬러 교수는 ‘언어교육의 미래’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모두 디아스포라가 직면할 수 있는 언어적  문제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었다. 그 이외에 여러 논문이 발표됐는데  AI(인공지능)와 ChatGPT 관련 내용이 흥미로웠다.
 
AI는 우리의 우려와 관계없이,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침범한 상태다. 학생들도 너무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AI이다. AI에게 논문을 쓰라고 명령하면, 아주 멋지게 1분도 걸리지 않고 문장을 구성해서 써준다. 내용이 정확하지 않다면, 그것은 AI의 책임이 아니라, AI를 사용하는 나의 책임이다.  
 
앞으로 한국어 교육에도 AI의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이 유용한 기구를 최대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비해 새로운 규정이나 지침을 만드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한국학 학회 참석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많았다. 이번 기회에 나를 포함해 미 전국에서 한글과 한국문화를 알리기 노력하는 사람들과 고유의 언어 교육을 위해 애쓰는 모든 디아스포라에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류 모니카, M.D. / 미국 종양방사선학 전문의·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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